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독서를 잘하는 방법은?]지혜와 지식, 상상력의 신세계를 읽는다
  • 마상룡 | 노마드독서논술연구소 소장 (webmaster@sisapress.com)
  • 승인 2010.09.1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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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독서가 중요한가 책은 ‘나’와 ‘나 밖의 세상’을 이어주는 통로

ⓒ시사저널 유장훈

 

 

 

1. 독서 활동의 본질은 무엇인가

■ 독서는 타자와 만나고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읽기는 끊임없이 책의 내용을 매개로 외부의 세계와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나거나 만들어가면서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또한 읽기는 읽는 사람이 그러한 수많은 만남을 통해서 숨어 있는 의미를 발견하거나 저자나 자기의 문제의식이 담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방식으로 새로운 의미를 적극적으로 구성해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언어나 이미지로 재구성된 자신의 삶과 세계를 끊임없이 형성하고 변환하면서 삶의 본질과 세계의 실재에 가깝도록, 그리고 자신이 원하고 타인과도 소통할 수 있는 세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인생을 살고 사회를 만들어간다.

■ 독서는 세계와 인생의 전체 그림을 깨닫게 하고 자기 성장을 이끌어준다

책읽기는 내가 몰랐던 삶과 사회와 만나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사람들과 그들의 삶의 방식을 만나서, 내 자신의 삶과 생각을 되돌아보고 곱씹어봄으로써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행위이다. 책읽기의 기쁨과 성장은 책을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해서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읽은 내용을 얼마나 자기 것으로 소화하면서 읽었느냐가 기쁨의 강도와 성장의 정도를 좌우하게 된다. 쉬운 책은 물을 마시거나 계란찜을 먹듯이 술술 읽힌다. 하지만 어떤 책은 오징어를 씹어 먹듯이 드러난 문장의 의미뿐만 아니라 문장 뒷면의 숨어 있는 의미를 이모저모 곱씹어 봐야 깊고 다양한 의미를 자기 것으로 소화해 맛볼 수 있다.

급변하는 세상이 어디를 향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눈은 세상에 있지 않고 보는 사람의 안목과 통찰력에 있다. 책을 읽음으로써 변화하는 세계의 본질을 정확히 간파하는 혜안과 관점을 얻을 수 있고,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잡고 뛰어넘을 수 있는 주체적인 대응력과 능동적 실천력을 기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책읽기는 변화하는 삶과 사회에 맞물려 어지럽게 살아가는 현실적인 모습 속에서 좀 더 참된 자기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삶의 방향과 내용을 다시 조정하게 해준다. 또한, 기존의 자기 자신이 새로워지면서 점점 차오르는 내면적인 충만감, 외부 세계에 대처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능력이 커지는 체험을 선물로 가져다준다.

■ 책은 저마다의 잠재력을 일깨워 현실화한다

특정한 필요와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책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 세계와 인생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에 이끌려 책을 읽은 것이 중요하다. 필요에 따른 독서는 크게 보면 일정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도 있지만, 목적 없는 독서나 호기심을 충족하고자 하는 독서는 평소의 자기 세계를 넘어서고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읽기는 나의 잠재된 다양한 능력 중에서 특정한 능력과 방향이 표출되도록 결정하고 발전시키는 기능을 한다. 

또한 책읽기를 통해 내 인생에 잠재된 수많은 세계들이 드러나게 된다. 나의 인생에는 친숙한 나의 세계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자연, 사회가 나를 에워싸며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은 곧 세계(사회와 자연, 우주) 속에서 인간은 무엇이고, 세계란 무엇이며 인간은 세계와 어떻게 만나고, 그러한 만남을 통해서 무엇을 어떻게 배울 수 있고 배워왔는가를 묻는 것으로 확장되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독서는 결국 우리를 그러한 세계와 인간 속의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꿈꾸며 나만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물음으로 인도하며, 이러한 질문은 참자기와 행복한 인생과 관계로 들어가도록 이끌어간다.

 

ⓒ시사저널 유장훈

 

2. 학창 시절의 독서는 왜 중요한가

■ 학교 공부를 즐겁게 하면서 원하는 성취를 얻게 해준다

학교 교육의 전 교과를 통해 학생들에게 키워주고자 하는 능력은 무엇인가. 인간과 세상과 삶에 대한 각 교과의 글을 제대로 읽고 온전하게 이해하고 그것의 의의와 한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그 내용을 현실의 문제에 적용하여 해결하거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습득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실시하는 시험이라는 형식의 모든 평가도 문제 삼는 대상에 대한 온전한 이해력,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 원리 원칙의 적용력과 독창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학생들이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능력은 다양하고 깊이 있는 독서를 통해 가장 잘 길러진다. 책을 읽게 되면 적극적으로 저자의 문제의식과 핵심 생각,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찾음으로써 객관적 이해력과 논리적 사고력이 배양된다. 또, 저자의 핵심 생각의 장·단점, 의의나 한계, 공감되거나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을 짚어보고 따져보면서 비판적 사고력과 통합적 사고력이 키워진다. 그리고 책에서 얻은 지식과 통찰력을 자신의 삶과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적용하고 응용하면서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사회적 성공을 가능하게 한다

