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힘은 독자에게서 나온다
  • 김재태·김진령 기자 (purundal@yahoo.co.kr)
  • 승인 2008.10.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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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이 지난 19년 동안 최고의 시사 주간지로서 정상의 위치를 지켜올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독자들의 아낌없는 비판과 성원이 큰 힘이 되어주었다.

매년 그러하지만 창간 19주년을 맞는 올해도 <시사저널>에 주어진 의미와 감회는 각별하다. 19년은 실질적인 성년을 뜻한다는 점에서 책임감 또한 무겁다. <시사저널>이 창간한 후 19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 사회에 어느 한순간 격동기가 아닌 때가 없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변화와 굴곡 또한 적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도 촛불 정국, 멜라민 파동, 세계적 금융 위기 등 우리 사회와 시민들을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굵직한 이슈들이 꼬리를 물며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사실과 진실을 등불처럼 밝히겠다’는 정신과 철학으로 창간한 <시사저널>이 19년이 지난 지금에도 정론지로서 수행해야 할 임무가 막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진실을 추구하고 허위를 배격하는 참언론을 구현한다’는 <시사저널>의 사시(社是)는 그래서 오늘에도 유효하다.

<시사저널>이 지난 19년 동안 최고의 시사 주간지로서 정상의 위치를 지켜올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독자들의 아낌없는 비판과 성원이 큰 힘이 되어주었다. <시사저널>은 창간 19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의 모든 힘은 독자로부터 나온다는 소중한 원칙을 되새기고자 상징적인 독자들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시사저널>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종합적 보도가 매력 ... 사람 사는 이야기도 많았으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거주하는 창간 독자 고태정씨. ⓒ시사저널 임준선

고태정씨는 지난 1989년 <시사저널> 창간 때부터 정기 구독을 하고 있다. 그때 그는 식당을 경영하는 41세의 중년이었고, 지금은 손주를 돌보는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시사저널>을 열독하고 있다.  “당시에는 너무 바빠서 신문을 볼 시간이 없었다. 잡지는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시사저널>이 창간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기 구독을 신청해서 지금까지 보고 있다.”   

 고씨는 7년 전 사업을 접은 이후 친구 사무실에서 일을 거들다가 지난 3월 첫 손주를 보면서 손주 보는 재미에 빠져 살고 있다. 그는 1남(34) 1녀(33)의 자녀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일부러 <시사저널>을 그들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두고 읽기를 유도했다고 한다. 그 아이들이 지금은 모두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전문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고씨는 ‘시론’을 꼭 챙겨 읽는다면서 자신의 바람을 털어놓았다. “내 나이대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나, 그런 것이 궁금한데 실버 페이지를 한 면이라도 고정적으로 실어줬으면 한다.”

 그는 나이가 있는 만큼 건강 관련 기사를 열심히 읽을 것 같지만 “건강만큼은 자신 있어서인지 오히려 경제 기사를 더 열심히 본다”라고 했다. 실제 은퇴 이후 인터넷을 이용해 직접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 은행원의 권유에 따라 펀드 상품에 넣었다가 손해를 보았다고 한다.    

 지난해 <시사저널>이 내홍을 겪을 때는 무척 안타까웠다고 했다. 고씨는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시사저널>이 더욱 굳건하게 발전하리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사회 보는 안목 키워준 '정다운 친구'로 함께 성장"

▲ 창간 연도에 태어나 1년 전 정기 독자가 된 이상민씨. ⓒ시사저널 이종현

대학 초년생인 이상민씨는 여느 10대들이 그렇듯 대중문화와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특히 전공이 스포츠(장안대 태권도학과)인지라 여러 스포츠를 즐겨보는 편이다. 신문이나 잡지, 방송을 볼 때도 중요한 경기 소식부터 맨 먼저 찾아본다.

그러던 그의 관심 분야가 차츰 폭을 넓히게 된 것은 <시사저널> 덕분이었다. 그는 외삼촌의 권유로 1년 전부터 정기 구독을 하면서 여러 시사 문제와 관련한 기사도 빠짐없이 챙겨보며 사회를 보는 안목을 키워가고 있다.

