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만 보급’은 세계화 아니다
  • 이석 (ls@sisapress.com)
  • 승인 2009.09.2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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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에서 열린 한글 세계화 추진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지난 7월 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가브랜드위원회 제2차 보고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화부는 국가 브랜드 10대 과제 중 3개 과제인 ‘한국어 해외 보급 확대(세종학당)’ ‘태권도 명품화’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에 대한 추진 성과와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한국어 해외 보급 확대 및 한글 세계화’이다. 문화부는 오는 2010년까지 온라인 학습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U-세종학당을 구축할 예정이다. 2011년까지는 전세계 한국어 보급 브랜드를 ‘세종학당’으로 통일한다는 복안이다. 세종학당의 수도 지금보다 45개나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9일 한글날 기념식에서 ‘1단계 U-세종학당 시스템 보고대회’를 개최한다. 내년 말까지는 관련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U-세종학당은 온라인에서 나아가 다양한 미디어로 한글 공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아울러 세종학당 브랜드화를 위해 공동 브랜드 사용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화부 발표를 보면 중요한 것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정책 상당 부분이 세종학당에 쏠려 있다는 것이다. 국회나 학계에 따르면 한글 세계화는 한국어와 함께 문자를 보급하는 시스템으로 이원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세종학당의 경우 한국어 보급에 그치고 있다. 한글 세계화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문자 보급도 고려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한 학계 관계자는 “학자들이 개별적으로 한글을 보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 없이는 찌아찌아족의 한글 채택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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