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픈 곳에 큰 붓을 대다
  • 이하늬 인턴기자 ()
  • 승인 2012.06.24 22: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희 만화작가

ⓒ 시사저널 임준선
“우리 모두는 개인이지만 서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김성희 작가가 만화를 그리는 이유이다. 김씨는 <내가 살던 용산> <먼지 없는 방> 등을 그렸다. 두 권 모두 르포 만화이다. <내가 살던 용산>은 용산 참사를, <먼지 없는 방>은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룬다.

한국 사회에서 삼성 백혈병은 민감한 주제이다. 만화책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에 출간된 <먼지 없는 방>과 <사람 냄새> 모두 홍보가 어렵다.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어느 언론사도 쉽게 광고를 실어주지 않는다. 그래서 독자들이 직접 홍보에 나섰다. ‘삼성 백혈병 백신 보급 운동’이다. 6월22일 오후 ‘백신 보급’에 참가한 김씨를 만났다.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2년이 걸렸다. 직접 현장을 찾고 증언을 모았다. 만화는 철저하게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김씨는 “이러다가 평생 만화 작업을 못하는 것이 아닐까. 정권은 4년마다 바뀌지만 삼성은 안 바뀌니까. 내가 우리 사회에서 더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외로 작업 과정은 힘들지 않았다. 함께하는 사람들 덕택이었다. 작품 속 주인공인 정애정씨는 씩씩했다. 많은 기술자의 도움도 받았다. 그런데 그들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 김씨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