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줄 잇거나 진입로도 없거나
  • 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2.01.0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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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들의 생가는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박정희·노무현 전 대통령 집은 여전히 문전성시

(맨 위)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 시사저널 임준선, (중간)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 연합뉴스, (맨 아래)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 ⓒ 시사저널 사진팀
전직 대통령들의 생가가 다시 한번 주목되고 있다. 총선과 대선이 맞물려 있는 2012년을 맞아 수많은 정치인이 출사표를 던지기 위해 생가를 방문할 것이기 때문이다. 생가의 현재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어떤 곳은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지만, 발길이 뚝 끊긴 채 썰렁하게 냉기만 감도는 생가도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는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대통령 사저 앞에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기인 강태룡 부산상고 총동창회장이 기존 생가를 사들여 김해시에 기부 채납하는 방식으로 조성되었다. 1만5백여 ㎡ 부지에 9억8천만원이 투입되어 지난 2009년 9월께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지난해 봉하마을 방문객 수는 전년에 비해 50% 늘어난 1백40만명을 넘어섰다. 봉하마을이 야권의 민주 성지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올해 방문객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는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한 시간 거리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다. 접근성이 워낙 떨어지다 보니 방문객 수는 많지 않지만, 서거일을 전후해서는 상당한 수의 추모객들이 몰린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의 생가는 지난해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 당시 금융감독원이 “부산저축은행이 충분한 사업성 검토 없이 전직 대통령 생가인 하의도 주변 지역의 개발 사업에 나선 것은 경제적 투자가 아닌 정치적 의도 때문이다”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후 부산저축은행이 사들인 토지가 하의도에는 한 평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 생가 옆에는 지상 2층 규모의 기록전시관이 들어서 있는데, 거제시가 1천3백47㎡ 부지에 50억원을 들여 2층 규모로 건립해 지난 2010년 개관했다. 김 전 대통령의 생가에는 거제를 방문한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해 초 이희호 여사가 처음으로 김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기도 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는 썰렁

대구시 동구 신용동에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는 수년 동안 방치되어오다가 2010년이 되어서야 겨우 정상화 절차를 밟게 되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국민의 심판을 받아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잃어버린 노 전 대통령을 위해 국가가 앞장서 생가를 복원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노 전 대통령의 생가를 관리하고는 있지만, 당초 계획했던 진입로와 주차장 건설은 아직까지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생가도 초라하기는 마찬가지다. 생가가 있는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가 워낙 벽촌이기도 하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이렇다 할 편의시설도 전무하다. 그나마 합천군이 해마다 초가 지붕을 보수하고, 입간판을 세우는 등 기본적인 관리만 하고 있다.

반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는 지금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때문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이 실제로 20여 년간 거주했던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생가에는 지난해 약 55만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지난해에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에 있는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도 복원되었는데, 관람객 수가 17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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