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언론·학계 거물들 수두룩
  • 이춘삼│편집위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1.10.1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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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 인맥 지도 | 대구 ②

▲ 대구광역시 전경. ⓒ대구광역시 제공

대구 출신들은 정·관계뿐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왕성한 세를 과시한다. 현직 재조 법조인 중 지방법원 부장판사와 부장검사 이상만을 꼽더라도 오른쪽 표의 명단에서 보는 것처럼 그 숫자가 많다. 평판사, 검사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현재 사법부의 고위직으로는 이동흡 헌재 재판관, 김수학 대구고법원장, 박홍우 의정부지법원장, 유승정 서울남부지법원장, 권기훈 광주고법 부장판사, 김주현 서울고법 부장판사, 정용달 부산고법 부장판사, 조해현 서울고법 부장판사, 최상열 서울고법 부장판사, 홍기태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차관급 대우를 받는 고위 법관으로서 각급 법원장이나 대법관으로 다가서는 길목에 있는 자리이다.

검찰에는 김수남 서울남부지검장, 이득홍 서울북부지검장이 있다.

전국 법원에 재직하는 법관이 2천6백12명이고, 그중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상은 6백21명이다. 전국의 검사 1천8백34명 중 부장검사 이상이 4백76명이다. 이 숫자와 견주어볼 때, 공식적인 집계는 아니지만 대구 출신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경북고-서울대 법대’ 인맥이 주류 형성

출신 학교별로는 경북고-서울대 법대의 학벌로 이어지는 법조 인맥이, 경기고-서울대 법대 인맥의 뒤를 잇는다. 그 다음에 경복고, 광주일고, 전주고 등이 자리하고 있다.

30년 법관 생활의 대부분을 대구에서 지낸 향판(鄕判)이었던 송진훈 전 대법관(경북고-서울대 법대)과 그 동생인 송진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경북고-서울대 정치학과), 송진현 전 서울행정법원장(경북고-서울대 법대)의 3형제는 모두 경북고를 다닌 수재로 명성이 높다.

영남대와 영남이공대의 학교법인인 영남학원의 제17대 이사장인 우의형 변호사는 의정부지법·청주지법·인천지법·서울행정법원 원장을 두루 거친 판사 출신이다. 우이사장의 전임 이사장이었던 김동건 변호사 역시 제주지법·수원지법·서울지법·서울고법 원장을 지낸 판사 출신이다.

판사 생활을 마치고 학계에 몸담은 인물로 손기식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이 있다. 청주지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고법원장급)을 역임한 그는, 법복을 벗은 후 일정 기간 ‘전관예우’를 받는 변호사의 길을 택하지 않고 당시 새로 출범한 법학전문대학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언급한 김동건 변호사, 우의형 변호사, 손기식 원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산악반 활동을 함께한 특별한 인연도 갖고 있다.

대구 출신 원로 언론인으로 현소환 방송콘텐츠진흥재단 이사장이 있다. 동양통신에서 언론인 생활을 시작해 연합통신에서 주미 특파원, 정치부장 등을 지냈고 사장 시절 미국 CNN의 아이디어를 빌려와 국내 최초로 24시간 뉴스 전파를 발사하는 YTN을 발족시켰다. 국제신문인협회(IPI) 종신회원이다.

조선일보에는 인터뷰 기사의 새 장을 연 최보식 선임기자와 깊이 있는 경제 분석 기사로 필명이 높은 이지훈 경제부장이 있다.

한국일보에는 강병태 논설위원실장과 업무 파트에서 경력을 쌓은 고봉진 뉴시스 상임고문이 있다.

MBC에는 고대석 대전MBC 사장, 프로듀서 출신의 소원영 울산MBC 사장 등이 있다.

17대 대선 과정에서 MB의 방송특보를 지냈으며 현 정부 들어 YTN 사장을 지낸 구본홍씨는 지난해 5월부터 CTS기독교TV 사장을 맡고 있다.

학계에는 대학 총장만도 여러 명이 있다. 김성수 고신대 총장, 배도순 위덕대 총장, 신일희 계명대 총장, 안경수 인천대 총장, 이상희 가야대 총장, 정주택 한성대 총장, 함인석 경북대 총장이 그들이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고등학교 과정부터 미국에서 공부한 유학파이다. 1978년 총장에 처음 취임한 이래 명예총장과 이사장 등을 번갈아 맡아오고 있으며, 현재 제9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주택 한성대 총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사무처에 들어가 사무관으로 근무하다가 늦게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아메리칸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돌아와 한성대 행정학과에 자리를 잡은 후 행정대학원장을 지내고 제6대 총장에 취임했다.

