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이 낳은 ‘샛별’ 21인
  • 김지영·김회권·김지혜·이은지 기자 ()
  • 승인 2008.04.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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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가에 샛별들이 떴다. 이번에 국회에 입성한 신인은 1백34명. 17대 때보다 54명이 줄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처럼 거물급 초선도 있지만 대부분 여의도를 바라보며 배지의 꿈을 키운 정치 초년생들이다.
공천 파동 속에서 심각한 내홍을 겪었던 한나라당은 무려 82명의 신인을 배출했다. 나름으로 물갈이를 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현역 중심으로 공천한 민주당은 21명이 신인이어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 가운데 지역구에서 당선한 사람은 여덟 명에 불과하고 이들 중 일곱 명은 호남에서 나왔다.
<시사저널>은 18대 국회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초선 의원 21인을 선정했다. 가나다 순으로 이들의 신상명세를 정리했다.

 
서울 마포 갑 강승규(한)
‘마포의 MB’ 국회에 가다
경향신문 기자 출신으로 마포 갑에서 당선된 강승규 당선인(45)은 이 지역에서 5선 의원과 구청장을 지낸 노승환 전 의원의 아들인 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맞서 신승을 거두었다. 강당선인은 서울시 공보관과 홍보기획관을 거치면서 이명박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해왔다. 지난해 대선 때는 미디어홍보단장과 커뮤니케이션팀장이라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특히 한반도 대운하 탐사와 대선 당시 국민과의 타운 미팅을 기획하기도 했으며, 대통령직인수위 수석 부대변인을 맡았다.

 

 

 
서울 노원 을 권영진(한)
교육 정책 전문가로 의정 활동 펼칠 듯
권영진 한나라당 당선인(46)은 서울 노원 을에서 민주당 우원식 의원을 누르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권당선인은 지난 17대 총선 때도 출마했지만, ‘탄핵 역풍’의 직격탄을 맞고 우의원에게 1.9% 차이로 석패한 뒤 와신상담했다. 1987년 6월 항쟁이 벌어졌던 그해 고려대 대학원 초대 학생회장을 지낸 권당선인은 지난 1990년부터 1997년까지 통일원 통일정책보좌관을 역임했다.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의 교육 특보를 지냈고, 한나라당 정책위 교육위원회 부위원장도 맡았다.

 

 

 
서울 광진 갑 권택기(한)
“정부와 국민 사이 메신저 역할 하겠다”
권당선인은 이대통령의 대선 전초 기지였던 안국포럼 창립 초기부터 전략통으로 활동했다. 대선 때는 이대통령의 일정팀장을 맡았고, 당선인 시절에는 비서실 정무기획 2팀장으로 있었다. 권당선인은 총선 출마보다는 내심 청와대 참모로 가기를 바랐다고 한다. 하지만 이대통령의 의중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부여받아 출마하게 되었다. 그는 “이명박 정부와 국민의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입법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경북 안동 김광림(무)
‘지역 경제 전문가’의 새로운 도전
‘안동에서는 안동 김씨와 안동 권씨가 아니면 당선되기 어렵다’. 김광림 당선인이 한나라당과 ‘박풍(朴風)’을 모두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은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이라는 이력 말고도 안동 김씨였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1973년 행정고시를 합격한 김당선인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자 두각을 나타냈다. 2003년 재정경제부 차관을 맡았고, 영남대 석좌교수와 세명대 총장을 지내면서 지역 사정도 익혔다. ‘경제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지역 민심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관악 갑 김성식(한)
“국회의 낡은 관행 바꾸겠다”
서울대 77학번 동기인 민주당 유기홍 의원과 서울 관악 갑에서 두 번째 대결을 펼쳐 금배지를 거머쥔 김성식 한나라당 당선인(49). 김당선인은 부산고를 나와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으나, 유신 철폐 시위로 구속되었고, 1980년대에는 전국화학노조연맹 기획부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이다. 한때 방송 시사평론가로도 활동했으며 지난 2004년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김당선인은 “국회의 낡은 관행과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싶다”라고 당선 소감을 말했다.

 

 

 
비례대표 박선숙(민주)
방송·통신 및 환경 분야에서 맹활약 예고
박선숙 당선인(48)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 비서관 겸 대변인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환경부 차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2006년에는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민간위원을 지낸 경력이 있어 방송·통신 분야에서 의정 활동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경부 차관 경력을 살린다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 박당선인은 지난 1980년대 민주화운동청년연합회 여성국장으로 군부 독재와 맞선 전형적인 386 세대다.

