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나이, 이렇게 하면 확 줄어든다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11.01.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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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생활 습관 고쳐야 질병 예방…잠 잘 자고, 스트레스 피하고, 규칙적 식사·운동하면 금상첨화

김보라씨와 이누리씨는 59세 동갑이다. 그런데 김씨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반면 이씨는 60대 중반처럼 보인다. 이런 차이는 평소 생활 습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씨는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을 꾸준히 실천했지만, 이씨는 야근이 잦다 보니 식사 시간도 불규칙했고 운동은 언감생심이었다. 김씨와 이씨는 최근 병원에서 생체 나이를 측정했다. 김씨는 56.9세, 이씨는 60.8세로 나왔다. 김씨가 동년배인 이씨보다 4년 정도 젊게 사는 셈이다.

▲ 가족 관계도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는 요소이다. 늘 웃을 수 있는 분위기에서 젊음이 유지될 수있다. ⓒ문화일보

생체 나이(bio-age)는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노화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나이이다. 이 나이가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낮으면 동년배보다 젊게 사는 것이고, 그 반대라면 노화 속도가 빠른 것이다. 예를 들어, 혈압 정상, 폐기능 원활, 저콜레스테롤이라면 생체 나이는 낮게 나온다. 그러나 자세가 구부정하고 간 기능, 심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라면 생체 나이는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실제 나이를 한 살 먹는 동안 생체 나이가 세 살 늘었다면, 이 사람의 노화는 또래 평균보다 세 배 빠르게 진행된다고 한다.

‘10년만 젊었어도…’라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실제 나이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10년 정도 젊게 살 방법은 있다. 생체 나이를 낮추면 된다. 외국의 생체 나이를 국내에 최초로 소개한 배철영 대한노화방지연합회 이사장의 제안에 따르면, 매일 아침 식사를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숙면하고, 많이 웃기만 해도 동년배보다 10년 젊어진다. 물론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몸에 습관이 밸 정도는 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생체 나이를 높이는 가장 큰 원인은 질병이다. 병에 걸리면 짧은 기간에 폭삭 늙는다고 한다. 기력도 떨어지고 근심거리도 많아져 만사가 귀찮다. 꾸준히 하던 운동도 하지 않아 노화는 더 빨리 진행된다.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의 30%는 생활 습관이다. 나머지는 유전, 환경, 사고, 감염 등이다. 잘못된 생활 습관만 고쳐도 질병을 예방해 생체 나이를 줄일 수 있다.


평생 하지 못할 운동은 시작하지 마라

고혈압이 있으면 생체 나이가 2~3년, 당뇨가 있으면 3~4년 많아진다. 반대로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면 생체 나이를 3~5년 줄일 수 있다. 정기적으로 조기 검진을 받는 것만으로 생체 나이는 12년 낮아진다. 소식과 저염분 식사도 생체 나이를 관리하는 방법이다. 소식하되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 생체 나이를 4년 줄일 수 있다. 먹는 밥은 평소의 3분의 1로 줄이고,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계획이 필요하다. 지방도 콜레스테롤의 부작용을 고려해 다소 줄이는 것이 좋다. 매일 섭취하는 칼로리를 20~30% 낮추면 반대로 수명은 20~30% 늘어난다.

운동하면 최대 9년까지 젊어진다. 걷기, 수영, 계단 오르내리기를 꾸준히 하면 심박수가 높아져 신체에 많은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 폐활량, 근력, 기억력이 향상되므로 생체 나이가 낮아진다. 유산소 운동은 특히 갱년기 이후 우울증과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 만점이다. 다만, 평생 하지 못할 운동은 시작하지도 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무리한 이벤트보다는 생활 습관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 서울 중랑구 치매지원센터에서 스포츠게임을 즐기는 60대 여성들. ⓒ시사저널 박은숙

스트레스를 받으면 최대 32년 늙는다. 가족의 죽음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노화가 그만큼 빨리 진행된다. 또 빚에 대한 고민도 스트레스이다. 돈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10년 늙어 보인다는 말이 헛말이 아니다. 채무를 줄여 재정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생체 나이는 12년 줄어든다. 재정 상태는 삶의 질이나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건전하고 현명한 재무 관리가 건강 관리와 노화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부채를 줄이는 계획은 단순한 재테크가 아니라 건강 관리이다.

제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은 생체 나이를 3년 줄인다. 생체 나이를 검사한 결과 비타민, 무기질, 호르몬, 항산화제 등이 부족하다면 약 등으로 보충하는 처방을 받을 수도 있다. 병을 미리 잡아내는 조기 검진도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 자기 몸의 상태를 알고 긴장감을 유지하면 생체 나이를 12년 낮출 수 있다.

▲ 강원 춘천시 퇴계동의 한 아파트 경로당에서 택배 물품 분류 작업을 하고 있는 ‘실버택배단’ 노인들. ⓒ연합뉴스

이처럼 생체 나이를 줄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어느 한 가지만 관리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노화 정도를 종합적으로 검사해야 관리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등산을 할 때 무작정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루트를 짜고 시간을 분배해야 무리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병원을 찾아 생체 나이를 측정한 후 전문의와 상담하고 처방을 받아 실천해야 한다.

종합검진과 노화도 검사받고 몸 관리해야

생체 나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종합검진과 노화도 검사를 받는다. 체중, 혈압, 폐기능, 심장 기능, 간 기능, 뇌 기능, 혈관, 콜레스테롤 등을 측정해서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파악한다. 노화도 검사는 호르몬 분비, 면역, DNA 손상과 복구 기능, 항산화 기능, 독소 분해 능력 등을 포함한다.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수치로 나타낸 것이 생체 나이이다.

생체 나이를 측정하는 목적은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꾸어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함이다. 일종의 자극제인 셈이다. 여기에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면 삶의 질은 한층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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