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언론 진지전, 누가 이끄나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6.08.1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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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이백만·양정철·김종민 전면 포진…국정홍보처 김창호·안영배 맹활약

 
국정브리핑, 청와대브리핑, 코리아플러스, 야호코리아, 청와대 TV - 희망채널, 그리고 각종 포털 사이트의 청와대 블로그까지 청와대가 대언론 지구전을 위해 구축한 진지들이다. 청와대는 이런 진지들을 활용해 언론의 오보에 맞대응할 뿐만 아니라, 각종 이슈를 주도한다. 때로는 각개약진 전술을, 때로는 연합 전술을 편다. 최근 ‘청와대 매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홍보를 위해 연합 전술을 펴고 있다.

홍보수석실, 비서관 4명·행정관 24명으로 구성

그럼, 이런 진지에서 지휘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직무상 청와대 홍보수석실과 국정홍보처가 주도한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이백만 홍보수석을 중심으로 비서관이 네 명, 행정관2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수석은 지난 2월 국정홍보처 차장에서 홍보수석으로 발탁되었다. 전남 진도 출신인 그는 매일경제신문·서울경제신문·한국일보·머니투데이·한국경제TV를 거친 경제 전문기자다. 이병완 비서실장과도 친분이 두텁다. 두 사람은 한국일보 경제부장을 나란히 지냈다.

지난 2월 노대통령이 이수석을 직접 발탁 했다. 그래서 단수 후보로 인사추천회의에 추천되었다. 발탁 배경은 ‘노심이심’이 묻어난 이수석의 글 때문이었다. 그는 2004년 국정 홍보처 차장이 되면서, 국정브리핑에 30여 편의 글을 연재했다. 노무현 정부 전도사를 자처한 그의 칼럼에, 노대통령이 직접 댓글을 달면서 화제가 되었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그의 발탁을 두고, 전임 조기숙 수석에 이은 공격형 홍보수석일 것이라는 평이 많았다. 국정홍보처 차장 시절부터 기존 언론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예상은 어느 정도 적중해 이수석을 중심으로한 386 참모들이 똘똘 뭉쳐 강경 대응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야당에서 이수석과 함께 청와대 홍보 라인의 강경파로 꼽히는 이는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다. 그는 이번 유진룡 차관 경질 파문의 또 다른 장본인이다. 양비서관은 386 참모다. 한국외대 84학번인 그는 외대 신문사 편집장과 자민투 위원장을 역임했다. 언론노보를 거쳤고, 나산그룹 홍보실과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비서를 지냈다. 스카이라이프에 몸담은 뒤, 2002년 노무현 캠프에 합류했다.

야당으로부터 그가 청와대 홍보 라인의 강경파로 꼽힌 데는 선봉대 역할을 자임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대립 할 때마다 공격의 선봉에 나섰다. 예컨대 지난해 대연정을 거부한 박대표를 향해 ‘책임감, 결단, 역사 의식, 깊은 성찰, 일관성’이 없는 5무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여, 그렇게 한가한가?’라는 글에서는 ‘효자동 강아지가 청와대를 보고 짖어도 기사를 쓰려는 심보’라며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번 유진룡 차관 파문 과정에서 양비서관은 짧은 침묵 뒤 긴 해명을 쏟아냈다. 하지만 해명이 워낙 공격적이었고, 그 이후 중앙인사위원회의 인사 원칙을 위반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안 하니만 못한 해명이 되었다’라는 평가가 여권에서 제기되었다.

청와대 홈페이지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뜨는 청와대브리핑은 김종민 국정홍보비서관이 담당한다. 내일신문·시사저널 정치부 기자를 거쳐 최연소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했다. 서울대 83학번으로 구학련 사건으로 구속된 적이 있는 386 운동권 출신이다. 김비서관은 거대 담론에 능하다. 그래서 노대통령이 후보 시절에도 그를 김수석이라고 불렀다. 최근 청와대브리핑에 여덟 차례 기획 연재된 ‘부동산, 이제 생각을 바꿉시다’라는 시리즈는 이백만-양정철-김종민 합작품이다. 시리즈는 ‘특별기획팀’으로 되어 있는데, 사실 특별기획팀 팀장은 이백만 홍보수석이 맡았고,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과 김종민 국정홍보비서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언론을 맡고 있는 최인호 비서관은 정윤재 의전비서관, 송인배 행정관과 함께 부산대 트로이카의 한 명이다. 세 명 모두 부산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노대통령의 최측근 386 참모다. 해외 언론을 담당하는 선미라 비서관은 국제 변호사 출신이다. 고려대 77학번이다. 네 명의 비서관과 함께 일하는 홍보수석실의 행정관은 24명이다. 보좌관 출신이나 노무현 캠프에서 활약했던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언론계 경험이 있는 인사는 세 명 정도다.

386 출신이 주축…대통령 신임도 두터워

국정브리핑, 코리아플러스, 야호코리아 등의 대언론 진지를 구축한 국정홍보처는 김창호 처장이 지난해부터 이끌고 있다. 김처장은 중앙일보 출신이다. 학술 전문기자 출신으로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았던 김처장은, 한·미 FTA를 두고 시민단체와 적지 않은 마찰을 빚었다. 김처장이 한·미 FTA를 다룬 일부 방송 보도물에 대해 기자간담회까지 열며 불만을 제기하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공보처 부활이라며 국정홍보처 폐지를 주장했다. 국정홍보처가 운영하는 국정브리핑이 가짜 인터뷰를 게재해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국정브리핑은 취재와 편집 인력이 전문지 경력 기자를 포함해 10여 명 정도인데, 지난 6월 한·미 FTA와 관련한 대학생 허위 인터뷰를 내보낸 적이 있다.

김처장과 함께 국정홍보처를 이끌고 있는 이는 안영배 차장이다. 안차장은 한국기자협회 편집부장과 <미디어 오늘>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을 맡다, 이백만 차장이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기자, 청와대에서 국정홍보처로 둥지를 틀었다. 야당을 이를 두고 코드 인사 ·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립대 81학번인 안차장은 ‘박근혜 대표 패러디’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방치해 국정홍보비서관을 물러났다가, 한 달 만에 국내언론담당으로 복귀한 전력이 있다.

이렇게 청와대와 국정홍보처의 주요 홍보 라인의 허리에는 386 참모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나름대로 노대통령의 두터운 신임까지 받고 있어 국정 홍보의 실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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