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파 벗어나 새 진보 돛 달아야”
  • 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 승인 2008.01.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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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정치인 송영길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인터뷰 / “실사구시에 있어서 손학규 대표가 지도자로서 적절”

 
송영길 의원은 대통합민주신당 내에서 손학규 대표를 지지하는 대표적인 386 정치인이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을 지낸 재선 의원이다. ‘손학규 체제’가 출범하자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 1순위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본인이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구좌파(Old Left)의 패러다임을 극복하지 못하면 역사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손대표가 취임식에서 강조한 ‘새로운 진보’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는 1월17일 오전 인천 계양구에 있는 지역구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대선에서 참패했다.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
‘노무현 프레임’이 제일 크다.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 여당 지지율도 하락하게 된다. 그런데 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대통령 친위 정당 식으로 창당되었고 상대적인 독립성이 부족했다. 그동안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지도부가 대통령에게 끌려다녔다.
386 정치인에 대한 비판도 많다.
386은 하나의 세대 흐름이지 단일한 정치 그룹은 아니다. 386이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대통령의 정책을 이끈 것은 386이 아니라 기존 관료들이었다. 386 정치인 중 장관이라도 한 사람이 있느냐. 당도 386이 아닌 ‘천·신·정’과 문희상·정세균 의원 등 중진들, 그리고 유시민 의원의 당이었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386에 대한 배려가 많았다. 원희룡 의원이 최고위원이 되고 남경필 의원이 수석부대표가 되었다.
386 정치인을 ‘친노’와 ‘비노’로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부산 출신 386 일부가 이너서클에 관여했겠지만, 중요한 것은 386이 그 시대의 대표성을 가지고 리더십을 장악하지 못한 채 뿔뿔이 흩어졌다는 점이다. 흐름을 주도하는 역할이 부족했다는 자기 반성을 해야 한다.
386 정치인들이 손학규 대표를 지지한 데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도 많다. 왜 ‘손학규 지지’인가?
선거적 측면에서 정권 교체 요구에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대통령과 당에 대한 평가가 내려졌는데도 사람이 바뀌지 않았다. 손학규라는 정치인을 통해 내부적 정권 교체를 수용하고자 했다. 좋은 것은 계승·발전시키면 된다. 정동영 후보로는 차별화가 안 된다고 판단했다. 내용적 측면에서 구좌파의 패러다임을 극복해야 한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김근태·천정배 의원의 단식을 보면서 집권 정당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실망감이 컸다. 실사구시에 있어서 손대표가 지도자로서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념 중심을 너무 오른쪽으로 옮기는 것 아닌가?
‘새로운 진보’ 컨셉트로 가야 한다. 추상적으로 싸우지 말고 실사구시가 정책으로 나와야 한다. 정책에 있어 좌파와 우파는 상호 복합적이다. 서로 침투하고 융합된다. 얼마나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한나라당과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색깔이 똑같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다만 한나라당이 과거 군사 독재의 잔재를 떨치고 우리 당과의 공감대를 60~70%로 넓히면, 나머지 30~40%를 가지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것이 선진화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당 지도자는 중도 영역에서 소외되었다. 과거 노대통령을 선택했던 세력 일부를 잃어버린 것이다. 왜 그 영역을 빼앗겼는지 냉정하게 반성해야 한다.
공천 혁명에 대한 필요성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반면 계파 간 갈등에 따른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2월에는 공천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인재, 민심에 맞는 후보를 만들어내야 한다. 계파 간 갈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감수하고 가야 한다. 그렇게 못하면 당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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