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디 협동’ 산실 ‘사디’의 특별한 힘
  • 양형욱 (파이낸셜뉴스 기자) ()
  • 승인 2008.06.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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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세운 디자인 학교 탐방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삼성디자인학교 SADI.

사디(SADI)로 불리는 학교가 있다. 정식 명칭은 ‘삼성디자인학교(SADI)’. SADI는 ‘디자인 삼성’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땅값 비싼 서울 강남 한복판인 논현동에 디자인 학교가 들어선 것은 ‘삼성의 디자인 경영 철학’이 담긴 학교를 ‘세계적인 디자인 전문학교’로 키우겠다는 삼성의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SADI의 건물은 동관(9층)과 서관(7층) 2개가 마주보면서 서 있는 형태다.

지난 5월23일 SADI 동관의 갤러리는 시끌벅적했다. SADI가 이날 스위스 바젤 대학 그레고리 바인스 교수와 마이클 레너 교수를 초청해 국제 워크숍을 개최한 탓이다. 이날 워크숍 주제는 ‘동서양의 포스터 디자인’과 ‘인터렉티브 월페이퍼’ 두 가지였다. 이날 학생들은 학교 1층에 마련된 전시 공간에 10여 개의 작품을 전시했다. 동시에 학생들은 국내외 교수 앞에서 영어로 작품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이어 국내외 교수와 학생들은 서로의 의견을 토론 형태로 주고받았다.

다시 동관 6층 강의실로 올라갔다. 강의실 입구 로비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탁구를 즐기고 있다. 일단의 학생들은 한쪽에서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강의실 안은 학생들이 작업 중인 작품들로 가득했다. 벽면에는 독특한 포스터와 디자인 모형 등이 붙어 있다. 중앙 탁자를 사이로 양쪽에 개인별 작업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작업 공간에는 자유분방한 학생들의 생각을 반영하듯, 기숙사처럼 무질서하면서도 편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론보다 실무 능력 함양 추구해

이날 워크숍에 참여한 마이클 레너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 매우 인상적이다. 창조력과 열정이 높고 수준도 높은 것 같다”라고 호평했다. 레너 교수는 또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이 애플처럼 디자인에 집중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돈을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을 아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SADI는 본래 이건희 삼성 회장이 ‘디자인’을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선언한 이래 설립된 곳이다. SADI는 삼성의 디자인 경영의 상징이자 산실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SADI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은 SADI에 장학금, 우수한 교수진, 첨단 교육 시설, 공모전 참가 비용 전액 지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

SADI는 이런 삼성의 지원 아래 차별화된 교육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SADI는 이론보다 실무 능력 함양을 추구하고 있다. 산학 협동이라기보다는 산업과 디자인 협동, ‘산디 협동’의 현장인 셈이다.

SADI의 교수진은 최소한 3년 이상의 실무 경험을 쌓은 것도 특징. 실제 삼성전자·제일기획·제일모직 등 삼성그룹의 계열사 임직원들이 교수로 참여해 실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SADI 커뮤니케이션디자인 학과장 김우정 교수는 “SADI의 경쟁력은 실무형 교육을 통한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 육성이다. 기업들과 산학 프로젝트 등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SADI의 또 다른 장점은 글로벌 네트워크다. SADI는 해외 유수의 디자인 대학들과 긴밀한 공조 체제를 구축해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런 SADI의 저력은 세계적인 디자인 대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SADI 학생들은 2006∼2007년 ‘레드닷컨셉트 디자인 어워드’의 컨셉트 어워드 부분을 2년 연속 석권했다. IF디자인 어워드에서도 3개 작품이 입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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