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출전 한국 기대주들의 메달 경쟁력은?
  • 김진령 기자 (jy@sisapress.com)
  • 승인 2012.07.2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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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의 금메달 가능성을 세계 랭킹과 해외 언론의 평가를 토대로 알아보았다.

양학선 | 남자 체조 뜀틀의 양학선(23)은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양1’이라고 이름 붙여진 최고 난이도의 기술을 선보이면서 우승했다. 2위는 러시아의 안톤 골로츠코프. 현재 세계 랭킹 1위는 안톤이고 2위가 양학선, 3위가 루마니아의 플라비우스 코크지(26)로 지난 5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양학선의 최대 라이벌로 떠올랐다. 양학선의 세계 랭킹이 ‘생각보다 낮은’ 이유는 전력 노출을 우려해 세계 대회 출전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양학선의 뜀틀 황제 대관식은 8월6일로 잡혀 있다. 

ⓒ AP연합

ⓒ 연합뉴스
양궁 |
대한민국 남녀 대표팀은 세계 최강이다. 남녀 공히 세계 랭킹 1위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한국이 금메달 네 개를 싹쓸이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문제는 개인전 부문이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때 한국은 개인전 금메달을 중국의 장쥐안쥐안에게 내주었다. 이번에는 여자 세계 랭킹 1위인 인도의 디피카 쿠마리(18)가 복병이다. 지난 5월 터키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쿠마리가 이성진을 꺾고 1위에 올랐다. 기보배, 최현준, 이성진이 개인전에서 양궁 종가의 ‘본때’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여자 개인 결승은 8월2일 열린다.

남자 부문은 임동현(26)의 개인전 부문 활약이 관심거리이다. 시력 0.1의 임동현을 놓고 외국 언론에서는 ‘시각장애 궁사’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임동현의 세계 랭킹은 2위, 1위인 미국 브래디 엘리슨과의 맞대결이 주목된다. 임동현은 충북체고 3학년 때 2004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을 땄고, 이번이 세 번째 단체전 금메달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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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 | 진종오는 공기권총 10m와 권총 50m에 출전한다.

7월28일 열리는 공기권총 10m의 세계신기록은 진종오의 5백94점이다. 진종오는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이 부문 은메달을 땄고, 현재 세계 랭킹 1위이다.

진종오의 두 번째 금메달 사냥은 8월5일의 권총 50m이다. 이 부문 세계 1위는 일본의 도모유키 마츠이다. 2위가 진종오, 3위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이사코프이다. 이 부문에서 진종오는 아테네 대회에서 은메달,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베이징 이후에도 진종오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공기권총 10m 단체 금메달, 권총 50m 단체 금메달, 개인 은메달을 획득했고 지난 5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 월드컵 공기권총 10m, 권총 50m에서 2관왕에 오르는 등 사실상 두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 두 개의 금메달도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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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은 자유형 4백m와 2백m, 1천5백m에 출전한다. 4백m에서 박태환은 세계 랭킹 1위이고, 경쟁자는 독일의 파울 비더만(26)과 중국의 쑨양(21)이다. 이 부문의 세계신기록은 비더만이 가지고 있는 3분40초07. 이는 지금은 금지된 전신 수영복을 착용한 상태에서 얻은 기록이라 현재는 무의미하다. 박태환의 기록은 3분41초53. 박태환의 전담 코치인 마이클 볼은 “3분41초대 초반만 기록한다면 우승이 가능하다”라고 예상하고 있다.

7월31일의 남자 2백m 자유형에도 박태환은 출전한다. 박태환의 이 부문 세계 랭킹은 3위이다. 1위는 비더만(1분42초00), 2위는 미국의 라이언 록티이다. 박태환은 베이징에서 펠프스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펠프스가 이번 대회 2백m에 불참한 것은 박태환에게 희소식이지만, 미국의 신성 라이언 록티가 강력한 경쟁자이다. 록티는 2011년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5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자유형 2백m에서 펠프스를 제치고 우승했다. AP통신은 이 부문에서 우승 후보로 록티를 점찍었다.

