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부동산 투자, 청담동 ‘대세’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11.01.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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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고소영 등 빌딩 투자로 수십억 원씩 차익…박지성·김연아는 불경기 탓에 손실 보기도

 

▲ 조영남 ⓒ시사저널자료

연예인의 부동산 재테크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유앤알 박상언 대표는 “청담동과 압구정동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강남 속의 강남으로 자리 잡았다. 여유 자금이 풍부한 연예인들은 이곳에 고급 빌라나 빌딩을 구입해 시세 차익으로 수십억 원을 버는 반면, 다른 지역에 부동산을 구매한 연예인들은 부동산 불경기와 맞물리면서 손실을 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지난 한 해 아파트와 빌딩 등 부동산 투자로 재테크에 성공한 스타와 실패한 스타는 누구일까?

주거용 고급 빌라로 큰 시세 차익을 거둔 대표적인 연예인은 가수 조영남씨이다. 지난해 가을 조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상지리츠빌 2차를 처분하면서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두었다. 30억원에 샀던 아파트가 60억원으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청담동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여기가 유일하다. 서상원 럭셔리앤하우스 이사는 “조씨가 이 빌라를 구입했을 때에는 한강 조망권이 큰 프리미엄을 갖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 친화적인 조망권을 선호하게 되었다. 조씨가 집을 선택할 때 조망권을 최고 가치로 삼았기 때문에 이런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청담·압구정 이외 지역은 희비 엇갈려

방송인 노홍철씨는 지난해 경매를 통해 구입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로 높은 수익을 거두었다. 노씨가 22억원에 낙찰받은 이 아파트는 현재 27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도 안 되어 5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은 셈이다. 이 지역은 전략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아파트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담동과 압구정동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용산 재개발 지역이나 한강변에 주택을 소유한 연예인들은 재테크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코미디언 이경실씨는 용산구 한강로 3가에 있는 씨티파크에 투자해 1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거두고 있다. 씨티파크 두 채를 소유하고 있는 이씨는 한 채는 14억원에 분양받았고, 나머지는 분양권을 16억원에 사서 매입했다. 현재 시티파크 매매가는 20억원이 넘기 때문에 1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용산 개발 호재로 텔런트 사미자씨와 방송인 백지연씨도 큰 수익을 거두었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파크타워를 5억원에 매입한 이들은 3백% 수익을 거두었다. 당시 평당 1천만원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 4천만원으로 뛰어오르며 20억원을 넘어섰다.

▲ 고소영(왼쪽), 류시원(오른쪽) ⓒ시사저널 임준선, ⓒSBS

지난해 분양을 마친 한남더힐은 분양권 프리미엄이 10%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분양권을 받은 것만으로도 투자 효과를 거둔 셈이다. 영화배우 안성기씨, 가수 이승철씨, 연극인 손숙씨가 계약해 올해 초 입주할 예정이다. 서상원 럭셔리앤하우스 이사는 “주거 트렌드가 고급 아파트에서 녹지 공간이 있는 고급 빌라로 이동하더니 이제는 단지 형태로 정원이 조성된 타운하우스로 옮겨가고 있다. 경기도가 아닌 서울 한복판에 타운하우스가 들어간 곳은 이곳이 유일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았다”라고 말했다.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거주하는 영화배우 이영애·엄정화·박예진·수애·서지영·김명민 씨는 장기적으로 보면 높은 시세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동에 단독주택을 갖고 있는 텔런트 견미리씨 역시 2년 전 평당 2천만원에 샀던 토지가 올해 3천만원으로 오르면서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반면 강남구 도곡동이나 삼성동, 동작구 흑석동은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연예인 아파트라 불렸던 타워팰리스는 최근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찾는 이들이 없다. 노후한 데다가 집 구조가 좋지 않고, 환기가 나쁘다는 단점 탓이다. 40억원을 넘어서던 것이 올해에는 30억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 경매가로 15억원에 낙찰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영화배우 신현준·박중훈·윤태영 씨, 코미디언 겸 영화감독 심형래씨, 가수 이정현씨 등 많은 연예인이 살고 있다. 삼성동도 주가가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가수 이효리씨와 이승기씨는 삼성동에 위치한 브라운스톤 레전드에 입주했다. 구입 금액은 30억원대 초반이다. 거실이 다이아몬드 형식으로 각이 져 있는 데다가 위치도 좋지 않아 2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을 정도이다. 올해 여름이 지나면 시세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를 여지는 없어 보인다.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30억원대에 구입한 마크힐스도 상승 호재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호 지역이 아닌 동작구 흑석동인 데다가 일대에 고급 빌라가 전혀 없어 부촌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왼쪽부터) 박지성, 김연아, 이병헌 ⓒ시사저널 박은숙 , ⓒ시사저널 임준선

침체 속에도 강남 빌딩은 20%가량 올라

빌딩 역시 대세는 청담동이다. 삼성그룹과 신세계그룹 일가가 2년 전부터 청담동 일대에 대량으로 빌딩을 매집하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청담동에 빌딩을 구입한 영화배우 고소영씨는 3년 만에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고씨가 소유한 ‘테티스 빌딩’은 3년 전에 3.3㎡(평)당 8천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1억원이 넘는다. 대지 면적이 4백45.2㎡로 가격은 1백50억원에 달한다. 

빌딩은 청담동 이외의 지역에서도 매매 가격이 꾸준히 올랐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었다고 하지만 강남권에 있는 빌딩은 평균 20%가량 올랐다. 수십억~수백억 원을 가진 자산가들이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하면 빌딩밖에 돈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한류 스타 류시원씨는 1년 만에 4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두어 큰 재미를 보았다. 류씨가 소유한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106빌딩’은 2009년 지어질 당시 4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80억원이 넘는다. 가수 서태지씨가 논현동 차병원 사거리에 가지고 있는 빌딩은 현재 3백억원에 육박한다. 올해 분당선 연장 구간이 개통하고 나면 3백60억원까지 뛸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저리거 박찬호씨가 강남구 신사동에 가지고 있는 빌딩 역시 매입 당시 70억원에서 현재 1백40억원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서울을 벗어난 외곽 지역에서는 빌딩 상가 분양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씨가 경기도 용인시 내 흥덕 지구에 지은 스타플라자 빌딩은 분양률이 50%도 되지 않는다. 박씨가 이 빌딩을 지으며 투자한 금액은 2백억 원대에 달한다. 피겨스케이터 김연아씨는 인천 송도 지구에 있는 커낼워크 상가에 30억원을 투자했지만 대부분이 공실로 비어 있다. 영화배우 이병헌씨는 경기도 광주와 충남 공주에 2백억원 상당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지만 호재가 없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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