禁煙 이상의 補藥은 없다
  • 김선엽 기자 ()
  • 승인 1989.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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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긴 쉬워도 끊기 어려운 담배, 금연학교 이용도 효과적

“당신은 담배를 태우고 담배는 당신을 태운다.” 담배의 해독성을 경고하는 한국금연운동협의회의 표어 중 하나다. 전세계적으로 매년2백50만명(13초당 1명)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를 보아도 이같은 무구가 전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담배가 폐암, 심장질환, 만성기관지염 氣腫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근육, 두뇌, 심장의 산소결핍상태를 초래, 전반적으로 육체의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다. 또 여성흡연자가 임신을 하면 사산, 저체중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심장마비ㆍ심장발작의 위험이 비흡연여성에 비해 최고 20배까지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서태평양국가들 중 최고의 흡연율

 그러나 우리사회는 좀처럼 흡연율이 감소할 낌새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청소년과 여성흡연인구는 증가 추세에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날로 극심해지는 경쟁에서 비롯된 스트레스, 왜곡된 남녀평등사상, 양담배의 국내 상륙, 정부의 무성의 등이 이를 부채질하는 외형적 요소들이라는 것. 최근 발표된 보고서도 한국이 서태평양국가들 중 최고의 흡연율(남자 69%, 여자 8%)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혀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건강에 해독을 끼치는 흡연을 하게 되는 개인적 동그는 무척 단순하다. 83년 어느 조사에 따르면, 남자는 ‘호기심으로’ ‘주위에서 피우기 때문에’, 여자는 ‘괴로운 일이 있어서’ ‘그냥’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는 것.

 이렇게 무심코 흡연을 시작하지만 일단 담배를 배우면 끊기는 매우 힘들다. 그 이유는 담배 니코틴 성분의 중독성 때문이다.

 그러나 금연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가능성은 커진다. 물론 가족과 주변인물들의 협조도 중요하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캐나다암협회에서는 여러 가지 실질적인 금연요령을 소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들을 선택해 실행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중 몇가지는 다음과 같다.

● 금연하기로 한 날부터 담배와 성냥을 버리고 라이터와 재떨이는 감춘다.

● 식사 후 담배 대신 칫솔질을 한다.

● 저녁식사 전 칵테일이나 식후 커피같이 흡연의 유쾌한 기분을 연상시키는 상황을 피한다.

● 비흡연자와 교제한다.

● 손을 부지런히 사용한다. 편지쓰기ㆍ십자말풀이 등을 시도해본다.

● 육체적 활동을 많이 한다.

● 쉬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 담배 대신 사과, 귤, 당근, 오이, 해바라기씨처럼 쉽게 구할 수 있고 몸에 좋은 것들을 많이 먹는다.

● ‘한개피 정도는 괜찮겠지’하는 유혹을 단호히 거부한다.

● 금연으로 절약된 돈을 모아 그 돈으로 유익하고 특별한 것을 구입한다.

 혼자 힘으로 이런 사항들을 지키기 어려우면 몇몇 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금연학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 서울에서 전문적으로 금연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서울위생병원 부설 금연학교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부설 금연학교 등 두군데.

 휘경동에 위치한 서울위생병원 부설 금연학교(전하 212-9305)는 제7일안식일 예수재림교가 기독교운동의 일환으로 1972년에 개설했다. 수업은 주5일(월∼금요일) 단위로 청소년반은 매달 둘째주 오후 5시30분∼7시, 성인반은 매달 셋째주 오후 7시∼9시에 진행된다.

 수업 내용은 청소년반과 성인반이 조금 다르나 영화ㆍ비디오관람 등의 시청각교육과 의료인들의 강의가 기본이며 성인반은 체조가 추가된다. 회비는 학생6천원, 성인1만원인데 매회 수강인원은 40∼50명선.

 청소년반에는 자발적인 지원자보다 몰래 담배를 피우다 학생지도부에 적발돼 처벌 차원에서 억지로 보내지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임강사인 權承球씨는 귀띔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장기흡연자가 거의 없고 단지 호기심이나 반발심리로 담배를 배운 경우가 많아 오히려 수업성과는 큰 편이라고.

 

의지만 강하면 완전금연 가능

 반면 성인들은 건강관리를 위해 금연하겠다는 강렬한 욕망을 갖고 나오지만, 장기흡연으로 인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담배가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시청각적으로 보여주면서 가치관만 확고히 바꿔주면 수료할 때쯤 거의 1백% 성공하고 나가죠. 하지만 성인들은 이미 니코틴의 노예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약 20% 정도의 중간 탈락자가 생깁니다. 그만큼 금단현상에 의한 고통이 크다는 증거죠.”

