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택시는 불황의 계곡 가볍게 넘을까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8.12.09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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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cc급 경차 택시가 곧 선을 보인다고 한다. 택시기사들은 LPG 연료 소비를 줄일 수 있어 좋고 승객들은 좀더 싼 비용으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어 서로에게 번뜩이는 소식이다. 주판알을 알차게 튕겨 1천6백cc급 준중형 택시 9대를 운행하는 택시회사의 사례를 보자. 현행법상 ‘중형 택시는 1천5백cc 이상의 승용차’로 규정되어 있어 준중형을 과감히 도입했다. 중형 택시보다 연료비가 30% 이상 절감되어 요즘 같은 불황에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성공 사례를 다른 회사들로 확대하기 위해 정부와 한나라당이 ‘택시 및 운송업 대책 태스크포스’까지 구성해 경차를 택시로 활용하는 방안을 담은 법안을 준비 중이다.

경차 택시에 대한 수요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정부가 지난 11월 실시한 ‘생활 공감 아이디어 공모전’에도 경차 택시를 도입해 달라는 의견이 접수된 바 있다.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은 당시 공모전 결과를 소개하면서 “택시 배기량을 다양화해 승객들 입에서 ‘경차여도 타보니 좋더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다양한 민심을 전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 길거리의 택시들이 늘어나면서 서비스 질은 오히려 나빠졌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단거리 고객의 승차를 거부하기 일쑤였고, 과속 운행을 일삼는 택시들이 허다했다. 승객에게 거스름돈을 주면서 100원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꿀꺽하는 기사들도 있다. 한 번쯤 이런 경험을 해본 고객이면 택시를 타고 난 뒤의 기분이 별로 유쾌하지 않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이렇게 아등바등 벌어도 택시 기사들의 주머니 사정은 팍팍하다. 이번에 나온 ‘택시산업 종합 대책’이 택시기사도 만족하고 승객들도 만족하는 윈윈의 결과를 낳았으면 한다. 더 나아가 불황의 계곡을 넘어 누구라도 택시를 탔을 때 ‘먹고살기가 좋아졌다’라는 말을 들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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