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사람들은 무엇 하나
  • 정희상 전문기자 (hschung@sisapress.com)
  • 승인 2006.08.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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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천, 황박사와 ‘스너피 분쟁’…강성근, 황박사 원망
 
서울대 수의대에서 황 전 교수와 함께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 한 배를 탔던 강성근, 이병천 교수는 ‘황우석 파문’ 이후 사실상 황 전 교수와 결별했다. 이병천 교수는 지난 7월에 열린 서울대 징계위원회에서 ‘황우석과의 결별’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더 나아가 황박사와 스너피 분쟁도 벌이고 있다. 복제 개 스너피는 자신의 독보적 기술로써 황우석 박사와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이교수는 현재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을 매일 출입하며 기존 동물 복제 연구 의욕을 가다듬고 있다. 그러나 정직 3개월 동안 연구비가 지급되지 않는 데다 유능한 수의대 연구원들이 황우석 박사를 따라 대거 빠져나가면서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이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거절했다. 이에 수의대의 한 관계자는 “스스로 잘못을 저지른 만큼 가다듬고 쇄신하겠다는 뜻에서 일체의 언론 접촉을 기피하겠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교수는 11월부터 수의학과 부교수로 복직되지만 2학기 강의 계획은 없다고 한다. 학계 주변에서는 그가 지난 8월8일 줄기세포 연구 기업인 알랜엘바이오 준공식에 참여한 점을 들어 그곳으로 이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재판이 끝나봐야 이교수 영입 문제의 가닥이 잡힐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전자 조작 기술의 전문가로 황우석 사단에서 맹활약했던 강성천 전 수의대 교수도 인터뷰를 거부했다. 수의대의 한 관계자는 강교수가 서울대 복귀를 간절히 희망한다면서 요즘은 황교수에게 짙은 앙금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황우석 전 교수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며 받들었는데 철저히 버림받았다는 원망을 하는 것 같다. 자신이 지나치게 무거운 중징계를 받았다는 억울함으로 재심도 청구했다.” 강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1억1천2백만원의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가 드러나 지난 7월 서울대 징계위에서 해임 결정을 받았다. 연구비 횡령 액수가 강교수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2억9천6백만원으로 드러난 이병천 교수에게는 연구 성과가 참작돼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는 점에서 강교수로서는 충분히 억울하다는 심정을 가질법하다.

한때 황우석 박사의 주치의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제13저자로 이름을 올렸던 안규리 교수는 서울대 조사위 발표 후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정직 기간이 끝난 뒤 지난 7월21일 정기 인사에서 서울대 의대 신장내과 분과장으로 복귀했다. 안교수는 2학기에 본과 3학년 강의와 석․박사 대상 강의를 맡아 강단에 서게 되면서 사실상 완전 복권되는 셈이다.

미즈메디병원 연구소장으로 줄기세포 논문 공저자에 오른 한양대 의대 윤현수 교수는 지 6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정직 기간인 요즘에도 연구실에 매일 나오지만 점심조차 혼자 배달시켜 해결하는 등 두문불출하고 있다. 그의 연구팀원과 조교는 모두 사직했다. 한양대 의대의 한 교수는 “오는 10월까지 정직 처분한 것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니 한양대에 계속 남기를 바라는 것 같다. 황박사와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져 최근에는 연락을 끊고 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황우석 사단의 줄기세포 팀장을 맡아 보관과 반․출입을 관리했던 권대기 연구원은 서울대 수의대 박사과정 1년차다. 지난 6월 서울대로부터 유기정학 3개월 처분을 받은 권연구원은 9월 중순까지 학교 출입이 금지되며 외부와 접촉을 일절 피하고 있다. 황박사측과는 교류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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