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 16명에게 ‘표심’을 물어보니…
  • 부산│안성모·이규대 기자 (asm@sisapress.com)
  • 승인 2012.02.21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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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지난 30여 년간의 선거에서 현 여권의 텃밭 구실을 해왔다.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 내에서도 ‘정치적 요충지’로 꼽히는 곳이다. 올해 치러질 양대 선거에서는 어떨까. 20대 젊은이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총 16명의 시민으로부터 부산 지역의 ‘민심’(民心)을 들어보았다.

권병욱
(22·대학생)
가족들의 영향 때문인지 새누리당에 호감이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잘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야권의 포퓰리즘 공세에 제대로 된 논리적 반박을 하지 못한 채 끌려가고 있다. 새누리당이든 민주통합당이든 성장의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김대건
(25·대학생)
이명박 정부가 전체적으로 잘하고 있다. 물론 경제 쪽에서 처지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각종 비리가 많이 터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은 이명박 정부만이 아닌 정치권 전반의 문제 아닌가. 올해 선거에서는 계속 성장하며 영향력을 키워갈 만한 지역 정치인을 지지하고 싶다.

김봉기
(69·무직)
원래 정치라는 것이 누가 해도 어려운 것이다. 물론 최근 여러 가지 안 좋은 일들이 많이 터졌지만, 그중에 이명박 대통령이 크게 잘못한 것이 있나. 측근들이 잘못한 것이다. 이런 모습은 누가 정권을 잡아도 비슷하지 않았나. 나는 새누리당에 호감을 갖고 있다. 다만 어떤 인물이 공천을 받아 나올 것인지가 중요할 것 같다.

김선재
(74·재래시장 상인)
새누리당이 대북 정책 쪽으로는 잘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문제에서는 독단적인 태도 때문에 정치적으로 고립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무조건 새누리당 찍자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인물을 보고 뽑는 분위기이다. 아직까지는 나이 든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겠지만, 젊은 사람들을 놓고 보면 (새누리당이) 위험한 상황이다.

김지나
(23·대학생)
평소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나꼼수>를 통해 이명박 정부나 새누리당이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새누리당이 싫지만, 그렇다고 민주통합당이 국민들의 뜻을 잘 대변하는 것도 아닌 듯하다. 아직은 어느 쪽도 지지하기 어렵다.

김태훈
(41·자동차 대리점 직원)
새누리당이 하는 것이 없다. 지역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으면 그에 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했다. 하지만 딱히 보여준 것이 없지 않나. 내가 사는 곳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은 철새처럼 정파를 옮겨다니기까지 했다. 참 한심하다. 원래 새누리당을 싫어하기도 했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새로운 세력의 인물이 당선되어서 정치 풍토를 바꿔주었으면 좋겠다.

박정화
(33·부동산업)
지난 2010년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야권 후보가 40%가 넘는 득표율을 얻고도 아깝게 패배했다. 부산 지역이 점점 변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지표였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처럼 강하게 누르기만 하는 리더십이 아닌, 시민들을 따뜻하게 감싸안을 수 있는 수평적 리더십을 지닌 정치인을 지지할 것이다.

소진태
(75·무직)
아직까지는 부산이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것이 맞다. 나도 지금까지는 새누리당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잘 모르겠다. 인물을 보고 뽑으려고 한다.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나이 든 세대 사이에서 당은 제쳐두고 인물을 보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이명수
(78·무직)
정치권이 자꾸 싸움만 한다. 겉으로는 얌전한 척하면서도 국회에서는 서로 헐뜯고 싸우는 데만 열중하고 있어 보기 싫다. 그래도 새누리당이 일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내가 있는 경로당도 구청 쪽에서 손수 지어줬다. 정치인 중에서는 박근혜 위원장에게 믿음이 간다. 똑똑하고, 남을 함부로 헐뜯지 않는 모습이 좋다.

이성자
(72·재래시장 상인)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 해외에 나가서 하는 것을 보면 참 잘한다. 물론 지금 경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그것은 전세계가 다 위기여서이지 않나.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똑똑한 분인 만큼 대통령이 되면 잘할 것이다.

이재혁
(26·대학생)
새누리당에 반감을 갖고 있다. 말을 바꾸며 뒤통수를 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같은 다른 정당들에 호감이 가지는 않는다. 부산 내에 지역 간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균형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하고 싶다.

지성호
(35·휴대전화 대리점 운영)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비호감 쪽에 가깝다. 공약을 내세워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 아직 나이 든 분들은 많이 지지하는 것 같지만 우리 세대 이하에서는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 정치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과 참여가 지금처럼 늘어난다면 새누리당은 표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정다혜
(22·대학생)
환경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4대강 사업이 초래한 환경 파괴를 지켜보며 더욱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게 되었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꾸는 등 노력하지만 젊은 세대 대부분은 불만을 갖고 있다. 복지 혜택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이다.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복지를 확충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정일규
(57·재래시장 상인)
지금까지는 부산이 새누리당 텃밭이었지만 이제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무조건 찍어주지 않는다. 나부터도 새누리당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지 않다. 믿고 찍었다가 매번 속지 않았나. 내세웠던 공약을 잘 지키지 않더라.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는 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투표할 것이다.

차준호
(40·탁구 코치)
새누리당은 우리 부모님 세대까지만 해도 무조건 밀어주는 정당이었다. 부산에서 자란 자녀들도 거기에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닌 것 같다. 우리 세대부터는 지역보다 인물과 비전에 의미를 두고 투표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이렇게 상황이 변한 만큼,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 모두에게 호감을 살 만한 융통성 있는 인물이 당선 가능성이 클 것 같다.

추현호
(27·대학생)
새누리당에서 안 좋은 사건이 많이 터지지 않았나. 나이 든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우리 또래에서는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다른 정당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황도 아니다. 보여주기 식이 아닌, 실제로 서민들에게 와닿을 수 있는 공약을 보여주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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