 權씨는 체질적으로 금단현상이 아주 심한 사람, 보통인 사람, 경미한 사람 세부류로 나눈다. 심한 사람은 담배를 끊을 경우 경련과 구토를 하고 보통인 사람은 초조ㆍ불안을 느끼며 경미한 사람은 큰 고통 없이 그저 허전하고 심심함을 느낀다는 것.

 이 때문에 수료 직후 80%에 이르던 금연성공률은 자체조사 결과 시간이 갈수록 낮아진다고 덧붙인다. 금연성공 기준시한을 6개월로 볼 때 성공률은 45%까지 떨어져 있더라는 것. 결국 강한 의지를 갖고 금연학교에서 배운 실천요령과 운동요법을 철저히 병행해 지키는 사람들만이 완전금연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금연학교 145기(올해 10월 현재 147기 배출)인 禹學均(52ㆍ정금사 대표)씨도 수료후 한달이 지나도록 성공적으로 금연을 실행하고 있는 중이다. “33년동안 1갑 반 정도를 피우다가 나이가 들면서 췌장에 이상이 생기고 여기저기 아픈 데가 많아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혼자 힘으론 안되겠길래 금연학교에 등록했죠. 담배를 안피우니까 초기엔 눈이 뒤집히고 입술까지 부르터 견디기가 정말 힘들더군요. 정신적으로 초조하고 불안한 건 말할 것도 없구요.” 4일쯤이 지나면서야 겨우 편안해지더라면 가족들의 협조와 체계적인 교육이 없었으면 도저히 그 고비를 넘기지 못했을 거라고 말한다. 담배를 끊은 후 가슴의 통증도 없어졌다는 禹씨는 “이젠 누가 옆에서 담뱃불을 붙여줘도 사양할 만큼 자신있다”고 흐뭇해 한다.

 

여성ㆍ청소년 흡연 갈수록 늘어

 그동안 금연학교를 거쳐간 사람들은 성인반의 경우 40∼50대 남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결혼을 앞둔 미혼여성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가문 좋은 집의 딸들이었는데 수치심 때문에 최후의 순간까지 망설이다가, 친정부모의 손에 끌려와 시한부로라도 금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하더라는 것. 이중 한명은 완전금연에 성공,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權씨는 전한다.

 그 외에도 알콜중독자가 禁酒하려다 줄담배를 피우게 돼 금연학교에 온 적도 있었다며 술과 담배 중 어느 한쪽을, 다른 하나를 피하기 위한 대체물로 삼지 말라고 충고한다.

 다행히 그 수강생은 5일이 채 안돼 금연에 성공했지만, 대부분은 대체한 쪽의 중독자가 된다는 것.

 權씨는 국가적 차원에서 숙식까지 조절할 수 있는 시설과 우리문화에 맞는 프로그램개발에 대한 재정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금연성공률 1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서울위생병원은 병원 본과 옆에 따로 별관을 마련해 금연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미흡한 수준. ‘5일 금연법’에 의한 구체적인 요령을 알려주며 심호흡법ㆍ운동요법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부설 금연학교(도렴동 세종문화회관 뒤 삼육빌딩7층, 전화 730-6774)도 비슷한 시스템과 교육내용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작년 WHO가 처음으로 5월31일을 ‘세계금연의 날’로 제정한 것과 때를 맞춰 우리나라에서 발족한 단체. 출발은 늦지만 병원 부설 금연학교와는 달리 학생반 지원자를 수시 접수, 매주 5일 단위로 오후 5시30분∼7시에 운영하고 있어 한달간 배출자는 오히려 더 많다. 일반반의 수업시간은 매월 세 번째주 월∼금요일 오후7시∼9시.

 역시 학생반은, 적발돼서 마지못해 오는 고등학생들로 채워지며 하루 평균 수강생은 약 25명 안팎. 일반반은 ‘육체적으로 이상을 느껴서’ ‘병원에서 피우지 말라고 해서’ ‘가족들의 군유로’ 참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아직 홍보가 제대로 안돼 수강생이 많은 편은 아니다.

