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아버지’ DJ
  • 안성모 기자 ()
  • 승인 2007.10.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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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정동영’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이다. 한창 잘 나가던 ‘기자 정동영’을 정치인으로 변신하도록 이끈 인물이 김 전 대통령이다. 정후보는 1996년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의 권유로 정치권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를 김 전 대통령에게 소개해준 사람이 최근 경선에서 치열하게 맞선 이해찬 전 총리이다.
정후보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애정은 각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정계에 갓 입문한 정후보를 기자실로 데려가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크게 기여할 인물이다”라고 직접 소개했다. 그해 4월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전국 최다 득표율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정후보를, 초선으로는 이례적으로 당 대변인에 임명하기도 했다. 정후보는 2000년 16대 총선에서도 전국 최다 득표의 기록을 세웠고, 몇 달 뒤에는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해 집권당 최연소 최고위원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에 입성한 그해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시 ‘권력 2인자’였던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 퇴진을 면전에서 요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여권 전체가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이다. 이는 천정배·신기남 의원 등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펼친 ‘정풍 운동’의 발단이 되었다. 이후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넓혀나간 정후보는 이듬해 11월 민주당을 나와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이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정후보는 차츰 김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김 전 대통령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대결 구도를 형성하자 양측 모두에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 내에 대통합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김 전 대통령의 역할론이 다시 부상했다. 대권 도전에 나선 예비 주자들의 발길이 김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향했고, 정후보도 지난 7월9일 동교동을 찾았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합에 기여하는 사람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최근 정후보는 김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 인사’를 했다. 김 전 대통령은 “TV로 연설을 잘 봤다. 잘하더라. 앞으로 잘해나가길 바란다”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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