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몸 태워 통일의 불꽃 피우는 남자
  • 소종섭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10.02.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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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윤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이사장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83·사진 왼쪽)는 이른바 ‘학현학파’의 대부이다. 한국 경제학계에 계량경제학을 도입한 선구자로 4·19 혁명 때 교수단 시위에 가담하는 등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다. 1980년 신군부가 등장하면서 강단에서 쫓겨난 경험도 있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이정우 경북대 교수,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그의 제자이다.

그가 하는 여러 가지 일 가운데 하나가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이하 연탄나눔운동)’ 이사장으로서의 역할이다. 지난 2월25일 변이사장은 연탄나눔운동에서 북한에 지원하는 연탄 5만장을 25t 트럭 여덟 대에 나눠 싣고 북한 개성을 방문했다. 이날 비가 부슬부슬 내렸지만 변이사장은 북한 주민 80여 명, 남한에서 간 10여 명 등과 함께 직접 차에서 연탄을 하역했다. 북측에 연탄 1천만장 전달을 기념하는 날이어서인지 북한측에서는 이날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명승지지도총국 국장이 직접 나왔다. 변이사장은 “우리가 베풀기 위해 연탄을 가져온 것이 아니다.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왔다”라고 말했다.

변이사장은 2004년. 남한의 어려운 이웃들은 물론 북한 주민들에게도 연탄을 지원한다는 모임의 발족 취지에 공감해 연탄나눔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연탄나눔운동은 2004년 금강산 온정리 지역 35만장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북한 금강산과 개성에 1천만장의 연탄을 지원했다. 돈으로 계산하면 50억원에 해당한다. 변이사장은 고령임에도 그동안 개성과 금강산 일대에서 펼친 ‘북녘 나무 심기’ 행사에도 적극 참가했다. 그는 “나무 심기 사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북녘 민둥산도 대체 에너지가 없다면 나무 심기 사업을 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연탄 1천만장을 지원한 것은 나무 1천만 그루를 심은 것과 의미가 같다”라고 강조했다.

변이사장이 이끄는 연탄나눔운동에 참가해 지금까지 방북한 각계 사람은 4천명이 넘는다. 단순히 연탄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연탄’을 통해 남북 화해에 기여한 측면이 크다. 변이사장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대북 지원 사업을 펼쳐왔기 때문에 남북의 반응이 좋다. 남측 배달 요원과 북측 주민들이 함께 연탄을 하역하기 때문에 얘기도 주고받는 등 민족의 정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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