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새물 대기’ 친노, 재기 터 닦기
  • 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 승인 2008.01.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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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 이명박 측근·노무현 측근 대거 ‘고향 앞으로’

 
대선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부 ‘물갈이’가 어느 정도로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대선 결과에 따른 ‘논공행상’이 어떤 식으로든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낮았던 인사들을 겨냥한 퇴출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세대 교체’에 대한 지역 민심이 더해져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 지형에 상당한 변화가 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부산·경남 정치권의 핵심 역할을 해온 3선 의원들을 비롯한 중진 그룹 중 일부가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드러내놓고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고 있지만 대선에서 이명박 당선자를 적극적으로 도왔던 지역 인사들이 공천을 받기 위한 물밑 작업에 한창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핵심 측근들이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현역 국회의원들과 공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시 정무보좌관을 지낸 조해진 공보특보는 김용갑 의원의 지역구인 밀양·창녕에 출마할 예정이다. 국회도서관장을 지낸 배용수 공보특보는 통영·고성 출마가 점쳐진다. 이 지역은 김명주 의원 지역구이다.
김창호 언론특보는 이강두 의원 지역구인 거창·함양·산청 지역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경윤호 조직팀장이 엄호성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하 갑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며, 경향신문 정치부장 출신인 김해진 특보도 부산 출마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신당, 인물난으로 고전

울산 지역도 ‘물갈이’ 여파가 일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선 직전 한나라당에 입당한 정몽준 의원(동구)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정의원은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되어 울산 정치권 맹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중앙 정치 무대인 서울로 지역구를 옮겨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충청권과 함께 영남권에서 선전을 기대하는 ‘이회창당’이 어느 정도 파괴력을 나타낼지도 관심사 중 하나이다. 창당 실무를 총괄한 강삼재 전 사무총장과 김혁규 전 도지사가 경남권에서 정치적 입지를 다져와 총선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강 전 총장은 마산에서 다섯 번이나 당선되었으며, 김 전 지사는 내리 세 번 민선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이번 총선에 직접 참여할지 여부는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지만 강 전 총장의 경우 재도전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합신당 등 범여권은 암담한 상황을 맞았다. 대선 패배의 후유증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듯이 보인다. 장관 출신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을 내세워 지역주의 극복을 호소할 계획이었지만 대선 참패는 인물난으로 이어져 이마저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당초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었던 인사들 다수가 대선 이후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분위기이다.
총선을 준비해온 PK(부산·경남) 친노 세력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통합신당을 비롯한 범여권의 개편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노무현 정부가 추구했던 가치들을 계승해야 한다는 명분과 통합신당에 대한 지역 여론이 좋지 않다는 현실에 맞추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의 경우 박재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남구, 최인호 전 청와대 부대변인이 해운대구·기장군 갑, 전재수 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이 북구·강서구 갑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경남의 경우 김성진 경상대학병원 감사가 마산 갑, 하귀남 전 청와대 행정관이 마산 을,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이 양산, 정영두 전 청와대 행정관이 김해 갑에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PK 친노 진영은 이 지역 총선을 주도할 ‘간판 얼굴’로 김만복 국정원장이 나서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국정원에서 잔뼈가 굵은 김원장은 부산 기장 출신으로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이다. 지역 주민들의 평이 좋은 데다 코드도 맞아 일부 친노 인사들이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원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출마 여부는 유동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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