 

 

 
비례대표 배은희(한)
벤처 분야에서 두각 나타낼 듯
한나라당 비례대표 3번으로 당선한 배은희 전 한국바이오벤처협회 부회장(48)은 18대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브레인 가운데 하나인 미래 산업 분야 위원장으로도 활약했다. 그만큼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나와 미국 뉴욕 주립대학 대학원에서 세포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기 고양·덕양 갑 손범규(한)
“수도권 5대 악법 손질하겠다”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손범규 당선인은 한나라당에서 법률 전문가로 통한다. 2000년 한나라당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며 정치 인생을 시작한 손당선인은 한나라당이 게이트나 비리에 휘말릴 때마다 법률 자문을 도맡아왔다. 2002년 대통령 탄핵 당시 소추위원 대리인으로 실무를 총괄했고 같은 해 대통령 선거 무효 소송도 전담했다. 그가 한나라당 덕양 갑 후보로 나와 내건 대표적 공약은 ‘수도권 역차별 5대 악법’ 손질이다.

 

 

 

 
서울 도봉 갑 신지호(한)
민주화 운동 대부 물리친 신보수 이론가
서울 도봉 갑에서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민주당의 거물 김근태 의원를 낙마시킨 신지호 당선인(45)은 좌파 운동권에서 전향한 뉴라이트(신우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신당선인은 지난 1990년대 초 ‘사회주의 노동당 창당준비위’ 울산 책임자를 맡았던 핵심 운동권이었으나 이후 일본 게이오 대학으로 유학한 후 전향했다. 그리고 뉴라이트 계열인 자유주의연대 대표와 뉴라이트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인천 남구 을 윤상현(한)
“깨끗한 정치 실현하겠다”
친 박근혜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윤상현 당선인은 인천 남구 을에서 58.6%의 득표율을 얻어 국회 진입에 성공했다. 윤당선인은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에서 초빙 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지난 1997년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총재의 정책 특보를 맡아 정계에 입문했다. 그의 부친은 전 한국투자신탁의 사장이었던 윤광순씨이며 장인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비례대표 이영애(자유)
여성 최초 사시 수석 합격자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한 이영애 전 춘천지법원장(59)은 화려한 법조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1971년 제13회 사법시험 때는 여성 최초의 수석 합격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여성 최초의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법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 2004년에 여성 최초 대법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명되었으나, 고배를 마시고 현직을 떠났다. 이당선인은 판사 초년 시절 이회창 총재의 배석 판사를 맡으면서 그와 인연을 맺었다.

 

 

 
비례대표 이용경(창조한국)
IT 분야 ‘대부’, 여의도에 들다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한 이용경 전 KT 사장(64)은 우리나라 정보기술(IT)업계의 대부로 평가되고있다. 이당선인과 함게 한나라당 후보로 인천 부평 을에서 당선한 구본철 전 KT 상무와 서울 강서 을에서 당선한 김성태 전 KT 노조위원장이 바로 그들이다. 방송·통신 융합과 관련된 법률 제·개정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는 KT 입장에서는 자사 출신들이 국회에 대거 입성하자 잔뜩 고무되어 있다.

 

 

 
광주 광산 을 이용섭(민주)
관직 두루 거친 거물급 초선
이용섭 당선인은 비록 초선이지만 거물이다. 그는 국세청장, 관세청장, 행정자치부장관, 건설교통부장관 등을 두루 역임했다. 국세청장 시절에는 재계와 재경부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접대비 한도 50만원’ 제도를 뚝심 있게 밀어붙여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주요 장관을 두루 거쳤다는 점은 민주당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대운하 관련 주무 부서인 건설교통부장관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대운하와 관련한 여야 공방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 무안 이윤석(무)
DJ 아들 꺾은 ‘무안 토박이’
이윤석 후보의 당선은 이변으로 여겨진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후보와 통합민주당 황호순 후보를 모두 물리쳤기 때문이다. 무안 출신인 이후보는 신안 출신인 두 후보와 격돌하는 바람에 무안 지역 표를 독식할 수 있었다. 지역에서는 그의 당선을 놓고 아버지의 후광이나 중앙 정치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발로 뛰어 쾌거를 이룬 인간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제5, 6, 7대 전라남도의회의원과 제7대 전라남도 의회 의장을 지낸 ‘무안 토박이’로 현장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 그의 최대 강점이다.

