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소'에 못 미친 헛발질 웃음 향연
  • JES 제공 ()
  • 승인 2007.02.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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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태원엔터테인먼트, 박성균 감독·이하 김관장)은 김씨 성을 가진 태껸(신현준)과 검도(최성국), 쿵후(권오중) 관장들의 좌충우돌을 그린 액션 코미디 영화다.
손바닥만한 충청도 읍내에 무술도장이 무려 셋. 공급 과잉이다 보니 관장들의 관원 모집 경쟁은 불을 보듯 뻔하다. 태껸은 한국 정통 무예임을, 검도는 정신력을, 쿵후는 실전에 강하다는 점을 내세워 세 명의 김관장은 마을 주민을 꼬신다.
자기 것이 최고라고 우기고, 다른 사람들의 ‘나와바리’를 경시하는 세 관장의 충돌은 흡사 한 편의 정치 풍자극처럼 비치기도 한다.
여기에 중국집 무림각의 딸 연실(오승현)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까지 가세해 흥미를 돋운다.
<김관장>의 미덕은 참신한 소재와 신선한 아이디어에 있다. 서로 이전투구하던 세 관장이 건달들을 물리치기 위해 협력하는 모습도 안성맞춤 설정이다. 배우들도 몸을 던져 아낌없이 망가져준다. 여기에 ‘태원’표 코미디의 단골 손님인 탁재훈까지 무에타이 관장으로 등장해 필살기를 선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고 나면 유쾌하기보다 찜찜하다. 적어도 교환가치를 상회했던 태원엔터테인먼트풍의 코미디에 대한 기대치 때문일까. <김관장>은 웃음의 강도와 횟수 역시 빈약해졌다. 보통 이런 영화는 관객에게 상쾌하지는 않더라도 유쾌함과 통쾌함은 만족시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
좋은 기획력과 훌륭한 배우들, 여기에 코미디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제작사가 뭉쳤는데 도대체 왜?
일단 <김관장>의 ‘웃음 디스카운트’ 요소는 팡팡 터지는 맛이 없다는 것이다. 웃음을 분산 배치하다 보니 찔끔찔끔 웃기는 데 그치고 그 웃음마저 휘발성 웃음일 뿐이다.
<베사메무쵸>의 조감독 출신인 박성균 감독은 오버 액션 대신 상황 코미디로 방향을 잡은 것처럼 보였지만 오히려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신현준 ‘설정 연기’ 아쉽고, 이한위 ‘능청 연기’는 압권


<김관장>이 잠재 고객들의 요절복통 욕구를 채워주는 데 좀더 신경 썼더라면 한결 나은 코미디 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
각각 <가문의 부활> <맨발의 기봉이>와 <색즉시공> <구세주>를 통해 코미디에 재능을 보여준 신현준·최성국은 기대 이상은 아니더라도 제 몫을 해냈다.
아쉬운 것은 이전에 보여주었던 개그 소재를 재탕해 우려먹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신현준은 <가문의 부활>에서 선보인 ‘느끼한 아랍인’ 설정을 또 사용해 창의력 빈곤을 보였다.
또 하나 아쉬운 대목은 캐릭터들이 따로 놀면서 겉돌고 있다는 점이다. <김관장…>처럼 캐릭터가 생명인 코미디의 경우 캐릭터의 조화와 화음이 영화의 핵심인데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김관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오히려 이한위였다.
그는 혀를 굴려 욕을 하는 코믹한 건달로 나와 요즘 가장 잘나가는 ‘탤개맨(개그맨을 웃기는 탤런트)’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준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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