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으로 가는 길 ‘문턱’ 없애 편안하게
  • 이경희 인턴기자 ()
  • 승인 2009.12.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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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유기농 식당 탐방 / 청미래·달팽이밥상 등, 식재료 직접 공수해 요리

▲ 달팽이밥상 정식 메뉴에는 보통 10~12가지 기본 반찬이 오른다. ⓒ시사저널 임영무

건강한 먹을거리는 모든 사람의 최대 관심사이다. 요즘 트렌드는 ‘웰빙’을 한층 넘어선 ‘유기농 음식’이다. 여기에 맞추어 유기농을 재배하는 농가와 유기농 식자재를 취급하는 유기농 식당도 늘어났다.
<시사저널>은 요즘 뜨고 있는 유기농 식당들을 찾아가 보았다.

서울 목동에 본점이 있는 친환경 패밀리레스토랑 ‘청미래’는 70~80 가지의 음식을 갖춘 유기농 뷔페이다. 유기농 밀 막걸리, 발효 찐빵, 토종닭 초개 무침, 콩 닭강정, 곡물고기 쌀 만두, 박오가리정과 등 특이한 이름의 유기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논과 밭에서 나는 곡물과 채소는 물론이고 육류와 해류 등 유기농 식재료를 고르게 준비했다. 20년째 자연식운동을 펼치고 있는 민형기 사장은 7년 숙성 토종콩 약된장과 현미 조청, 약초 효소차, 효소 식초 등을 직접 만들어 음식의 맛에 풍미를 더했다.

청미래는 잠실에 2호점이 있다. 2호점인 잠실점은 울진군과 결연을 맺어 친환경 농수산물을 직접 공급받는다. 매장에 가면 현지에서 만든 농수산 특산 가공품 등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민형기 사장은 “전 국민이 하루 한 끼만 자연식을 해도 각종 질병과 사회 병리 현상이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 서교동에 있는 ‘문턱 없는 밥집’은 평균가를 웃도는 유기농 식사에 대해 돈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고려한 식당이다. 돈이 없는 사람도 청정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점심 식사 가격은 ‘자유’이다. 점심 메뉴는 목적 사업이니만큼 비빔밥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가격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공짜 밥을 먹기도 하지만 자율적으로 6만원까지 지불하는 사람도 있다. 점심 식사 때는 ‘빈그릇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친환경이 완성되려면 조리 과정에서, 먹는 과정까지도 친환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문턱 없는 밥집의 철학이다. 점심 때 제공되는 ‘계절 비빔밥’을 절에서 스님들이 하는 ‘발우 공양’ 방식으로 먹도록 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국과 강된장에 환경과 주인의 철학까지 비벼 먹는 비빔밥은 그래서 더 일품이다. 심재훈 매니저는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농촌을 살리고 지구 환경도 살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점심은 늘 적자이지만 저녁에는 정상적으로 식당을 영업한다. 계란찜과 오징어(또는 돼지) 볶음, 야채전이 포함된 주안상 메뉴(3만원), 여기에 친환경 쌀 막걸리를 포함한 참살이 세트(3만5천원), 막걸리 대신 버섯전골을 추가한 잔치상 세트(5만원) 등이 있다. 모든 식재료는 산지에서 직접 공수하거나 두레생협 등을 통해 공급받으며 친환경 재료이다. 서교동이 본점이고 인천 계양구청 앞에 2호점이 있다.

▲ 청미래는 한식 뷔페로 70~80가지 음식을 내놓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에코밥상, 환경운동연합 등과 함께 안전한 먹을거리 운동도 전개

오는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가 열리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 팔당에 있는 유기농 단지이다. ‘달팽이밥상’은 팔당 지역에서 유기농을 하는 농민들이 만든 농업법인 팔당오가닉후드㈜에서 낸 밥집이다. 현재 서울 수서동에 위치해 있다. 청미래, 문턱 없는 밥집과 마찬가지로 농산물은 물론 양념까지 모든 식자재가 유기농이다.

매주 월·수요일에 팔당 유기농 단지에서 직접 배송을 받는다. 매니저인 김은숙씨는 “손님들이 식사 후 속이 편안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피부가 예민한 손님들도 유기농 식단에 관심이 많아 식당을 자주 찾는다”라고 말했다. 정식 메뉴 반찬은 10가지에서 12가지 정도이다. 식당에서 유기농 반찬을 살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곰치, 곤드레, 매실, 부지깽이 장아찌 등 8가지 정도의 장아찌류가 식당에 준비되어 있다. 100g에 3천원이다. 달팽이밥상의 반찬은 ‘초록마을’과 목동 ‘현대백화점’ 반찬 코너에도 납품되고 있다. 김씨는 “달팽이밥상은 앞으로 매장에서 떡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에 자리 잡은 ‘에코밥상’은 식당 이름에서부터 친환경을 표방하는 식당임을 눈치 챌 수 있다. 에코밥상은 ‘에코생협’ 및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안전한 먹을거리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메뉴는 친환경 상차림과 친환경 요리로 나누어진다. 상차림 메뉴는 우리콩 된장찌개 정식, 육개장 정식, 녹두 삼계죽 등으로 가격은 9천원에서 1만2천원까지이다. 요리 메뉴로는 우엉 잡채, 표고 탕수, 삼겹살 찜, 닭 견과 강정 등이 있다. 가격은 1만7천원에서 3만8천원까지이다. 도시락 메뉴를 포장해갈 수도 있다. 도시락 포장은 일회용기를 극도로 제한해 사용하며 비닐봉지는 생분해 비닐을 사용한다. 호일도 알루미늄 호일 대신 종이 호일을 쓰며 무표백·무형광 물질 냅킨을 사용한다.

영국의 유기농 브랜드인 ‘데일스포드오가닉’ 유기농 레스토랑에서는 유기농으로 만든 영국식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원재료부터 소스까지 유기농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서양식 메뉴에 비해 자극이 없고 조금은 밋밋하기까지 하다. 데일스포드오가닉은 영국 첼시 지방의 스테포드셔와 코츠월드에 있는 친환경 유기농 농장에서 재배된 식재료로 제품을 생산해내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레스토랑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있다. 매장 한쪽에서 각종 유기농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화덕에 구운 유기농 계란과 훈제 연어에 부드러운 화이트 와인 소스를 곁들인 ‘메이크드 에그’가 1만4천원이고, 새로 추가된 메뉴 중에서는 강황과 겨울 홍합이 어우러진 ‘홍합크림 파스타’(1만1천5백원), 채식주의자를 위한 ‘단호박 보리쌀 리조또’(1만2천원) 등이 잘나간다. 샌드위치 종류는 7천~8천원 수준이다.

오리온그룹이 운영하는 ‘마켓오’는 퓨전 한식을 기본으로 다양한 유기농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다. 직접 개발한 소스를 사용하며 두부 스테이크, 콩 샐러드, 망고와 게살로 만든 ‘망고 까르파치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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