노동일 전 총장으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은 함인석 경북대 총장은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모교 강단에서 후배들을 가르친 신경외과 전공의이고 대학 동문인 부인 김애라 교수가 계명대 의대에서 마취통증의학을 가르치는 부부 의사이다.

한종우 국민학원(국민대학교) 이사장은 계성고-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양통신 주일 특파원, 코리아헤럴드 사장, 내외경제신문 사장 등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이다. 고 성곡 김성곤 쌍용 회장이 언론사 해외 특파원 요원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한 성곡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을 1990년부터 맡아오고 있으며 2007년 8월 국민학원 제19대 이사장에 취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배성동 교수가 서울대 교수와 국회의원으로 학계와 정계를 넘나들었으며, 2009년 3월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용외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은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제일합섬에 입사한 이래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과 삼성전자에서 감사, 재무 등의 일을 본 전문 경영인이지만 전공이 바뀌어 색다른 길을 걸은 경우로 꼽힌다. 그는 삼성복지재단, 삼성문화재단, 삼성사회봉사단에 관여하면서 삼성의 문화 지원과 메세나 활동을 이끌었다.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 창립 멤버이다. 그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이사와 부회장을 지내면서 사회복지 분야에도 관심을 가졌다. 이렇게 바뀐 업무에 적응하느라 국제디자인대학원대학교를 수료하고 숭실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따기도 했다. 2010년 7월부터 임기 3년의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배창호·이창동 등 대중문화 큰별도 많아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대표이사 회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법학 박사, 뉴욕 주 변호사 자격을 획득한 경제 전문가이다. 경제 관련 칼럼을 집필하고 신문사 비상임 논설위원,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세종대 부총장을 지내면서 다방면에 걸쳐 재능을 발휘했다. TV 화면에 나와 다양한 경제 관련 프로를 진행해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최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위촉된 문동후씨는 “직업이 ‘사무총장’이다”라는 평을 듣는다. 경북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총무처에서 일한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조직위원회 경기조정과장으로 파견되며 국제 스포츠계와 인연을 맺었다. 총무처에서 올림픽조직위로 파견할 사람을 선발할 당시 ‘해외 유학 경험’과 ‘영어 능력 보유’라는 두 조건을 걸어 인사 기록 카드를 점검했더니 그의 이름이 제일 먼저 나왔다는 일화가 있다. 올림픽을 마치고 총무처로 복귀했던 그는 소청심사위원장(차관급)을 마지막으로 관직을 떠나 2002년 월드컵조직위 사무총장을 맡았다. 그 후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총장, 바로 지난여름에 치러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 사무총장을 맡은 동안 보여준 국제 스포츠 교류의 풍부한 경험이 동계올림픽 사무총장에 기용되는 밑바탕이 되었다.

문인으로는 김남조 시인이 널리 알려진 여류 시인이고 소설가로 강석경·장정일·홍상화 씨가 있다.

영화인과 연예인 중에 유명세를 타는 인기인이 여러 명 눈에 띈다. 배창호 감독, 이창동 감독, 강신성일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탤런트 김영철씨, 가수 민해경씨, 탤런트 박상원씨 등이다.

배창호 감독은 서울고-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금융기관 직원과 종합상사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하다가 사표를 낸 후 고교 선배인 이장호 감독 밑에서 조감독을 했다. 감독 데뷔작은 <꼬방동네 사람들>.

노무현 대통령 취임과 더불어 문화관광부장관에 임명되어 1년4개월 재직한 이창동 감독은 소설가와 영화감독으로서 모두 능력을 인정받은 실력파이다. 그는 경북대 국어교육과를 나와 6년 동안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했다. 1983년 <전리>가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소설가로 등단한 그는 1987년 <운명에 관하여>로 이상문학상 추천 우수상을 수상하고, 1992년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소설가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문학인이었다. 많은 소설과 평론이 그의 작품으로 남아 있다. 1997년에 내놓은 감독 데뷔작 <초록물고기>는 삭막한 세상에서 스러져가는 젊은 영혼의 이야기를 잔인하리 만큼 생생하게 그려내 그해 국내 거의 모든 영화상을 차지했다. 최근에도 영화 <시>로 백상예술대상, 올해의 영화작품상(한국영화기자협회), 대종상,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으며 밀도 있는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 가톨릭에는 서울·대구·광주의 3개 대교구가 있다. 서울 대교구는 정진석 추기경이 관장하고 있으며 대구와 광주 대교구에 대주교가 있는데 조환길 대주교가 대구 대교구청을 맡고 있다. 그는 대구 대교구 사무처장, 매일신문 대표이사 사장, 대구 대교구 보좌주교를 거쳐 지난해 11월 대주교에 서임되는 영광을 안았다.

문선명 통일교 교주를 오랜 세월 보좌해온 곽정환 전 세계일보 발행인은 현재 한국프로축구협회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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