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경쟁’만 남았나
  • 조진범 | 영남일보 정치팀장 ()
  • 승인 2010.05.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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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 김범일 대구시장-김관용 경북지사 등 한나라당 후보 ‘그들만의 리그’ 가능성

TK(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독점 구조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지역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 대다수가 한나라당 공천에 목을 맸다. 철저히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졌다. 국회의원의 ‘입김’은 더 강화되었다. 한나라당 공천 과정에서 당협위원장과의 협의가 명문화된 탓이다. 현재 TK에서 경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당협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이 독차지하고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경선 없이 한나라당 공천 티켓을 거머쥐었다. 무혈 입성인 셈이다. 야권 후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이승천 대구시당위원장, 민주노동당 이병수 대구시당위원장과 진보신당 조명래 대구시당위원장, 국민참여당 김충환 최고위원이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야권의 대구시장 후보 단일화도 물 건너갔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 하나로 힘을 모으기 힘든 데다, 야당 몫으로 돌아오는 대구시의원 비례대표 1석이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선거법상 광역의원 비례대표는 한 정당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지 못한다. 대구시의원 비례대표는 세 명이다. 한나라당이 아무리 표를 많이 얻어도 비례대표 한 석은 야당에게 돌아간다.

기초단체장 선거도 곳곳에서 ‘여여 대결’

경북도지사 선거도 마찬가지 흐름이다. 민주당 홍의락 경북도당위원장과 민주노동당 윤병태 경북도당위원장, 국민참여당 유성찬 경북도당위원장이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야권 후보가 뿔뿔이 흩어져 나오면서 김범일 시장과 김관용 지사의 지지도는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김시장과 김지사는 재선 가도에서 은근히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누가 더 높은 득표율을 얻을지를 두고 기 싸움을 펼치는 모습이다.

TK의 기초단체장 선거는 곳곳에서 ‘여여 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모양새이다. 한나라당 후보와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진 무소속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다. 민주당 등 야당 후보들은 거의 전멸이다시피 하다. 친박을 표방한 친박연합과 미래연합의 파괴력도 관심거리이다.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구 일부에 후보를 내면서 대구와 경북의 친박 정서를 자극하는 상황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나와 상관없다”라고 밝혔는데도 친박의 이름으로 영향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서는 특히 이명박 정부의 ‘장관 지역구’ 두 곳이 관심을 모은다. 주호영 특임장관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청장 선거는 한나라당 이진훈 전 대구시 기획관리실장과 친박계 무소속인 김형렬 현 구청장의 대결로 압축되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의 지역구인 경산시장 한나라당 공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최장관과 관계가 극도로 나쁜 최병국 현 시장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이우경 전 경북도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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