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부자 되는 은행 만들겠다”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2.05.2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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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 KB국민은행장 인터뷰 / “모바일뱅킹 등 금융 혁신에도 앞장”

5월21일 과 인터뷰하고 있는 민병덕 국민은행장. ⓒ 시사저널 임준선

KB국민은행은 개인 고객 상대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점이 1천1백70개, 개인 고객은 2천6백70만명이나 된다. 단위농협까지 아우르는 NH농협은행만이 지점이나 고객 수에서 KB국민은행과 얼추 견줄 만하다. KB국민은행의 사업 구조도 개인 고객 위주이다. 대출 자산(1백84조6천억원) 가운데 가계 대출(1백1조6천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55%나 된다. 총 수신액(총 예금액)도 2백11조8천억원으로 여타 시중 은행을 압도한다. <시사저널>이 실시한 ‘금융기관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KB국민은행이 신뢰도·경영 투명성·선호도 항목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개인 고객과 접점이 가장 많다 보니 개인 고객을 상대로 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수위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은 “서민 금융기관이라는 소비자 인식에 걸맞게 개인 고객 서비스 향상에 초점을 맞춘 KB국민은행의 노력이 인정받은 듯해 기쁘다”라고 말했다. <시사저널>은 지난 5월2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행장실에서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을 만났다.

KB국민은행에 대해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국민 54%가 KB국민은행과 거래한다. KB국민은행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지점망을 갖고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임직원 2만1천명가량이 고객 요구에 맞는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11년 은행권 최초로 국가 고객 만족도(NCSI) 6년 연속 1위, KCSI 5년 연속 1위 은행이라는 영예를 얻었다. 이와 같은 성과와 실적이 쌓이면서 소비자 신뢰도, 경영 투명성, 선호도를 높인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한 해 점포가 30개가량 늘었다. 점포를 추가로 늘릴 계획인가?

점포 전략은 시대 요구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 다운사이징(점포수 감축)하고자 한다. 고객이 점포를 찾지 않는다. 개인 고객의 90%가량이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고 있다. 자동화 기기(ATM)나 모바일뱅킹이 대표 사례이다. 고객 10%가량이 창구에서 업무를 처리한다. 점포에 직원을 많이 배치할 필요가 없어졌다. 점포 규모나 수를 줄여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객이 이용하기 편한 접점에 소형 내지 스마트뱅킹 위주로 점포를 늘리고자 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국제금융센터(IFC) 1층에 스마트뱅킹 지점을 설치할 예정이다.

“고객 나이에 따라 맞춤 서비스 제공”

ⓒ 시사저널 임준선
KB국민은행의 스마트뱅킹 전략은 무엇인가?

고객이 창구보다 스마트폰으로 거래하려고 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정보를 검색하거나 전자우편을 보낸다. 올해 말 스마트폰 보급 대수는 4천만대가량 될 것이다. 고객이 스마트폰 한 대 이상을 갖게 된다. KB국민은행은 2천7백만명 개인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폰 거래 고객도 많을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 가입자는 3백53만명이나 된다. 다른 시중 은행은 2백70만명을 넘지 못한다. KB국민은행은 개인 고객에서 모바일뱅킹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금융 환경 변화에 끌려다니기보다 금융 혁신을 주도하고자 한다.   

KB국민은행이 개인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고객 나이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고 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생존 기간이 길어지면서 은퇴 후 노후 생활을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부동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주택은행(2011년 국민은행과 대등 합병) 시절부터 부동산과 관련한 서비스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부동산 전문가로 유명한 박원갑 부동산 수석팀장을 새로 채용했다.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비롯해 부유층 사이에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 무엇보다도 임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업 영역에서는 직원의 역량이나 태도가 고객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한다. KB국민은행은 임직원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로 강도 높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투자은행 업무 강화해나갈 계획”

은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강화하다 보면 시중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이나 증권사도 경쟁자가 되지 않을까?

같은 은퇴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은행과 보험은 서비스가 다르다. 고객층도 다르다. KB국민은행은 은행권에 맞게 은퇴 상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하고자 한다. KB금융지주 산하에 보험·증권·자산운용 같은 계열사가 있다. 계열사와 손잡고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형 원스톱(One Stop)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맞춤형 서비스 고객에게는 은행·증권·보험 업무를 포괄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이에 따라 계열사 임직원이 수시로 모여 논의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개인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새 사업 모델을 개발·발굴해야 한다. 이자 수입에는 한계가 있다. 예대 마진(대출 금리에서 예금 금리를 뺀 예대 금리 차)은 줄어들고 있다. 은행 수수료는 내리라고 요구한다. 이에 KB국민은행은 투자은행(IB) 업무를 강화하려 한다. 상업은행(커머셜뱅킹)이 단기 자금 대출이나 예금 업무를 담당한다면, 투자은행은 장기 자금을 조달하거나 인수·합병(M&A), 프로젝트 파이낸스 같은 중개 업무를 수행한다. KB국민은행은 상업은행에서 거둔 성과에 기초해 투자은행 사업을 강화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화할 예정이다.

가계 부채 규모가 1천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가계 대출 위험(리스크)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KB국민은행은 오래전부터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보유한 대출 자산 1백86조원 가운데 가계 대출이 1백2조원이나 된다. 아직까지 가계 대출 증가에 따른 대출 자산 부실화 리스크는 없다. 은행 대출과 함께 제2 금융권 대출을 쓰는 일부 다중 채무자가 실물 경제 위축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다. KB국민은행은 다중 채무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대출 원금과 이자를 30년 장기 분할 상환하게끔  대출 조건을 조정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쟁 은행은 어느 곳인가?

모든 시중 은행이 경쟁자이다. 소매금융(리테일) 시장은 도매금융(홀세일) 시장보다 안정적이다. 연체율이 낮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시중 은행마다 앞다투어 소매금융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이 소매금융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얼마 전 출범했다.

점포나 고객 수에서 NH농협은행이 출범하면서 KB국민은행에게 위협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NH농협은행이 출범하기 전에도 단위농협까지 거느린 농협은 위협적이었다. 점포나 고객 수에서 KB국민은행과 부딪힐 여지가 많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이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걱정하지 않는다. 고객 서비스와 상품을 배치(세팅)하고 임직원 교육·훈련을 강화해 고객 자산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KB국민은행장으로서 개인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행장 취임과 함께 내건 철칙이 ‘고객 부자 만들기’이다. 고객이 부자가 되는 은행을 만들고 싶다. 고객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고객 맞춤형 상품을 제때에 제공하고 안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서비스 영역도 늘리고 있다. 금융뿐만 아니라 세무,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종합 금융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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