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에 멍든 인권위‘식물위원회’되려나
  • 정락인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0.11.2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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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는 ‘독립성’이 생명이다. 그런데 인권위가 내우외환에 휩싸이며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상임위원 두 명의 사퇴를 시작으로 비상임위원 한 명이 사퇴했고, 급기야 인권위가 위촉한 전문·자문·상담 위원 등 61명이 한꺼번에 사퇴했다. 초유의 일이다.

그런데 인권위 ‘사퇴 파문’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갈등을 불러왔다. 인권위 앞에는 보수와 진보 단체 등이 연일 집회를 열며 ‘3인3색’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사회 단체들은 ‘현병철 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보수 단체들은 ‘인권위 구성원 전원 교체’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11월17일에는 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소속 회원들과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을 비롯한 군 동성애 문제 반대 단체들이 뒤섞여 ‘현병철 사퇴’와 ‘장향숙 사퇴’라는 상반된 목소리를 냈다. 여당 추천으로 임명된 상임위원들은 ‘전력 시비’ ‘색깔 논쟁’에 휩싸였다.

여기저기서 인권위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지금 인권위에 ‘인권’은 없고 ‘당리당략’이 판치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누가 인권위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러다 인권위가 ‘식물위원회’로 변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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