 

 

 
비례대표 이정현(한)
턱걸이 당선한 ‘박근혜 복심’
이정현 전 박근혜 캠프 대변인(50)은 한나라당 ‘마지막’ 비례대표인 22번으로 아슬아슬하게 금배지를 달았다. 전남 곡성 출신인 그는 영남(동쪽)에서 호남(서쪽)으로 지지층을 확대하고자 한 한나라당의 서진(西進) 정책을 처음으로 입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대표가 호남을 자주 방문했던 것도 이당선인의 조언에 따른 행보였다는 전언이다. 한나라당 정세분석팀장을 역임하기도 한 이당선인은 정세 분석이 탁월하고, 대인 관계도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 수원 권선 정미경(한)
“청소년 관련 선진국 수준 법 만들고 싶다”
검사 출신으로 <여자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을 꿈꿔라>라는 저서를 낸 바 있는 정미경 당선인은 민주당 이기우 의원과 접전 끝에 신승했다. 정당선인은 지난 199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검과 부산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했으며, 2005년에는 여성가족부로 파견되어 법률자문관을 역임했다. 정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청소년 문제에 대해 안전과 보호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한 선진국 수준의 법안을 만들고 싶다”라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서울 성북 갑 정태근(한)
인터넷에 밝은 MB맨
서울 성북 갑에서 금배지를 달게 된 정태근 당선인(44). 지난 1985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군부 독재와 맞서다 27개월 동안 옥살이를 하기도 한 한나라당 내 386세대에 속한다. 정당선인은 지난 2000년과 2004년에 성북 갑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고, 3수 끝에 뜻을 이루었다.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에서 인터넷본부장으로 일하다 정무부시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 수행단장을 맡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이대통령을 보필했다.

 

 

 
경남 밀양·창녕 조해진(한)
국민 상대로 공보 업무 펼칠 듯
조해진 당선자는 원희룡·나경원 의원과 서울대 법대동기다. 그는 정치판에서 16년 동안 공보 업무만 맡았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은 4년 정도. 지난 대선에서는 공보기획팀장을 맡아서 역대 대선을 통틀어 최다 인원을 자랑하는 이명박 캠프의 공보팀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초선이지만 비중 있는 인물이다. 지금까지는 기자들을 상대했지만 이제는 국민을 상대로 공보 업무를 펼치게 되었다.

 

 

 
비례대표 최문순(민주)
방송통신위 상대로 의정 활동 예상
강원도 춘천 태생인 최문순 당선인(52)은 대표적인 방송계 출신이다. 지난 1984년 서울대 대학원(영어영문학과)을 졸업한 후 MBC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1995년에는 노조위원장을 맡았다. 그로 인해 1996년 해직되는 아픔을 겪었고, 다음해에 복직되었다. 그리고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맡아 언론 개혁 운동의 최선봉에 서기도 했다. 그러다 2005년 MBC 사장직을 맡았다. 노조위원장과 사장이라는 ‘극과 극’을 오가는 특이한 이력을 소유한 인물이다.

 

 

 
비례대표 최영희(민주)
청소년 문제 해결 정책 기대
민주당 비례대표 3번으로 당선한 최영희 전 국가청소년위원회 위원장(58)은 청소년 문제, 특히 아동 성범죄 분야에서 그동안 쌓아온 정책 역량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기독교 도시산업선교회에서 노동 교육을 담당하면서 사회 변혁 운동에 뛰어들었다. 최당선인은 군부 독재가 혹독했던 지난 1980년대 사회과학출판사인 ‘석탑’을 운영하면서 한국출판문화운동협의회 초대 회장(1985년)을 지내기도 했다. 1993년부터 2002년까지는 내일신문 발행인으로 언론계에 몸담았다.

 

 

 
비례대표 홍희덕(민노)
비정규직 관련 법 개정에 강한 의욕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2번으로 금배지를 달게 된 홍희덕 당선인(59)은 환경미화원 출신이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1970년대 말 상경해 우유배달을 비롯해 목재소 인부 등 그동안 먹고 살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던 그가 ‘운동권의 길’로 접어들게 된 것은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던 지난 1998년 환경미화 업무를민간에 위탁하는 과정에서였다. 당시 임금이 깎인 것도 억울한데, 동료까지 억울하게 죽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며 ‘투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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