인생의 기본기는 바로 독서와 경험에서 비롯하는 것이고, 특히 청소년 시절에는 독서와 인간 관계가 그 근원이다. 그중에서도 독서는 좁은 인간 관계와 편협한 경험을 성찰하고 뛰어넘어 다양한 삶과 인간 관계, 삶의 방식과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다양한 사회와 세계, 시간적이고 공간적으로 이어진 인류의 삶과 생태적 환경의 연결망, 그 속에서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삶의 가능성에 도달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준다.

오늘날의 세계는 세계화로 인해 상품과 서비스, 문화 콘텐츠의 혁신과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하고자 하는 능력과 함께, 다른 것들을 결합하고 연결시켜 소통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21세기 사회에서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 이제 단순한 정보와 지식을 외우는 앎이 아니라 주어진 정보나 지식을 자신의 인문학적 문제의식으로 재조직해서 구성한 새롭고 유용한 앎이 필요하다. 또, 이질적인 영역의 지식을 하나의 영역이나 문제의식으로 통합하는 앎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문학적 상상력이란 좀 더 인간답고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아직 존재하지 않은 것을 머릿속에 그려보거나 기존의 것을 인간성이 좀 더 고양되는 방식으로 바꾸어놓은 모습을 떠올려보는 능력이다. 책 속의 다양한 인간적 문제 상황 속에서 이런 인문학적 상상력은 극대화되게 마련이다. 또, 통합적 사고력이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특정한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하나의 논리로 엮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세상이나 사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다양한 차원과 다른 것과의 연관성을 제대로 분석해서 종합해 볼 줄 알아야 한다. 만물은 따로따로 있으면서도 동시에 서로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나의 대상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통합하는 논리와 방법은 동일한 대상이나 주제에 대한 다양한 책읽기를 통해서 그 어느 때보다 제대로 함양될 수 있다. 창의력이란, 상상력과 통합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것을 새롭게 연결해 창출한 생각이나 기존의 것과 관계없이 창안한 새로운 생각을 개념이나 이론으로 구체화해서 보여주거나 새로운 영역에 적용해 실천하는 활동이다. 물론 이러한 창의력도 다양한 분야의 책 속에서 창의적인 사고들이 생성되고 적용되는 과정과 사례들을 많이 접해봄으로써 창의적인 사고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21세기가 요구하는 새로운 사고와 감성은 다양하고 폭넓고 깊이 있는 독서 경험에서 길러질 수밖에 없다. 독서는 상상력과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펌프이자 통합적인 사고력의 촉발자이며 창의적 사고력의 원천이다.

■ 행복하고 충만한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게 만든다

사람은 누구나 삶이 무엇이고, 자신이 누구이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모른 채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예외 없이 삶과 인생에 대한 제대로 된 앎도 없이 살아갈 준비와 계획도 없이 살아가면서 배우게 된다. 그것은 바로 독서를 통해 가능하다.

수천 년 동안 수많은 문제 상황에서 사람들이 겪은 여러 가지 경험과 지식과 지혜를 기록한 책을 읽음으로써 그것들을 고스란히 간접적으로 습득하게 됨으로써 삶과 인생에서 생길 만한 일들을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먼저 겪은 사람들의 온갖 축적된 지혜와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과 인생을 계획하고 실천하며 좀 더 인간적으로, 그리고 자기답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인생을 알고 준비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지금의 삶을 점검하기 위해서도 독서는 필요 불가결하다. 책읽기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지, 내가 어디에 있고, 무슨 가치를 위해 어디로 가야 하며, 누구와 함께 갈 수 있는지를 총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생각해볼 수 있다. 누가, 또는 어떤 사회가 무엇을 나에게 요구하는 것인가, 그 사회적 요구에 대해 나는 어떻게 대응하며 살아오게 되었는가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비판적 성찰이 있어야 나는 누구이며, 이 세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인생의 길이 열리고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삶에 대한 이같은 비판적인 재검토와 그에 따른 삶의 새로운 조정과 설정이 없는 인생은 모래성 짓기의 삶이요, 자신의 인생 길과 방향에 대한 의미를 모르는 맹목적인 삶이거나 남의 장단에 놀아나는 꼭두각시 같은 노예적인 삶으로 귀결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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