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잘 두면 여의도가 보인다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08.10.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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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와신상담 끝에 돌아온 김현철씨
ⓒ시사저널 우태윤

‘장고가 돌아왔다.’
‘김영삼(YS) 정권의 소통령’ 김현철(48·거제미래발전연구소장)씨가 마침내 정치권으로 귀환했다. 그는 1998년 조세 포탈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뒤 쓸쓸히 ‘중앙 무대’를 떠났었다. 이후 총선이 있을 때마다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정계 진출을 노렸으나 한나라당 공천에서 번번이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김씨는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자리에 내정되었다. 아직 이사회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지만 당 지도부에서 밀어붙이는 형국이라 사실상 취임 절차만 남은 셈이다. 김씨가 와신상담하며 정치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된 데는 역시 아버지의 역할이 컸다. YS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정권 창출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상황이 달라졌다. 김씨가 공천을 신청했다가 또 떨어진 데다 측근인 김무성 의원도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의원의 선거사무소를 찾은 YS는 “실패한 공천, 잘못된 공천”이라고 비난하면서 “한나라당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이후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인사 파문으로 코너에 몰린 이대통령이 YS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 후 다시
‘해빙 모드’로 전환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김씨의 여의도연구소행(行)이 가시화하자 ‘보은 인사’ ‘YS 달래기’라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당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여권의 대화합 차원에서 김씨를 감싸안아야 한다’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지만 ‘부적절한 처신을 했던 인물을 받아들여서야 되겠느냐’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과연 ‘황태자’의 정계 복귀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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