8월5일 벌어지는 남자 1천5백m에서 박태환은 캐나다의 라이언 코크래인과 쑨양, 헝가리의 게르고 키스와 경쟁을 벌인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박태환은 4백m와 2백m의 훈련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난 호주 대회에서 5년2개월 만에 한국 최고 기록(14분47초38)을 경신하며 1천5백m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4백m를 노린 지구력 훈련이 1천5백m의 기록 경신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박태환은 예상을 깨고 1천5백m에도 출전하겠다고 선언했다. AP통신도 박태환이 은메달 후보라고 소개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AP통신은 박태환이 세 개의 메달(2백m 동, 4백m 은, 1천5백m 은)을 딸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최대 경쟁자인 쑨양과 맞붙어서 아직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실제 경기를 지켜보아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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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왕기춘·김재범 | 73kg급에 출전하는 왕기춘과 81kg급에 출전하는 김재범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나란히 은메달에 그쳤다는 것이다. 왕기춘은 갈비뼈 부상으로, 김재범은 체력 소진으로 은메달을 따고도 울었다. 김재범은 2010년과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속 우승했고, 두 선수 모두 지금 자기 체급에서 세계 랭킹 1위이다. <SI>나 <메달 트래커>도 왕기춘과 김재범의 우승을 당연하다는 듯이 예상하고 있다.

복싱 신종훈 | 복싱 라이트플라이급의 신종훈(23)은 세계 랭킹 1위이다.

2009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존재감을 드러낸 신종훈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후보였지만 카자흐스탄 선수에게 발목을 잡혀 8강 문턱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2011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1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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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훈의 최대 장점은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는 것이다. 대다수 체급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체중 조절을 위해 절식을 하는 통에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는데 신종훈은 이런 걱정에서 자유롭다. 덕분에 체력 관리가 유리하다. 신종훈의 최대 라이벌은 중국의 저우쉬밍(31)이다. 저우는 2004·2008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2011년 세계복싱선수권대회 우승자이다. 미국의 스포츠 통계 전문 회사인 인포스트라다 스포츠는 <메달 트래커>를 통해 런던올림픽에서 신종훈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저우쉬밍의 순위는 2위이다. 오는 8월12일 오전 4시 반에 열리는 결승전에 신종훈이 등장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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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사격 김장미 |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최신호에서 사격 여자 25m 권총에서 김장미(20)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김장미를 깜짝 금메달 후보로 분류하던 국내 시각에 <SI>도 동의한 셈이다. 지난 4월 프레올림픽으로 열린 런던월드컵사격대회 25m 권총 부문에서 예선과 결선 합계 796.9점을 쏘아, 불가리아의 마리야 그로즈데바가 가지고 있던 세계기록 796.7점을 갈아치우면서 이 부문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김장미의 25m 권총 결승은 8월1일 오후 11시 반.

남자 유도 66kg급 조준호 | 조준호(24)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민호를 꺾고 국가대표에 선발되었다. <메달 트래커>에서는 조준호를 세계 랭킹 3위로 꼽았다. 1위는 몽골의 하시바타르 차간바타르, 2위는 러시아의 무사 모구쉬코프, 공동 3위는 일본의 마사히 에비누마. 조준호는 2011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하시바타르를 꺾고 8강에 오른 경험이 있다. 66kg급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얘기이다. 조준호를 포함해 남자 유도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는 모두 7명이다. 이들 모두 메달권의 실력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때문에 이번 올림픽 남자 유도에서 4개 이상의 메달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자 리듬체조 손연재 | 손연재는 국내에서는 유명해졌지만 세계 리듬체조 분야에서는 떠오르는 신예 중 하나일 뿐이다. 손연재는 올해 열린 다섯 번의 월드컵 시리즈 대회에서 모두 톱 10에 들었고, 최고 5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등 상승세이다. 때문에 런던에서 색깔 불문하고 메달을 따면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최초의 메달리스트이자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국민 요정’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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