 교육내용은 담배와 건강에 관련된 비디오ㆍ슬라이드 관람과 강의로 이루어진다. 회비는 학생이 교재포함 5천원, 일반이 책포함 1만원.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양쪽 금연학교에서 학생반을 따로 개설해야 할 만큼 우리 청소년들의 흡연이 이제는 보편화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생반에서 만난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대답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루에 반갑 정도 피웠죠. 재수없어서 걸렸어오. 나만 피우나요, 뭐”라고 그 남학생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실 그 학생뿐 아니라 금연학교에 온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는 듯했다. 이들에게 금연 지도를 하고 있는 琴東宇주임강사는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하면 건강에 더 큰 害를 주므로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 학생들의 금연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학생 또는 아들에게 금연하라고 훈계하면서 선생님이나 아버지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것. 그러면서 지방 어느 남학교에서는 교장 이하 전교직원이 금연의 모범을 보인 후 학생들을 선도, 완전금연학교를 만들었던 사실을 예로 들었다. 琴시는 1년을 금연 성공기준 시기로 잡았는데 협의회 금연학교를 거쳐 완전금연에 성공한 비율이 약 50% 전후라고 밝혔다. 또 양을 줄여가는 금연법은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힘들더라도 단번에 담배 끊는 방법을 택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琴씨는 담배가 이미 중독성 약품과 같이 분류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금연운동이 국민건강보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범국민적 금연운동 펼칠 때”

 “최근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는 흡연을 마약중독과 같은 약물중독으로 간주, 정신과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을 정돕니다. 때문에 흡연권보다는 혐연권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 추세조. 우리도 정부가 稅수입에만 정신을 팔 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의 금연확대 등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범국가적인 금연운동을 펼쳐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2세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계몽사업이 시급합니다.”

 관련자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금연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약68개국. 이중 금연운동이 활발한 미국 뉴욕시의 경우를 보면 승강기, 휴게실, 로비, 운동장, 음악실, 도서관, 경기장, 소매점, 기타 1백50여명 이상이 참석할 수 있는 공중장소에서의 흡연을 강력히 제한하고 있다. 또 포르투갈에서도 보건의료기관, 16세이하 청소년을 위한 시설구내, 영화관, 운동경기장에서의 흡연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홍콩에도 비슷한 금연법이 제정되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의 경우는 국내선 항공기, 지하철에서의 흡연을 금하고 고속버스, 기차 등에 금연석을 설치하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금연이 주변 사람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안돼 있기 때문. 이와함께 금연운동에 대한 정부와 언론, 국민들의 무관심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연맹 등 소비자단체와 의료인들이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고, 보사부에서도 공용건물 흡연구역 설치 의무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공중위생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는 등 장기적으로는 금연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될 전망이다.

 

 

 

금연의 효과

(하루 한 갑 피우는 사람 기준)

금연후 2시간 이내 : 혈관 속에 더 이상 니코틴이 없게 된다. 그러나 니코틴으로 인한 부산물이 모두 몸 밖으로 빠져 나가는 데는 2일이 더 걸린다.

12∼24시간 이내 : 일산화탄소가 몸 밖으로 배출되고 폐기능이 향상된다. 육체적인 노동을 할 때 숨이 덜 가쁘고 지구력도 좋아진다.

2일 이내 : 미각이 살아나고 후각도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1주일 이내 : 폐 속에 누적되어 있던 점액(가래)이 묽어지고 몇주일에 걸쳐 기침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폐의 정화를 담당하는 섬모도 제 기능을 회복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완전히 회복하여 폐의 기도를 깨끗이 할 수 있기까지는 약 3개월이 걸린다.

3주일 이내 : 폐의 작용이 훨씬 좋아지고 운동도 쉬워진다.

2개월 이내 : 四肢로 전달되는 피의 흐름이 좋아져 활력과 자신감을 느끼게 되다.

3개월 뒤 : 폐의 자체정화기능이 완전 정상화되고 남자의 경우 정액의 정사 수도 증가한다.

12개월 뒤 : 혈액의 모든 구성요소와 폐포가 정상으로 되돌아와 심장마비 등으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할 위험률이 상습흡연자의 절반 수준으로까지 낮아진다.

5년 뒤 : 갑작스러운 죽음의 위험률이 거의 비흡연자와 같아진다.

금단증상과 완화방법(대한보건협회 자료)증상완화법갈증 및 통증얼음물, 과일주스를 한 모금 마시거나 껌을 씹는다.두통따뜻한 물로 목용이나 샤워를 한다. 긴장을 풀고 명상법을 시도해본다.불면증오후 6시 이후에는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홍차, 음료수를 마시지 않는다. 긴장을 풀고 명상법을 함께 시도해본다.불규칙한 배변식사 때 생야채, 과일, 도정하지 않은 곡류 등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섭취한다. 매일 6∼8잔의 물을 마신다.피로감잠깐 잠을 잔다. 약 2주 일에 걸쳐 몸이 자체적으로 회복ㆍ치유될 때까지는 무리하지 않아야한다.공복감물이나 칼로리가 낮음 음료수를 마시고 저지방, 저칼로리 스낵을 먹는다.긴장ㆍ신경과민산책을 하거나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한다. 명상법도 시도해 본다.헛기침

마른기침따뜻한 녹차를 마신다. 진해정(가래를 가라앉히는 사탕)이나 무설탕 사탕을 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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