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에도 성탄의 종소리
  • 북경 수전 페어즈 통신원 ()
  • 승인 1991.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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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회에 신앙 뿌리내려…“외국선교기관 침투는 불허”

비록 공휴일은 아니었지만 기독교 최대의 축일인 크리스마스의 축제가 이곳 중국에서도 열렸다. 북경 소재 성당과 교회는 신자는 물론 비신자들까지 몰려들어 매우 붐볐다. 가톨릭 북경교구는 13개 성당과 4만여명의 신자를 거느리고 있다. 또 신학교와 수녀원이 하나씩 있어 신부나 수녀가 되길 희망하는 젊은이들을 받아들인다. 북경의 개신교 교세는 그리 강하지 않아 3개의 교회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남경의 신학대학을 비롯, 약 4백만명의 신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헌법조항에 신앙의 자유는 명문화돼 있으나 선교의 자유는 없다. 따라서 불교 회교 가톨릭 개신교 유고 등 주요 교파대표들은 당과 정부가 규정한 범위내에서 교파를 운영하고 모금을 관할한다. 이들은 외세의 간섭과 자금지원을 배격하고 사회주의 원칙에 대한 ‘애국적인’지지, 엄격한 위계질서와 조직, 정치에 대한 불간섭 입장을 견지한다.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다른 종교들도 의식과 성직자 양성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회교도들은 예배와 교리를 보다 쉽게 연구할 수 있는 지역에 살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중국 서북부와 서남부에 거주하고 있는데 신도수는 약 1천4백만~1천6백만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북경에만 약 20만명의 교인이 있을 정도로 회교의 교세는 강하다.

 각 종교는 2천년간에 걸쳐 이 나라에 유입되었다. 특히 토착종교인 도교는 지난 10년 동안 종교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면서 되살아났다. 도교강습대학도 작년 5월 북경에 문을 열었다.

 정부와 각 교파의 관계는 지난 수년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종교에 대해 당 관리들이 가졌던 적대감과 의심이 사라지고, 이제는 종교단체의 활동을 감시는 하되 조심스럽게 용인하는 분위기이다. 지난 12월5일 전국 규모의 한 종교집회에서 李鵬 총리는 신자와 비신자간의 상호존중을 다시 강조하고 ‘정상적인 종교활동’에 대한 국가지원을 약속했다. 나아가 그는 중국 종교단체와 외국 종교단체의 접촉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외국선교기관의 침투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정부의 걱정거리라면 라마교와 티베트 소수민족간의 긴밀한 유대관계이다. 티베트에서의 종교활동은 전통적으로 정치색채를 강하게 띠어왔는데, 라마승과 비구니들이 이 지역의 소요에 개입되어 있는 것이 그 실례이다.

 한때 서방 선교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눈총을 받았던 중국교회는 당국의 그같은 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진 노력해야 했다. 특히 가톨릭은 바티칸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 결과 중국 가톨릭은 바티칸으로부터 분리주의 교회로 간주되고 있다. 개신교도 소수의 복음단체들이 기존의 교회행정권에서 벗어나 ‘사설교회’를 세우려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중국정부와 종교는 현재로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와 당에서도 신앙이 중국사회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종교연구를 위해 여러 교파 연구단체들이 설립되었으며 중국사회과학원도 산하에 종교연구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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