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나와라 뚝딱” ‘돈’메달이 되고~
  • 기영노 (스포츠 평론가) ()
  • 승인 2008.08.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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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포상금을 얼마나 받고 또 어떤 혜택을 받을까? 한국 선수들이 벌어들일 수입을 예상해보았다.

ⓒAP연합 ⓒ연합뉴스

2008 베이징올림픽 8관왕에 오르며 올림픽 역사를 새로 쓴 ‘수영 황제’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는 앞으로 1억 달러(한국 돈으로 약 1천억원) 이상의 거액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펠프스의 에이전트 피터 칼리슬은 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8월19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펠프스가 광고 및 후원 계약으로 1억 달러를 벌 수 있다”라고 말했다. 펠프스는 ‘올림픽 8관왕’의 대위업을 달성해 스피도 등 후원 기업으로부터 이미 5백만 달러(약 52억원)가량을 받았다. 스피도는 펠프스가 1972년 마크 스피츠가 갖고 있던 올림픽 7관왕을 달성하면 100만 달러를 주기로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펠프스가 앞으로 벌어들일 수입에 비하면 5백만 달러는 이른바 껌값이다.

박태환, 포상금만 4억원 넘어…CF 한 편당 10억원 예상

올림픽 8관왕을 달성한 이후 펠프스를 마케팅과 연관시키려는 제안이 하루에 수십 건 넘게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펠프스가 벌어들일 가장 큰 금액은 후원 계약에서 나온다. 이미 수영용품 브랜드 스피도, 힐튼호텔, 올림픽 공식 기록 계측 업체 오메가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는 펠프스는 앞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로 계약을 할 수 있다.

펠프스의 1천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나라 금메달리스트들도 ‘돈방석’에 앉게 될 것 같다.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릴 선수는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200m에서 은메달을 각각 따내 한국의 올림픽 역사를 다시 쓴 박태환이다.

그러면 박태환의 수입을 계산해보자. 이미 대한체육회로부터 7천5백만원 지원 증서를 받았다. 대한체육회는 금메달리스트에 5천만원, 은메달리스트에게 2천5백만원, 동메달리스트에게 1천5백만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후원 기업인 SK텔레콤으로부터 1억5천만원을 받는데, SK텔레콤은 박태환이 금메달을 따면 1억원, 은메달이면 5천만원, 동메달이면 3천만원을 주기로 했었다. 또 다른 후원사인 스피도는 메달을 딸 경우 색깔에 상관없이 5천만원을 주기로 했다. 수영연맹의 포상금도 1억원 정도 된다. 이밖에 국민체육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금메달 연금으로 평생 매월 100만원씩 받고, 각종 대회의 입상 성적으로 쌓아올린 기존의 점수와 은메달 포상금을 합산해 일시금 3천만원을 받는다. 박태환이 일시불로 받게 되는 포상금은 매월 100만원씩 받는 연금을 빼고 대충 계산해도 4억원이 훨씬 넘는다.

CF까지 합치면 그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실로 엄청나다. ‘몸값’이 오른 박태환은 CF 한 편당 10억원 안팎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박태환의 아버지는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후 이미지에 맞는 몇 편의 CF에만 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0편만 출연해도 100억원이 넘는다.

남자 유도 -60kg급에서 1회전부터 결승전까지 5경기를 모두 한판으로 이기며 올림픽 사상 가장 통쾌한 금메달을 차지한 최민호는 “부모에게 집을 마련해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최민호는 대한체육회로부터 이미 5천만원짜리 증서를 받았고, 대한유도협회에서 같은 금액, 즉 5천만원을 받게 된다. 그리고 소속팀인 마사회에서 2억원을 받는다. 최민호는 2004 아테네올림픽 동메달과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등을 따 이미 국민체육연금관리공단 연금 점수가 69점이나 되는데, 이번에 금메달로 90점을 더해 1백59점이 된다.

이 가운데 1백10점은 매월 100만원씩 받는 데 빠져나가고, 나머지 49점은 10점이 넘어갈 때마다 일시금으로 5백만원씩이 책정되어 이번에 2천만원을 일시금으로 받는다. 따라서 최민호는 매월 100만원씩 받게 되는 연금을 제외하면 3억2천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최민호도 곱상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많은 국민에게 워낙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놓아 적잖은 CF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배드민턴의 이효정·이용대 조는 무려 5억원의 포상금을 받게 된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이 배드민턴에 걸려 있는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싹쓸이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자 이를 저지하겠다며 금메달 포상금을 지난 아테네올림픽 때보다 3배나 많은 3억원으로 올렸다. 소속팀 삼성전기에서도 최소한 1억원 이상의 보너스를 책정해놓고 있고, 대한체육회 포상금(5천만원)과 연금 등을 합하면 두 사람에게 적어도 5억원 정도가 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국민체육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받는 포상금과 연금까지 감안하면 6억원이 된다.

아테네올림픽 때보다 포상 수준 높아 모두 ‘돈방석’ 앉을 듯

양궁 대표선수들도 아테네올림픽 때보다 훨씬 많은 포상금을 받게 된다. 양궁 선수들은 아테네올림픽 당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해 회장사인 현대·기아차로부터 포상금 4억원을 포함해 투싼·스포티지 자동차 10대 등 6억원 상당의 포상금은 받았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아테네올림픽에 비해 성적이 약간 떨어졌지만, 현대·기아차는 포상금 액수를 늘리고 자동차도 투싼 등에서 모하비 수준으로 높여 포상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격 남자 공기소총 10m에서 은메달, 권총 5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진종오는 KT와 한화그룹에서 각각 1억3천만원과 5천4백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양궁 선수들과 진종오 모두 대한체육회 포상금 등을 합하면 최소한 3억원을 넘게 받는다.

여자 역도 플러스 75kg급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장미란은 대한체육회로부터 5천만원짜리 연금증서를 받았다. 소속팀인 고향시청은 금메달에 6천만원의 포상금을 걸었는데, 세계 신기록을 세울 경우 20%의 인센티브를 포함해 7천2백만원을 주기로 했었다. 장미란은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와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으로 국민체육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이미 매월 100만원씩의 연금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금메달에 대한 연금은 일시금으로 4천5백만원을 받는다.

장미란의 포상금은 대략 1억6천2백만원밖에 안 된다. 그러나 역도연맹이 어느 정도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고, CF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 장미란의 수입은 당장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금메달리스트들이 받는 연금 및 포상금에 대한 세금은 어떻게 될까? 대한체육회(5만 달러)와 국민체육연금관리공단(매월 100만원)에서 주는 포상금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하지만 해당 경기 단체나 선수가 소속된 기업에서 포상금을 받는 경우에는 세금을 내야 한다. 경기 단체나 소속 업체에서 받은 포상금은 ‘기타소득’에 해당한다. 따라서 내년 5월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다른 소득과 합산해 소득세를 내야 한다. 종합소득세율은 금액에 따라 8~3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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