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명단에 이런 인물도…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08.08.0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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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례 모녀, 오빠ᆞ외조모까지 동원해 친박계 의원에 집중 기부

고액 후원금 기부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상당히 주목해볼 만한 인물을 포함해서 의외의 인물이 많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이는 양정례 친박연대 의원과 그 일가족이다. 양의원은 당시 친박연대 소속이었던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과 이규택 공동대표, 손상윤 후보에게 각각 5백만원씩을 기부했다. 양의원의 모친인 사업가 김순애씨(59) 역시 이대표와 친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과 친박 성향 무소속인 현경대 전 의원에게 각각 5백만원씩을 후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의원의 오빠인 양 아무개씨(36)도 당시 친박연대 소속이었던 홍의원과 박종근 의원에게 각각 5백만원씩을 후원했고, 외할머니 유 아무개씨도 손후보에게 후원한 것으로 명단 확인 결과, 새롭게 드러났다. 양의원 일가족이 친박계 의원 6명에게 모두 4천5백만원을 집중적으로 기부한 것이다.

지난 2006년 이른바 ‘김재록 게이트’ 사건을 불러일으켰던 ‘금융계의 마당발’ 김재록씨(49)가 고액 후원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것도 발견되었다. 김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지원 의원(무소속)에게 5백만원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당시 부실 기업 인수를 도와주겠다며 기업체들부터 수십억 원을 받고, 전 산업은행장에게 미화 1만 달러의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되었다. 지난 5월 서울고법은 김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추징금 26억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수감 생활을 같이 하며 친해졌다”라고 밝혔다.

▲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 의원과 모친인 김순애씨가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제 테니스’ 논란 선병석씨는 1천만원 기부

선병석씨(54)도 눈에 띈다. 그는 서울시테니스협회장 출신으로 지난 2006년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불거진 ‘황제 테니스’ 논란의 당사자이기도 했다. 그는 당시 국가대표 출신 테니스인들을 동원해서 이대통령과 함께 테니스를 치게 하고 테니스장 사용료를 미납하는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다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 박중원씨의 주가 조작 및 횡령 혐의에 관한 검찰 조사에서 관련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선씨는 이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나, 이번 후원자 명단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친박계의 핵심 인사인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에게 각각 5백만원씩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탁구협회 내분 사태를 책임지고 탁구협회장직을 사임했던 천영석씨(80)도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에게 각각 5백만원씩 총 1천만원을 후원했다.

노재봉 (주)효성 전무이사(49)는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해, 유승민·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강봉균 민주당 의원 등에게 두루두루 5백만원씩을 후원하고 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57)은 한나라당 진영 이주영, 신영수 의원과 민주당 신기남 전 의원에게 각각 5백만원씩을 기부했다. 사실상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대신해서 후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전무는 회장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특이한 것은 정윤택 효성 부사장(54)의 경우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에게 5백만원을 후원하면서 직업란에는 ‘효성그룹 전경련회장’으로 기재해놓고 있다는 점이다.

서로 상반된 이미지이면서 후원자와 정치인의 조합이 된 경우도 있다. 1985년 미문화원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던 함운경 전 열린우리당 중앙위원(45)은 한나라당 소속의 정태근 의원에게 5백만원을 후원해서 눈길을 끌었다. 정의원이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함 전 위원과 학생운동을 했던 인연 때문이다. 김수길 중앙일보 편집인(55)은 ‘친노’의 대표적 정치인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에게 5백만원을 후원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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