왕건, 천년만에 부활 안방 극장에 화려한 데뷔
  • 김재태 기자 (purundal@yahoo.co.kr)
  • 승인 1999.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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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 만의 부활’. 고려 왕국의 시조 태조 왕건이 새 천년과 함께 브라운관에 되살아온다. 왕건이 역사의 시공을 뛰어 넘어 풍운의 일생을 펼쳐 보일 공간은, 한국방송공사(KBS)가 밀레니엄 특집으로 야심차게 기획한 1백50부작 대하 사극이다.

 이 특별한 드라마의 연출을 맡게 된 김종선PD(42)의 어깨는 극의 역사적 무게만큼 무겁다.

 “한 시대를 보내고 새로운 세기를 맞는 시점에서 시대 정신을 가다듬는 작업은 매우 긴요합니다.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이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드라마에서 진지하게 짚어볼 생각입니다.”

 <용의 눈물>로 선풍을 일으켰던 김재형PD가 뇌물수수 혐의로 물의를 빚어‘얼떨결에’바통을 쥐게 되었지만, <왕과 비>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베테랑답게 김씨의 자신감과 의욕은 당차다.

 21세기의 벽두에, 하고 많은 영웅호걸 중에서 하필 천년 전 인물인 왕 건을 끄집어 낸 이유로, 김씨는 ‘온고지신, 법고창신’을 첫 번째로 들었다. 말 그대로 옛것에서 새로움을 찾는다는 것이다.

 “서양인들에 비해 우리는 우리 역사에 대해 소홀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역사속의 소중한 교훈들을 새 천년에 접목할 계기를 마련해 보고 싶습니다.”

 <용의 눈물> <왕과 비>에 이어 극작가 이환경씨와 다시 손잡고, 2000년 3월 창사 기념일을 즈음해 대장정을 시작할 이 드라마에서 김씨가‘인간’왕 건을 어떤 모습으로 되살려낼지 궁금하다.                                                         
金在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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