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알고 취하면 아로마 향기도 ‘보약’
  • 석유선 | 건강 칼럼니스트 ()
  • 승인 2010.08.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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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회복·집중력 향상 효과…호흡기 환자·임신부는 요주의

 

▲ 서울종합예술학교 뷰티예술학부 최민희 교수가 아로마 오일 요법을 시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헤어진 사람을 외모보다 향취 또는 체취로 기억하는 경우가 있다. 음식의 경우에도 모양보다 냄새가 입맛을 먼저 돋운다. 이처럼 후각을 자극하는 향기는 사람의 감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향기는 심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효과를 보이기도 하는데, 아로마 테라피(aroma therapy)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특별한 향기가 나는 식물에서 추출한 100% 정유(에센셜 오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건강 증진, 질병 예방, 심리적 안정, 미용 등에 사용한다.

고문헌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인은 미라의 방부 처리, 종교 의식, 화장수 등에 향을 이용했다. 중세를 거치면서 향은 약제사의 주요 치료 수단으로 사용되곤 했다. 향기 요법의 효능은 시대를 거슬러 오랫동안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오랜 사용 기간만큼 아로마 테라피는 식품·화장품·제약·의료 등 활용되는 분야도 다양하다. 하지만 아로마 테라피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아로마 테라피는 그 향기의 다양함만큼이나 상황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로마를 이용한 목욕이다. 온몸을 담그는 전신욕법을 비롯해 반신욕, 좌욕 등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 전신 또는 특정 부위에 아로마 오일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심신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전신욕은 목욕물에 적당량의 오일(에센셜이나 시너지 오일)을 떨어뜨려 잘 저은 후 최소 15분에서 30분 정도 몸을 담그고 편안한 상태로 유지하면 된다. 이때 욕조 물에 황산마그네슘이나 아로마숍에서 판매하는 첨가제를 함께 풀어주면 몸에 필수 오일의 흡수력이 증가한다. 목욕 후 잠자리에 들 예정이라면 로만 캐모마일, 네롤리, 라벤더, 레몬버베나 등의 아로마 오일이 적합하다. 목욕 후 일을 계속할 때에는 로즈메리, 페퍼민트, 레몬, 레몬그라스 오일 등이 좋다.

아로마 향을 흡입하는 방법도 있다. 흡입법은 말 그대로 아로마 향을 증발시켜 코를 통해 흡수하는 방법이다. 대야나 적당한 크기의 그릇에 끓는 물을 넣고 에센셜 아로마 오일 3~5방울을 떨어뜨린 후 서서히 증발하는 향기를 코로 흡입하면 된다. 이때 그릇 가까이 코를 대지 않아도 아로마 향이 실내 항균 작용을 하며 서서히 퍼지기 때문에 은은한 향을 즐길 수 있다. 증기를 가까이 쐬고 싶다면 얼굴 부위만 증기 사우나를 하듯이 할 수도 있다. 직접 호흡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너무 자극적이고 독한 향보다는 은은한 향을 사용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향초를 이용한 방법이 오일보다 사용이 간편해서 인기가 높다. 목욕을 하는 동안 욕실에 아로마 향초를 켜놓거나 평소 실내에도 켜놓고 명상 음악을 들으면서 심신을 정화할 수 있어 좋다. 아로마 향초를 이용할 경우, 욕실에서는 다른 초의 향이 섞이지 않게 하나의 향초만 사용하는 것이 좋고 받침 접시를 두고 초를 켜야 뒤처리가 깔끔하다. 특히 물에 뜨는 초라도 몸을 담그는 욕조가 아닌 세면기나 대야에 켜놓아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마사지할 때 피부염 등 부작용 주의하고 시간 지켜야

아로마를 통한 마사지는 오일을 직접 몸에 문질러주는 방법으로 마사지숍 등에서 많이 애용된다. 일반적으로 전신 아로마 마사지는 2~3% 정도로 희석한 오일을 손바닥에 바르고 심장에서 먼 쪽에서부터 시작해 발끝에서 복부로, 손끝에서 어깨로, 척추에서는 좌우로 진행하며, 근육이 붙어 있는 방향을 따라 부드럽게 문질러준다. 얼굴 마사지는 전신 마사지보다 엷게 희석해 사용하며 안쪽에서부터 바깥쪽으로 부드럽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눈·코·입 등에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어깨 통증이나 요통, 근육통 등에 좋고 호호바 오일과 소맥배아유, 라벤더 오일, 로즈메리 오일을 적절히 섞어 희석해 사용하면 효과 만점이다.

효과는 향기별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특정한 목적에 맞는 향을 골라 사용하면 좋다. 로즈메리는 맑고 청명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공부하는 학생이나 노인에게 로즈메리는 뇌세포를 활성화시켜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준다. 페퍼민트는 민트 특유의 상쾌하고 시원한 향으로 머리를 맑게 해주고 빠른 시간에 기분 전환을 시켜준다. 호호바 오일을 섞어 마사지하면 근육통에 좋고 운전 중 졸음을 쫓거나 목이 뻐근하고 피곤할 때 효과적이다. 라벤더는 우아하고 세련된 향이 난다. 긴장을 풀어주고 차분한 기분이 들게 하며 불면증에 특히 도움을 준다. 레몬은 상쾌하고 새콤한 향이 나며 밝고 명랑한 기분이 들게 해준다. 재스민은 감미롭고 우아하며 관능적인 향을 지녔다. 로맨틱한 무드를 조성하고 차분하고 부드러운 기분을 갖게 한다. 로즈는 행복감을 고조시키고, 로맨틱한 기분으로 이끈다.

아로마 테라피는 이미 그 효능을 체험한 사람들로 인해 전문 숍이나 스파뿐만 아니라 안방에서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아로마 전문 관리사가 없어 일반인이 아로마 테라피를 하려면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아로마 테라피의 시간이다. 오래 사용할 경우 내성이 생기거나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보통 30분 정도 아로마 오일이나 향초를 사용하고, 2시간 동안은 발향을 중단한 채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에센셜 오일은 100% 천연 성분이기는 하지만 성분의 변질이 생길 수 있다. 만약 아이가 마시는 사고가 발생하면 우유를 많이 마시게 한 뒤 토하게 하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때문에 어린이와 애완동물의 손의 닿지 않게 그늘지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반드시 짙은 색 병에 넣어 열과 빛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일부 민감성 피부나 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아로마 테라피를 통해 오일을 몸에 직접 바르거나 향초나 오일 등을 흡입할 경우 두통이나 현기증, 피부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임신한 여성도 아로마 오일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임신 초기에 여성호르몬 촉진으로 유산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아로마 관련 제품 사용을 피해야 한다. 또, 자궁을 수축시키는 성분이 함유된 로즈·로즈메리·마조람·멜리사·멀·바질·벤조인·재스민·페퍼민트·캐모마일 등도 피해야 한다.

아로마 향초는 품질 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따라 방향제 안전 검사를 받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탈취제·악취 제거제 등의 용도로 수입된 아로마 오일이나 향초 등은 통관 전에 한국화학시험연구원 등 안전 검사 기관의 검사를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도움말·국제아로마테라피협회, 국제아로마테라피임상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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