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유니버셜’은 펀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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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2.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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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저축성 보험 상품이어서 10년 지나야 수익 기대…5년 내 해약시 원금 상당 부분 손실 볼 수도

 

▲ 변액연금보험이나 변액유니버셜보험은 노후 대책의 일환으로 가입하는 보험이므로 단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 ⓒ시사저널 이종현

군에서 하사관으로 근무하는 허영만씨는 얼마 전 보험설계사로부터 2년 만기 변액유니버셜보험에 가입했다. 보험설계사는 2년만 지나면 찾을 수 있고 연 수익률 8%가 되지 않으면 차액을 자신이 채워주겠다고 말하며 상품을 권했다.

허씨의 월 급여는 1백50만원 선. 그는 보험설계사의 말을 믿고 적금과 펀드를 해지한 뒤 변액유니버셜 상품에 월 40만원씩 불입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주식시장이 살아나자 펀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펀드에 관심이 높아지면 덩달아 판매가 늘어나는 상품이 있다. 바로 보험사의 변액유니버셜보험과 변액연금보험이다.

문제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이나 변액연금보험은 분명 펀드와는 확연히 다른 상품인데도 마치 펀드처럼 이러한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설계사들이 많다는 점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 잠시 주춤하던 장기 투자형 저축보험들에 대한 불완전 판매가 다시 극성을 피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후 연금 마련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용해야

변액유니버셜보험이나 변액연금보험은 장기 저축 자금이나 노후 연금 마련을 목적으로 판매되는 저축성 보험 상품이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보험과 저축의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는 상품이며 장기적인 목돈을 마련하는 데 적합하다. 변액연금보험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상품이다.

둘 다 보험 상품이기 때문에 펀드의 수수료나 보수와 같은 사업비가 가입 후 5~6년 동안 집중적으로 빠져나간다. 이 기간에 빠져나가는 보험 상품의 사업비는 펀드의 수수료나 보수보다 4~5배 이상 많다. 이렇다 보니 가입 후 평균 5년 정도가 지나야 불입한 원금 정도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허씨에게 변액유니버셜보험을 추천한 설계사 말대로 2년 후에 해약하게 되면 원금의 상당 부분을 손해 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주식형 펀드는 주식시장이 좋을 경우에는 가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가 있다. 하지만 변액유니버셜과 같은 저축성 보험은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도 앞서 언급한 사업비로 인해 2년 이내에 원금 이상의 수익을 내기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장기 저축성 보험 특성상 펀드와 비슷한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10년 이상의 많은 기간이 필요하다.

앞에 등장한 보험설계사가 2년만 지나면 찾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무슨 의미일까? 가입 후 2년이 경과하면 불입을 중단할 수 있고, 해약할 때 찾을 수 있는 환급금의 50% 이내에서 중도 인출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런 기능만을 강조하면서 판매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하지만 변액유니버셜보험은 5~6년 이상이 지나야 원금 이상의 돈이 쌓이면서 사업비 부담도 줄어들어 돈이 제대로 불어나는 구조이다. 

모든 보험 상품은 10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용해야 한다. 10년 이내에 사용할 자금이라면 예·적금 또는 펀드 상품을 이용해서 원하는 자금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단기 자금을 보험 상품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는 판매 직원의 말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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