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아성 무너뜨릴까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8.07.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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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강자냐, 패기의 터줏대감이냐 ‘스포츠 패권 대전쟁’ 예고… 육상ᆞ수영 성적이 결과 좌우할 듯
ⓒ로이터
국제올림픽위원회, 즉 IOC는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다’는 올림픽 정신에 따라 공식적으로 올림픽에서 국가별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다만 세계적 통신사와 각 나라의 언론에서 편의상 금메달(일부 국가는 메달 총수) 위주로 순위를 매긴다. 스포츠 강국 미국은 1912년 스톡홀름 대회 때부터 1932년 로스앤젤레스 대회까지 5개 대회 연속종합 1위를 해 최다 연속 종합 1위를 기록했었다. 그리고 올림픽 초창기에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이종합 1위를 한 적은 있지만, 이후에는 미국과 옛 소련이 종합 1위를 번갈아가면서 차지했었다.

그런데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외한 비유럽 국가로서 사상 처음 종합 1위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올림픽 개최국이 종합 우승을 차지한예는 25번의 대회 가운데 8번으로 약 3분의 1 정도이지만, 중국의 경기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데다 홈 그라운드 이점까지 살리면 중국의 종합 1위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중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금메달 15개를 따냈었고,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금메달 5개로 부진했지만, 이후 16개(1992년바르셀로나올림픽), 16개(1996년 애틀랜타올림픽),28개(2000년 시드니올림픽), 32개(2004년 아테네올림픽)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중국의 강세가 예상되는 종목으로는 탁구, 배드민턴, 수영의 다이빙, 체조, 사격, 역도 등이 꼽힌다.

탁구와 배드민턴은 중국이 세계 최강이다. 2004년아테네올림픽에서 각 3개씩 금메달을 따냈던 이 두 종목에서 이번에는 탁구 4개 싹쓸이, 배드민턴은 5개 싹쓸이 또는 4개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다이빙은 아테네올림픽 때 중국이 금메달 6개를 획득한 종목이다. 궈징징, 우민샤 등으로 대표되는 여자 대표팀을 비롯해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무려 9개의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다이빙에 걸려 있는 금메달 8개를 모두 따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남자 체조 역시 중국의 전략종목이라 할 수 있다. 아테네에서는 금메달 1개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5개 이상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 탁구ᆞ배드민턴 강세 … 미국은 육상ᆞ수영 최강

2007년 독일 슈트트가르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 5개, 2006년 덴마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 8개를 따냈기 때문에 최소한 5개는 나온다는 계산이다. 사격과 역도 역시 중국의 전력은 막강하다.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사격에서 4개를 땄지만 이번에는 5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자 공기소총 세계 1위 두리, 남자 10m 공기권총 탄쭝량, 남자 25m 공기권총 딩펭 등이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체급 제한에 걸려 남자 6개 체급과 여자 4개 체급에 나서는 역도에서도 최대 9개, 최소 7개의 금메달이 기대된다.

그밖에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를 획득했던 조정, 세계 랭킹 1위이면서 2연패를 노리는 여자 배구, 최근 급상승하고 있는 복싱, 태권도, 유도등에서도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육상 남자 1백10m 허들 류시앙은 최근 쿠바의 다이론 로블레스가 12초87로, 류시앙의 세계기록을 0.01초 앞섰지만 역시 금메달을 따내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최소 42개, 최대 47개의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메달밭인 육상에는 모두 4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어 28개 종목 가운데 가장 큰 금메달 텃밭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07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4개를 휩쓸어 종합 우승을 차지했었다.

수영에는 육상보다 1개 적은 4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육상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금메달을 가장 많이 가져갈 전망이다. 미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사상 최다인 금메달 12개를 목에 걸었고, 올림픽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진 2007년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20개를 따내며 절반을 쓸어갔다.

따라서, 미국은 육상과 수영에서만 34개의 금메달을 따낼 수 있다.

그밖에 미국의 금메달이 가능한 종목은 태권도,복싱, 레슬링, 양궁, 야구, 비치발리볼, 승마, 카누와 조정, 역도, 테니스, 사격, 남녀 농구, 소프트볼등이다. 미국은 육상·수영 외에 다른 종목에서 최소한 8개, 최대 15개를 추가해 45개 안팎의 금메달을 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종합 1위 다툼은 육상과 수영에서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금메달을 얼마나 잠식해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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