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로 재미 보더니 ‘E2K’ 또 잡나
  • 조홍래 편집위원 ()
  • 승인 2007.11.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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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일산화탄소 배출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해 시장 선점…지구온난화 탓에 전망 밝아

Y2K를 잊은 사람이 많을지 모른다. 2000년 1월1일 지구상의 모든 컴퓨터가 마비된다는 사태가 Y2K였다. 당시 소동이 일어난 것은 기존의 컴퓨터들이 21세기의 첫날에 맞춰 설계되지 않아 그날이 되면 날짜가 뒤죽박죽되어 대혼란이 온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일부 지역에서 약간의 혼란은 있었지만 우려했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Y2K에 가장 잘 대비한 나라는 인도였다. 모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완전히 준비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Y2K 솔루션을 판매했다. 정확한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으나 그때 인도는 Y2K 솔루션을 공급하는 세계 최대의 아웃소싱 국가로 부상했다. 인도에서는 이날을 국경일로 정하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나라 IT 업계의 선견지명과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지금 인도에는 Y2K보다 더 거창한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바로 ‘E2K’이다. E2K는 기후 변화와 유가 폭등에 대비해 에너지 소비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한편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이다. 거의 모든 회사들이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느라 법석을 떨고 있으나 이 분야에서 인도만큼 앞선 나라는 없다. Y2K 때처럼 인도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아웃소싱하지 않고는 문제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E2K를 먼저 예견한 것은 델컴퓨터 회사였다. 마이클 델 회장은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있었다. 그는 2008년까지 일산화탄소 없는 온실가스 배출과 모든 유독성 배출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대책에 착수했다. 지구촌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일산화탄소 배출에 세금을 물리거나 모든 무역 거래에서 일산화탄소 제로를 의무화하는 법안들이 마련되고 있다. E2K는 어느새 지구촌 최대의 이슈가 되었고 모든 기업은 일산화탄소와의 전면전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이를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전환기로 부르기도 한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E2K를 하려면 수많은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일산화탄소 배출을 측정하는 각종 장치와 이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따라서 최저 비용으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고안하는 자가 E2K의 승자가 된다.
인도의 일부 첨단 회사들은 이미 이 분야에서 준비를 완료하고  E2K 시장을 선점하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인도 최대의 아웃소싱 회사 위치를 차지한 인포시스 테크놀로지(Infosys Technology)의 난단 닐레카니 공동의장은 Y2K와 E2K를 비교했다. Y2K 당시 전술적으로 접근한 기업도 있고 전략적으로 접근한 기업도 있다. 전술적으로 다가간 기업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만 다시 했다. 전략적으로 접한 회사는 낡은 컴퓨터를 몽땅 버리고 21세기형 새 컴퓨터 인프라를 구축했다. 후자의 선택이 더 현명했다. Y2K 때는 모든 컴퓨터를 2000년 1월1일 이전까지 다시 프로그래밍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돈도 많이 들고 준비도 일부 소홀했다. E2K는 이와는 다르다. 캘린더상의 시한이 없다. 그렇다고 시간적 여유가 많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Y2K는 한 번의 프로그래밍으로 끝났으나 E2K는 지속적이고 광범위하며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비용이 든다. 더욱 중대한 문제는 모든 기업이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기업이 채택 불가피해 시장 규모 엄청나

 

E2K를 위한 아웃소싱 회사들이 시장을 확보하는 요체는 돈을 가장 적게 들이면서 일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법을 세계의 거대 기업들에 보여주는 것이다. 기왕에 변화를 시도할 바에는 아예 상품 브랜드까지 혁신해서 문제도 해결하고 돈도 벌도록 하면 금상첨화이다. 닐레카니 회장은 E2K는 혁명을 수행한다는 각오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ET(Energy Technology) 혁명’으로 명명했다. 다시 말하면 제품 코스트 절감, 제조 공정의 단순화, 전력 절약, 유통 구조 단축 같은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관리가 중요하다. 기업들은 이를 가급적 저렴한 비용으로 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결국 인도에 시선을 돌린다.
따라서 인도 회사들에 엄청난 기회가 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이를 통해 인도 기업들이 얼마의 돈을 벌지는 일산화탄소 제로 정책을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채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E2K 시장 경쟁에서 생존하는 한 대안으로는 태양전지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이미 동물원에 이 시스템을 도입한 곳도 있다. IBM도 이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IBM은 인도 회사들이 상당한 준비를 했더라도 기업 자체가 개발할 영역이 남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IBM이 노리는 것은 ‘그린(green) 혁명’이다. 모든 제품을 그린화한다는 것이다. 그린은 일산화탄소도 없고 에너지 효율도 높은 이상적 구호이다.
 E2K를 불가피하게 하는 조짐들은 너무 많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로는 해수면 상승으로 50년 후에 바다 속으로 잠길 것이라고 한다. 흑해의 수량이 줄어 언젠가는 해저가 사막으로 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알래스카의 침엽수들은 온도 상승으로 말라죽고 있다.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기후 변화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탄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일산화탄소 증가와 그로 인한 지구 온도 상승은 하필이면 고유가 행진과 동시에 진행되어 충격이 크다. 11월17일 개막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상회담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2백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의 입을 통해서이다. 그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고 베네수엘라에 적대적 조치를 취한다면 2백 달러 시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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