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에 놓인 ‘문재인의 운명’, 결말은 어디로?
  • 김지영·조현주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1.08.03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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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떠오름이 심상치 않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기도 했다. 그동안 정치와 거리를 두었던 문이사장도 최근에는 정치에 참여할 뜻을 사실상 굳힌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손학규-문재인 경선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다. ‘문사모’라는 지원 세력까지 등에 업은 문이사장은 과연 대선을 앞두고 현실 정치에 뛰어들 것인가. 뛰어든다면 그의 정치적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5월14일 봉하마을에서 ‘대통령의 길’ 행사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시사저널 윤성호

 

‘이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참여정부를 넘어서야 한다.’ ‘당신(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노무현의 30년 동지이자 친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쓴 <문재인의 운명>에 나오는 대목들이다. 이 문구들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문이사장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 아니냐”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에 참여하려는 뜻을 이미 굳힌 것으로 보인다”라는 주변의 해석도 들려온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재인 이사장의 ‘워딩’(말)이다. 지난해 12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 때만 해도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던 문이사장이 4·27 재·보선 이후부터는 복선을 깔기 시작했다. 신중한 행보가 트레이드마크인 문이사장이 사실상 정치 참여의 뜻을 굳혔다는 신호이다. 문이사장은 이미 야권 대선 판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는 공공연하게 ‘손학규-문재인 경선 가능성’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정말 현실 정치에 참여할 것인가. 과연 그의 정치적인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까.

문이사장이 세인들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맞물려 있다. 하나는 현재의 야권 정치 역학 구도이고, 다른 하나는 문이사장의 예사롭지 않은 최근 행보이다.

우선, 여권의 ‘박근혜 대세론’에 맞설 만한 야권의 유력 주자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서 맴돌고 있다. 야권에서 통합 내지 연대를 모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필패한다”라는 인식이 정석처럼 굳어져 있다.

손대표는 4·27 재·보선 때 성남 분당 을에서 당선된 직후 지지율이 한때 10%대로 그 전보다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동력이 떨어지더니 도로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유대표는 김해 을 재·보선에서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낙선하는 바람에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국민참여당의 첫 원내 진출이 좌절되면서 유대표의 ‘정치 로드맵’은 어그러졌다. 민심의 척도인 지지율도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사람이 바로 문재인 이사장이다. 일각에서는 ‘친노(親盧)’ 그룹에서 사실상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문이사장을 유대표의 ‘대타’로 거론하기도 한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문이사장은 야권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손대표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일부 조사에서는 손대표를 근소하게 앞지르기도 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지난 4·27 재·보선을 기점으로 문이사장의 행보가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현실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두었던 그가 한 발짝씩 ‘현실 정치’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5월 들어 정가에서 “문이사장이 직접 정치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그는 ‘야권 통합’을 역설하고 다녔다. 

급기야 6월에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를 맞아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비사를 담은 <문재인의 운명>을 내놓았다. 이 책은 발행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를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정치 컨설팅 전문가들은 “문재인 개인의 대중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린 계기였다”라고 평가한다. 사회비평가인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강남 좌파>에서 “<문재인의 운명>은 문재인의 청렴하고 고결한 인품을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저절로 고개가 수그러질 정도로 그는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그는 정치를 순박한 시골 소년처럼 바라보고 있어서 그가 과연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해 참여정부에서 맡았던 요직에 적합한 인물이었는가는 달리 볼 수도 있겠다”라는 예의 그 날카로운 비평도 빠뜨리지 않았다.

‘킹’이 되느냐, ‘킹메이커’가 되느냐

 

▲ 지난 2007년 8월9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비서실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26일에는 야권 통합을 촉구하는 진보 진영 원로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 21명이 출범시킨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의 멤버로도 참여했다. 문이사장의 현재까지 행보만 놓고 보면, ‘킹’보다는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전략가는 “야권 통합을 촉구하고 있는 문이사장이 현 시점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결심할 단계는 아니다. 정치 공학적으로나,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 야권 통합에 최대한 힘쓰고,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거점인 부산이나 경남 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다음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원탁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는 “4·27 재·보선 이후 문이사장은 ‘야권 통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민주 진영과 진보 진영이 분립되어, 경쟁을 넘어 쟁투를 벌이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다. 다음에 민주 정부가 세워진다 해도 이런 분립 구도로는 정부 구성이 안 된다. 힘을 합치자’라고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열심히 하겠다’라고도 했다. 정당권 바깥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큰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이사장이 야권의 ‘대선 후보’ 그룹에 포함된 것은 이제 기정사실화되었다. 야권과 야당 지지 성향 유권자들에게 문이사장은 분명히 매력적인 카드임에는 틀림없다. 그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경남고를 졸업했다. 영남권에 기반을 갖추고 있다. 야권의 취약 지역에서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운동권 투사였던 그는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한 엘리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돈 못 버는’ 인권 변호사의 길을 자청한 청렴한 이미지도 큰 자산이다. 

