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면 ‘천년 보물’ 못하면 ‘애물단지’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 승인 2008.01.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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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운하,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지형과 물동량에 따라 용도·가치 천차만별

세계 여러 국가들은 많은 운하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해당 국가의 지형과 물동량에 따라 운하의 용도와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운하 건설을 시도했으나 경제성이 없어 중도에 포기하기도 했다. 이른바 ‘애물단지’ 운하들은 다른 운송 수단에 밀리면서 물량을 유치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널리 알려진 세계의 대표적인 운하로는 수에즈 운하(이집트), 파나마 운하(파나마), RMD 운하(독일), 대운하(중국) 등이 있다.
이명박 당선인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독일의 운하를 먼저 살펴보자. 독일은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로 삼면이 내륙으로 연결되어 있다. 독일의 운하가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20세기 초. 전체 운하의 길이는 7천3백km에 달하며, 화물선이 통과할 수 있는 구간만 4천8백km이다. 경부 운하의 모델인 RMD 운하는 ‘유럽 운하’라고도 불린다. RMD 운하는 1960년부터 32년간에 걸쳐 건설되었다. 밤베르크에서 뉘른베르크를 거쳐 다뉴브강의 켈하임에 이른다. 14개의 유럽 국가가 이 운하를 통해 연결되었고, 길이는 1백71km이다. 운하의 평균 폭은 55m, 수심 4m이다. 라인강 하구에서 다뉴브 하류까지 총연장 약 3천5백km이다.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는 세계 최대의 해양 운하로 불린다. 지중해의 포트사이드 항구와 홍해의 수에즈 항구를 연결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하지 않고 곧바로 아시아와 유럽이 연결되는 통로이다. 수에즈 운하는 총 길이 1백62.5km에 이르며, 15만t 선박까지 통과할 수 있다. 선단이 운하를 통과하는 시간은 약 15시간이다.

운송 경쟁력 상실하면 관광용 ‘전략’

물류 국가인 네델란드는 운하의 활용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전체 길이의 3분의 1이 상업용 운하로 이용되고 있다. 국제 화물의 40%, 내수 화물의 20%를 소화하고 있다. 네덜란드 물류운송은 도로 65%, 철도 3.8%, 운하 31.2%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는 크고 작은 운하가 여러 개 있으며, 대부분 1944년께에 완성되었다. 남부 해안을 따라 만들어진 걸프만 연안수로와 동부 해안을 따라가는 대서양 연안수로를 운영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운하는 1925년에 완성된 이리 운하이다. 미국의 운하는 연방정부법에 따라 최소 수심 3.6m를 유지해야 한다. 유지비용은 미 공병단 연간 예산, 연방정부 보조, 주정부 예산 등으로 충당된다.
중국의 경항 운하(대운하)는 춘추 시대 말기인 5세기 수나라 때 처음 건설되었다. 이후 원나라 때 확장되어 오늘날에 이른다. 총길이 1천7백94km로서 첸탕강, 양쯔강, 화이어강, 황하, 하이허강 등 5대 수계를 연결하고 있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남북 간의 해운업이 발달하고 철도가 부설되면서 쇠퇴기를 맞았다. 중국 화물 수송의 운송 수단별 비율은 도로 73%, 철도 14%, 수로 11%를 차지한다.
스웨덴의 예타 운하는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운송 경쟁력을 상실했다. 현재는 관광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밖에도 파나마 운하, 러시아의 볼가-발트 수로, 벨기에의 알바트 운하, 그리스의 코린트 운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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