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 없이 투하되는 ‘낙하산 논란’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6.08.2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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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와대 수석, 직업능력개발원장 후보 올라…선임되면 ‘보은 인사’ 비판 또 불거질 듯
 
지난 8월23일, 5·31 지방선거에 열린우리당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으로 임명되었다. 같은 날 김완기 전 청와대 인사수석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 되었다. 당장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이 전 장관의 임명에 대해 “일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능력과 소신,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 없다”라고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 전 장관을) 환경부장관으로 임명할 때는 환경운동 경력을 내세우더니 이제는 치과의사 이력을 앞세워 전문성 운운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가에는 최근 이어지는 이런 행태를 단순히 ‘낙하산’이 아니라 더 큰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권 핵심부가 ‘정권이 바뀌어도 사람은 내 사람’이라는, 사회 구조적 측면에서의 변화를 도모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분석하는 사람들은 임기가 남은 헌법재판소 전효숙 재판관을 굳이 사퇴시켜 다시 헌법재판소장에 임명한 것이나 이재용 전 장관·김완기 전 수석 등을 공기업에 포진시킨 것을 예로 든다.

이런 가운데 오는 9월6일 결정될 예정인 총리실 산하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차관급) 후보에 이원덕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올라 있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올해 초 청와대를 나온 그는 지금 경원대 석좌교수로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관계자는 “지난 8월3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후보자 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를 열어 세 명의 후보를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에 추천했다”라고 말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관계자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이영현 선임연구위원과 장창원 연구위원 등 내부 인사 두 명과 이원덕 경원대 석좌교수가 추천되었다”라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추천은 무순으로 이루어졌다”라고 말했다.

9월6일 이사회에서 후보 세 명 중 선출

이들을 추천한 심사위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과 국무조정실장, 노동부차관, 외부 전문가 네 명 등 모두 아홉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부 전문가 네 명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에서 선임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는 당연 직인 이사장, 국무조정실장, 기획예산처 차관 등 정부 관계자 아홉 명과 선임 직인 민간 인사 10명 등 2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상 정부의 뜻대로 움직인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관계자는 “차관급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은 이사회에서 자신의 구상을 밝힌 뒤 이사들이 한 사람을 선임하면 이사장이 임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9월6일 이사회를 열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청와대가 수석·장관 출신 인사들을 챙기는 데 열심인 최근 흐름으로 볼 때 청와대 수석을 지낸 이교수가 후보가 되었다는 점은 사실상 정부가 원장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에서는 흐트러져 있는 조직을 잘 추스를 수 있는 내부 인사가 승진하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원덕 전 수석이 원장이 되면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 논란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가 열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가 원장이 안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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