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배제론' 막아낸 '좌희정, 우광재'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6.11.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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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은 요즘 당 출입기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국회의원 중 한 명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외부 선장론’을 제기한 이후 진행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 논의의 실무 간사를 맡고 있고, 최근에는 노대통령이 제시한 정계 개편 원칙까지 밝히는 등 노대통령의 의중이 백의원의 입을 통해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백의원은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이 노대통령과 관련해 제기한 우리들병원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방어했다.

노대통령 ‘밤의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백의원의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기자들은 그 뒤의 인물에 더 주목하고 있다. 바로 지난 8·15 광복절 특사 때 복권된 노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다. 오픈 프라이머리와 노대통령의 정계 개편 구상까지 모두 그의 손길을 거쳐서 완성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정치 신상품으로 인정받고 ‘노무현 배제론’을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새삼 그의 역할이 이목을 끌고 있다.

안씨가 당 밖에서 노대통령의 살 길을 모색하는 동안 당 안에서 또 다른 측근인 이광재 의원은 ‘당 사수파’의 선봉에 서서 군기를 잡았다. 이 의원은 천정배 의원이 기자 회견을 통해 통합신당론을 펴자 “초선들도 발언을 자제하는데 중진들이 당을 더 혼란스럽게 몰아가고 있다. 차라리 불출마 선언을 하고 말을 해야 순수성을 인정받는다”라고 비난했다. 정동영 전 의원이 당 의장을 할 때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으며 정 전 의장의 신임을 받기도 했지만 역시 그가 섬기는 주군은 노대통령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당 안팎에서 ‘노무현 배제론’을 막아낸 친노 진영은 앞으로 정계 개편의 키를 당 중진 그룹에 맡기고 정계 개편 논의와는 일정 기간 거리를 둘 예정이다. 한 친노 의원은 “우리가 앞에 나서는 것에 반감을 가지는 의원들이 많다. 당분간 우리와 생각하는 바가 비슷한 중진 그룹이 키를 잡고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열린우리당의 정계 개편 논의는 각 계파를 대표하는 중진 모임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계 개편과 관련해 친노 그룹은 ‘노무현 배제론’을 제외한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포용의 폭을 넓힌다는 복안이다. 한 친노 의원은 “친노 그룹은 앞으로 어떤 후보가 선정되든, 어떤 세력과 결합하든 크게 개의치 않고 개혁의 내용을 채우는 데 주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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