특히 특전사 공수부대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는 점도 내년 대선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이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문이사장이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할 경우, ‘공수 부대 출신 후보’라는 경력이 크게 부각될 것이다. 그러면 ‘병역 면제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우리 당으로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현 정부에서 천안함·연평도 사태와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까지 터져 ‘안보 문제’에 큰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야권이 이 문제를 치고 나오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걱정했다.

대중의 호감도도 상당하다. 이미 ‘문사모’(문재인을 사랑하는 모임)가 회자되고 있다. 노사모 이후 최대의 조직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노무현재단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문빠’(문재인 지지층)들이 전국적인 조직 확장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대중 정치인 중에서 ‘○사모’라는 조직의 성원을 한 몸에 받은 이는 노 전 대통령 이후 지금은 박근혜 전 대표 외에는 없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을 추종하고 지지했던 사람들이 ‘문재인’이라는 새로운 깃발을 들고자 하는 분위기는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참여정부 당시 공기업 임원을 지낸 바 있는 ‘청맥회’(참여정부 고위 공직자 출신 모임)의 한 인사는 “그동안은 솔직히 마땅한 대안이 없어 그냥 지켜보는 분위기였는데, 그런 면에서 문이사장의 최근 등장은 흐트러진 전열을 다시 모을 수 있는 하나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이사장은 아직 ‘정치 검역대’를 통과하지 못했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 등으로 국정 운영에 참여하기는 했어도, 현실 정치에 대한 경험이 없다. 정치력과 리더십 등이 검증되지 않았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며 역시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군에 거론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문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의 가치와 정신만 계승해서는 희망이 있겠나? ‘문재인’이 갖고 있는 비전과 가치를 갖고 문재인의 정치를 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집권 의지 얼마나 강한지도 관건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월26일 국회에서 열린 야권 통합 원탁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연합뉴스
특히 ‘집권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도 핵심 관건이다. 정가에서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강력한 권력욕이 없었던 대통령은 단 한 명도 없었다”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 점에서 문이사장의 속내에 ‘강력한 권력욕’이 꿈틀거리는지도 의문이다. 이처럼 ‘물음표’가 많다 보니 문이사장의 파괴력이 얼마나 될지도 예단하기 힘들다. 

 

어쨌거나 문재인 이사장의 등장이 야권 전체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노무현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한 문희상 민주당 의원은 “문이사장은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국민 통합 능력에서 기본 점수를 따고 있다. 도덕성의 장점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흐트러진 적도 없다. 정파의 기본 조직이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이것은 당에서 보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의 한 참모 역시 “문이사장의 등장은 야권 전체적인 관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당장 문재인 이사장의 부각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쪽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진영이다. 이에 대해 노항래 국민참여당 정책위원장은 “유대표와 문이사장이 ‘친노’ 그룹으로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약간 다른 면도 있다. 유대표는 진보 쪽으로, 문이사장은 중도 쪽으로 폭이 넓다. 또 유대표가 활동적이라면, 문이사장은 안정적이다. 분명히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망론’에 대해 신중론을 펴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야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문이사장에게는 노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짙게 남아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문이사장이 있는 것이 아닌가. 국정 운영에 참여했다고 하지만 외교나 안보, 복지, 남북 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정책 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국민들이 실제로 지지하는지, 아니면 거품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동서리서치 김미현 소장
‘30·40대층의 성향 변화가 지지율에 영향’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 상승은 문재인이라는 인물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지, 그것이 ‘투표로 이어지는 지지’가 강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문이사장에 대한 호감이 과거 ‘노풍’(盧風)이 불었을 때의 ‘노사모’처럼 ‘문사모’로 이어질지는 사실 의문이다. 문이사장에게 호감이 몰리는 이유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서울과 수도권 지역 30~40대의 실망감을 꼽을 수 있다. 또 최근 선거 결과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기본적으로 중도 혹은 중도 보수 성향이었던 30~40대층이 진보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성향 변화가 문이사장의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투표율이 높은 30대층이 야권으로 무섭게 돌변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현상이다. 지금은 대중 사이에서도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생겨나고 있다. 30대와 40대 초반에서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상당히 강한데, 아직 손학규 대표와 유시민 대표로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다. 이 상황에서 김두관 경남도지사나 문재인 이사장이 가세한 경선판이 벌어진다면 야권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다.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상무  
“‘덜 정치인스럽다’는 것이 장점이자 약점”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 자체가 오르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든 기존 정치인이 아닌 인물이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 인지도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인지도가 올라가면 이런 여론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의 지지도는 불안정할 수 있다. 그가 선거를 통해 부침을 겪었다거나 실제 정치를 하며 검증 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온 지지율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의 부각은 사실 상징적인 의미로 볼 수 있는 것이지, 아직 실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단계이다. 아직 대중에게 정치인으로서 직접 나선 적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집권 의지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그는 이런 욕구를 대중 앞에 표출한 적이 없다. 그것을 표출하고 경쟁을 해야 실질적인 경쟁력이라는 것이 생긴다. 지금은 액션이 없고, 오로지 야권과 언론에서 부추기는 것만 있지 않나.

