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들과 불화 끝 자진 사퇴로 ‘강판’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9.06.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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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사무총장 복귀 무산된 이상국 전 사무총장

 

ⓒ연합뉴스

 

이상국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의 복귀가 결국, 자진 사퇴라는 방식으로 일단락되었다. KBO는 지난 4월30일 1999년부터 7년간 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는 이 전 총장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내정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승인 요청 서류를 세 차례나 되돌려 보내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많은 야구 관계자도 이 전 총장의 선임 소식을 듣고 우려를 표했다. 우선 야구계의 한 축을 이루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 전 총장을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다. 이 전 총장을 내정하기 이틀 전, 손민한 선수협의회 회장이 갑자기 선수 노조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2000년 선수협의회 파동 때 구단측 입장에서 온몸으로 선수들을 막아섰던 인물이 이 전 총장이었기 때문인 듯하다.

야구인들 역시 반감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전 총장은 비야구인 출신으로 재임 기간 중 야구인을 가장 배척했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야구계에 쓴소리를 마다않는 김성근 감독(SK와이번스)은 한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룰을 어긴 탓에 수년 전 한국야구위원회를 떠난 사람이 사무총장으로 복귀해도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는 조직이 바로 KBO”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전 총장은 여의도 정치와 친했던 인물이다. KBO 사무총장이 무슨 이유로 국회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주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그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펜스 광고와 관련해서 커미션을 받아 배임수재 혐의로 긴급 체포되기도 했다. 비록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하지만 대법원도 청탁과 금품을 받은 점은 인정했다.

이 전 총장의 승인을 거부한 문체부의 속내는 알 길이 없다. 다만, 문체부가 승인을 거부한 사람이 “어린이에게 꿈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범한 프로야구의 실무 책임자로 어울리지 않았던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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