요즘에는 <시사저널>이 배달되면 가족들 가운데 가장 먼저 달려가 집어드는 열성 독자가 되었다고 한다. 학교 생활을 하는 데도 <시사저널>은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 매주 빼놓지 않고 <시사저널>을 열독한 덕분에 친구들과의 대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소득이다. “아무래도 대학생이다 보니까 친구들과 사회 문제에 대해서 자주 얘기하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시사저널>에서 본 분석 기사 등이 많은 도움이 되곤 한다.”

이상민씨에게 <시사저널>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또 있다. 이씨의 출생 연도는 <시사저널>이 창간한 해와 같다. <시사저널> 편에서 보면 이른바 ‘창간둥이’라 할 수 있는 동갑내기이다. 그래서 자신이 구독자가 된 후에 맞는 <시사저널> 창간 19주년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나이도 나와 같고 해서 더 친근한 느낌이다.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는 말로 그 의미를 표현했다.

스포츠를 전공하는 학생답게 그는 지난 여름 올림픽에 푹 빠져 지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뛰는 경기는 시간이 나는 대로 열심히 찾아서 시청했다. 그때도 그는 <시사저널>의 도움을 적잖이 받았다고 한다. 여러 관련 기사도 유익했지만, 무엇보다 올림픽 특집으로 채운 별책부록이 유용하게 쓰였다. 부록에 들어 있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 일정표 덕에 보고 싶었던 경기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그 또래 친구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로 인터넷을 통해 접하지만, 자주 갈증을 느낀다고 했다. 이른바 ‘낚여서’ 클릭해 들어가보면 엉뚱한 내용이 있거나 깊이 있는 내용이 없어 허탈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에 <시사저널>은 중요한 사회 이슈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해줄 뿐만 아니라, 한 주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어서 그런 갈증을 해소하는 데 더없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자신과 함께 나이 들어가면서 <시사저널>이 성장하는 것을 계속 지켜보고 싶다는 이씨는, 장차 태권도 지도자가 되어 해외에 나가 있더라도 <시사저널>이 자신과 한국 사회를 이어주는 ‘정다운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깊이 있는 내용이 좋아... 자영업자들에게 힘이 되기를"

▲ 경기도 수원시에서 2004년부터 을 애독해온 주현숙씨 부부. ⓒ시사저널 임준선

지난 2004년부터 <시사저널>을 구독하고 있는 주현숙씨는 요즘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남편과 함께 처음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업 주부로 집안에만 있던 주씨는 남편과 함께 경기도 수원 봉담에 ‘옻노리 장작구이’라는 오리 훈제 바비큐집을 연다. 자동차 판매직에서 일하던 남편 역시 자영업에는 처음 손을 대는 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성실하게 창업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순조롭게 가게를 운영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남편은 개점을 앞두고 봉담에 상주하고 있고, 주씨는 아이들 때문에 서울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주씨와 <시사저널>과의 인연은 결혼하기 전 직장 동료가 보던 것을 빌려보면서 시작되었다. “그때는 언니가 보던 것을 빌려봤는데 정보가 많이 담겨 있어서 챙겨보기 시작했다.”

주씨는 2002년 결혼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주부로 생활하다가 2004년 <시사저널>을 정기 구독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시사저널>의 장점에 대해 “내용에 깊이가 있어서 좋다”라고 평했다. 단점을 지적해달라고 하자 “분량이 좀 적은 것 같다. 하루면 다 본다”라고 아쉬워했다. 즐겨 읽는 기사는 경제·사회 쪽으로 최근호 <시사저널> 기사 중에는 “최진실씨 기사와 증시 관련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라고 했다.

주씨는 “자영업자들이 요즘 많이 힘들다.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때라 창업을 준비하는 데도 더욱 공을 들였다. <시사저널>이 나 같은 창업 초보생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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