쉽게 말해 그는 아직 덜 정치인스러운 인물이다. 이것은 장점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실 자체를 나쁘게 말하면 그가 ‘간을 보고 있다’라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분석센터 윤희웅 실장
“김두관·문재인의 세력 연대가 관전 포인트”

문재인 이사장은 참신한 면도 있고, 과거의 인생 스토리가 재미있는 사람이다. 이 점에서 대중이 호응할 수도 있다. 특히 젊은 층이 열광할 만한 스토리를 많이 가졌다. 국정 경험도 있다. 거기에 영남 출신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진보 진영에서 보수층의 영남 후보 구도를 뛰어 넘을 카드가 많지 않다. 문이사장은 이것까지 갖추었다. 야권 통합의 열기가 강한데 문이사장은 특정 정당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점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문이사장은 아직 결심을 하지 않은 듯하다. 지금 그가 정치 행보를 걷는 듯이 보이는 것은 야권 후보가 많이 나오는 것이 진보 유권자들의 지지율을 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행동인 듯하다. 결국 야권이 힘을 받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결심에서 나온 행동인 것이다. 그 이상의 독자적인 출마 결심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어디든 인재가 있으면 자기 몸이 스스로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듯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권에 뛰어들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면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문이사장의 세력 연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
“문재인, 야권 주자 1위 올라설 가능성 크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있다 보니 그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나 손대표의 지지율로는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을 깨기 어렵다는 것이 유권자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거기에 유시민 대표는 김해 을 지역 패배로 하락세를 잇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권 교체를 갈망하는 야권 지지층에서 손대표나 유대표 두 사람 만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문재인 대망론이 나오자마자, 문이사장의 지지율이 실제로 오르고 있다. 문이사장은 친노 진영의 대표라고 볼 수 있는데 요사이 민주당 지지층까지 문이사장에게 주목하고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문이사장이 조만간 야권의 대권 주자 1위로 올라갈 가능성도 크다.

그의 경쟁력에 대한 검증은 이미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사실에서 드러난다. 실제 정치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민정수석도 지냈고 군 특전사 출신 등 여러 면에서 하자가 없다. 도덕성 문제에서도 우위에 있다. 정치권에서 이렇게 하자가 없는 인물을 찾는 것도 드물다. 이는 그의 지지율이 계속 상승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들이다.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정한울 부소장
“노무현 대통령의 후광은 ‘약’이자 ‘독’이다”

지금 '노무현 시대'로 가자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 사이에 ‘친노’ 열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열기를 타고 있는 사람이 문재인 이사장이다. 문이사장은 노무현 정권 시기에도 끝까지 곁을 지킨 인물이다. 개인적인 성향 차원에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당히 호감을 가질 만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에 대한 반발감이 크다. 문이사장은 정권 말까지 같이 욕을 먹은 사람이기 때문에 호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같은 친노 세력이지만 유시민 대표는 정치적 계산에 따라 움직이고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듯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문이사장은 배신하지 않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아주 큰 장점이다.

이제는 그가 정치적 결단을 내릴 시기이다. 그 이후 속히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문제이다. 그가 대선 후보가 될 경우 노 전 대통령의 후광이 ‘약이자 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유력 주자로 성장하는 데는 ‘친노’ 성향이 기반이 될 것이지만, 결국 승산이 있는 야권 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노무현 시대의 공과에 대한 균형 잡힌 평가와 극복의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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