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척척’ 대학의 이유 있는 성공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2.03.1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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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 신입생 대상 ‘동기 유발 학기’ 실시해 큰 반향…전공 이해도 높이고 취업에도 자신감 심어줘

건양대학교 전경. ⓒ 건양대 제공

건양대학교는 충남 논산에서 유일한 4년제 종합대학이다. 김안과로 성공한 김희수 총장이 1991년에 설립했다. 올해로 개교한 지 21년째이다. 건양대는 전통은 짧지만 ‘튼튼하고 강한 대학’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학부 교육 선진화 선도 대학’(ACE)에 선정되기도 했다. 즉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2012년 안경사 국가시험에서는 2년 연속 수석을 배출했다. 보건의료 계열 국가시험 4년 연속 수석 배출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건양대에 입학한 신입생들에게는 꼭 거쳐야 하는 통과 의례가 있다. 약 4주간의 ‘동기 유발 학기’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동기 유발 학기는 건양대가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신입생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다.

건양대가 전국 대학 최초로 실시했는데, 많은 대학에서 벤치마킹하고 있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17개 학과 9백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올해부터는 신입생 전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진행한 결과 학습 동기가 높아졌고, 대학 적응도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동기 유발 학기는 입학 후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성공적인 취업 설계까지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다양한 주제별 체험 활동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앞으로 4년 동안 강력한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학과별로 체계적이고 색다른 프로그램 운영

건양대 ‘동기 유발 학기’에 참여한 신입생들이 자신의 비전을 말하며 친구들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 ⓒ 건양대 제공
최임수 ACE교양교육원 원장(세무학과 교수)은 “이번 동기 유발 학기 프로그램은 ‘3일간의 자아 발견 캠프’ ‘미래 직장 방문’ ‘멘토를 찾아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3일간의 자아 발견 캠프’는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올바른 인성을 함양시키는 동기 유발 학기의 핵심 프로그램이다”라고 자랑했다. 

동기 유발 학기의 성공 요인은 체계적이고 색다른 프로그램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학생들은 ‘꿈너머꿈 건양 링컨 학교’ ‘가나안 농군학교’ ‘열린 예비 아버지 학교’ ‘리더십 캠프’ 등 4개의 프로그램 중 각 학과별로 선택한 캠프에 2박3일간 참가하게 된다. 창의력 향상을 위한 ‘PBL project’도 있다. 이것은 교수가 하나의 주제를 제시하면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김희수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열의도 돋보인다. 김총장은 “동기 유발 학기는 내가 제안해서 실시했다. 그런 만큼 학습 현장을 찾아가 부족한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엊그제에는 가나안 농군학교를 다녀왔다. 그곳에서 학생들이 사용하는 화장실도 가보고, 부엌도 살펴보았다. 우리 아이들이 머무르는 곳이니 내가 일일이 찾아다니며 직접 챙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건양대의 동기 유발 학기에는 사회 각계의 다양한 인사를 초청한 ‘미래 비전 특강’도 열린다. 강사로는 아트스피치 김미경씨, 젊은 구글러로 유명한 김태원씨, 공모전 23관왕 박신영씨, 영화배우 조재현씨, 방송인 김제동씨 등이 나와 자신의 성공담을 들려준다.

전공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프로그램도 있다. 물론 학과별 특성을 살려서 진행한다. 예를 들어 중등특수교육과는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을 배우는 ‘어둠 속의 대화’를, 디지털콘텐츠학과는 뮤지컬, 연극, 콩트 등을 제작해보는 ‘Tic Tac Toc’ 등을 실시한다.

학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전공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고, 취업에도 자신감을 얻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넘쳐났다. 최임수 ACE교양교육원 원장은 “동기 유발 학기가 끝나고 신입생들이 소감을 전해왔다. 건양대에서만 체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는 소식도 접했다.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통계적 분석을 통해 볼 때 가장 고무적인 것은 동기 유발 학기가 대학 적응과 전공 이해에 매우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다. 동기 유발 학기를 운영한 학과와 그렇지 않은 학과를 대상으로 재학률·탈락률 등 각종 성과 지표를 분석한 결과, 비교 우위적인 효과도 관찰되었다”라고 강조했다.

건양대의 최대 강점 중의 하나는 높은 취업률이다. 7년 연속 취업률 90%를 달성하고 있다. 2005년도에는 취업률 90.4%로 전국 대학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찰행정학과의 경우 입학 정원 55명을 기준으로 매년 3~15명이 경찰관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있다.

건양대의 높은 취업률은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건양대는 ‘입학에서 취업까지 책임진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 최초로 취업 교육 전용 건물인 ‘취업매직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서는 전공과 관련된 보충 학습은 물론 취업에 필요한 외국어·IT 교육 등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취업지원관 제도’도 눈에 띈다. 학생들에게 취업 정보뿐만 아니라 면접 대처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줌으로써 취업 경쟁력을 향상시켰다.

지역 기업과 연계한 현장 실습 교육도 취업률을 높인 비결 중의 하나이다.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맞춤식으로 키워내면서 기업과 학생 간의 눈높이를 맞추었다.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 취업률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기업 친화적인 성향은 산학협력단으로 이어졌다. ‘창조 캠퍼스’ ‘앱 창작터’ ‘RIS 사업’ 등 각종 정부 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에는 산학협력단과 취업 관련 부서를 통합한 ‘산학취업본부’를 출범시켰다. 기업과 연계된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가족 회사 및 지역 기업들의 산학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의 취업의 질과 기업의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사업 추진 능력을 갖춘 학생들을 선별해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의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글로벌 인재가 배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희수 총장은 “건양대는 학생들의 천국이다. 4년간 공부를 열심히 하면 인생을 편하게 살 수 있다. 우리가 장밋빛 미래를 확실하게 보장한다”라고 강조했다.

건양대는 학생들과 부모들의 등록금 부담도 확 줄였다. 다른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릴 때 건양대는 내리거나 동결했다. 대전·충남권 사립대학에서는 최초로 2009년에서 2011년까지 3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했다. 올해에는 5.17%를 내렸다.

학생 세 명 중 한 명은 전액 장학금 혜택

대신 장학금은 대폭 늘렸다. 특히 올해 지역 대학 중 최초로 ‘장학처’를 신설했다. 장학금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와 집행을 제도화한 것이다. 또 국고와 교비 장학금 등 약 2백억원의 장학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 장학금 1백30억원보다 70억원이나 증액된 금액이다. 이로써 전체 학생 8천100여 명의 약 34%인 2천6백여 명이 장학금 혜택을 받게 되었다. 학생 세 명 중 한 명은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기초생활수급자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도 장학금 혜택을 주고 있다. 국가장학금 외에 별도로 대학에서 교비 장학금을 지급해 기초생활수급자 2백여 명이 등록금 전액 장학 혜택을 보고 있다.

요즘 지방 대학들은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학령 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대학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며 부실 대학들은 과감하게 퇴출시키고 있다. 건양대는 이런 고민을 훌훌 털어냈다. 오래전부터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특성 학과를 집중 육성했기 때문이다.

건양대는 지역 여건 등을 감안해 가장 잘할 수 있는 학문 분야를 찾아냈다. 교수 중심이 아닌 학생 중심으로 교육 과정도 개편했다. 시장이 요구하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올해부터는 의료공과대학, 군사경찰대학, 재활복지교육대학을 신설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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