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파워 바탕으로 ‘인재 대궐’ 짓다
  • 이춘삼│편집위원 ()
  • 승인 2012.07.3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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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 인맥 지도 | 한양대학교

한양대학교 전경. ⓒ 한양대학교 제공

한양대는 흔히 ‘한양공대’라는 이름이 익숙한 학교이다. 1939년 고 김연준 설립자가 동아공과학원으로 문을 열어 1941년 동아고등공업학원으로 인가를 받았다. 사업가이자 교육자 그리고 <청산에 살리라>와 <시인의 죽음> 등을 작곡한 음악가였던 백남(白南) 김연준 박사가 동아공과학원을 세울 당시 나이는 25세였다. 1945년 8·15 광복과 함께 교명을 건국기술학교로 바꾸었으며, 1947년 재단법인 한양학원을 설립해 한양야간공업대학으로 개편했다가 1948년 한양공과대학으로 바뀌었다. 1959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면서 현재의 교명으로 개칭되었고, 1978년 안산시 대학동에 제2캠퍼스를 설치했다.

한양대는 2012년 5월15일 73번째 생일을 맞았다. 한양대는 종합대학이면서 그 뿌리가 공과대학이었던 연유로 공대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양대 동문들은 100대 기업 CEO 배출 전국 대학 2위, 공기업 사장 배출 전국 2위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자산 100억원 이상 기업 CEO 1백21명 배출

자산 100억원 이상 국내 기업의 CEO로 재직 중인 동문은 2011년 1백21명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한양대는 100대 기업 CEO 중 이공계 출신 배출 대학으로는 단연 1위를 차지한다. 그중 기계과 출신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100대 기업 CEO 가운데서 이공계 출신 학과 중 기계과가 19명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에 이어 건축과가 9명으로 6위, 금속과가 6명으로 10위이다.

지난 2011년은 동문과 교수들의 내리사랑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모교 발전기금이 쇄도한 것. 특히 1억원 이상의 고액 기부자가 20명에 이르렀는데, 이상완 삼성전자 사장(전자공학과)이 10억2천만원을, 배우 장근석씨(연극영화과 4학년)가 12억원을 쾌척했다. 전체 규모도 전년에 비해 5백%나 상승했다.

동문 정치인으로는 7명의 의원이 19대 국회에 진출했다. 4선의 추미애 의원은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다. 3선의 김정훈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았다. 4선 경력의 김무성 전 의원은 한나라당 사무총장, 최고위원, 원내대표를 역임한 중진임에도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당을 뛰쳐나갈 것이라는 주변의 관측과 달리 묵묵히 당내에 남아 흐트러질 뻔했던 분위기를 다잡는 데 일조하는 뚝심을 보였다.

한양대는 한편으로 우수한 법학도를 적극 유치해 사법시험 합격자를 다수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김연준 설립자가 과거 법률적 문제에 부닥쳤을 때 의외로 동문 법조인이 드문 것을 안타깝게 여겨 특별 지시를 내린 결과라고 한다.

올해 1월 박보영 동문(법학과)이 사법 사상 세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취임했다. 박대법관은 광주지법과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으며 18년 동안 법원에 몸담았다. 그는 변호사 개업 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맡으며 다문화 가정과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돕는 사업을 주도했다.

고위 법조인으로는 박청수 서울남부지검장, 송해은 사법연수원 부원장, 김주현 서울고법 부장판사, 노태악 서울고법 부장판사, 황한식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있다. 추미애 의원과 이춘석 의원, 김정훈 의원도 한양대 법학과를 나온 율사 출신이다. 현직 판검사 출신 대학 분석에서 한양대가 상위권에 랭크되었고, 최근 검사 신규 임용에서 86명 중 9명이 진출했다.

2000년 3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공업경영학과)은 ‘왕자의 난’에서 패했다. 그로부터 11년이 흘러, 2011년 4월1일 오전 7시20분 서울 계동 현대사옥으로 정몽구 회장이 돌아왔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때는 2000년 9월. 현대차, 기아차, 현대정공(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관련 10개 계열사를 떼어냈다. 분리될 당시 현대차는 연 매출 규모 18조원의 세계 11위 자동차업체였다. 당시 세계 자동차업계에서는 ‘빅5’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다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었다. 현대차의 미래를 밝게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정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재계 서열 5위의 자동차 전문 그룹이 2위 그룹으로 올라선 것이다. 분가 당시 그룹 자산은 36조1천3백60억원이었으나 2010년 1백조7천7백50억원으로 3배나 끌어올렸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토목과)이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3남, 즉 정몽구 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이다. 또,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은 정순영 전 성우그룹 명예회장이다. 정순영 회장의 장남이 정몽선 현대시멘트·성우그룹 대표이사 회장(응용미술과)이다.

구자준 LIG손해보험 대표이사 회장(전자공학과)은 고 구철회 전 LIG그룹 창업 고문의 4남이다. LIG그룹의 기틀은 1947년 락희화학 설립에서 비롯되었지만, 이보다 앞선 1931년 7월 구인회·철회 형제가 진주에서 자본금 3천8백원으로 구인상회를 세운 것이 시초이다. 구철회 고문의 장남은 방산업체인 넥스원의 구자원 회장이고, 차남인 구자성 전 LG건설 사장은 1995년 사망했다. 3남인 구자훈 LIG투자증권 회장은 LIG문화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4남 구자준 회장이 2002년부터 경영을 맡아오고 있다.

마라톤, 에베레스트 등정, 남극 탐험 등 재계에서 소문난 스포츠맨인 구자준 회장은 원래 미사일 제조 전문가였다. 대학 졸업 후 방위산업체에 들어갔고 의무 복무 기간인 5년을 훌쩍 넘겨 25년 동안 무기를 만들었다. 그러다가 1999년 LG화재(지금의 LIG손해보험)로 자리를 옮기면서 보험회사 CEO로 변신했다. 이때부터가 그로서는 고난의 출발이었다. 25년간 미사일만 만들던 사람이 갑자기 분야가 전혀 다른 보험회사로 옮겼으니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그가 마라톤을 시작한 것이 그때였다. 마라톤 풀코스를 처음 뛴 것이 2001년, 만 51세였다. 그의 전공은 중거리 미사일이었다. 유효 사거리 40㎞인 미국산 호크미사일의 성능 개선 작업을 주도했고, 한국 최초의 휴대용 미사일 ‘신궁(新弓)’ 제작에 참여했다.

그가 산악인 박영석·오은선 씨를 만난 데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2001년 K2에 도전하는 박영석 대장이 구회장에게 원정대장을 맡아줄 것을 권한 것이 그것이다. 그가 원정대장을 맡은 박영석 등반대는 2009년 5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세 번째 도전 끝에 이뤄낸 쾌거였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담당 사장(전자공학과)은 울릉도에서 태어나 울릉중, 대구 대륜고를 나왔다. 한양대를 졸업하자마자 삼성전자에 입사해 33년째 한 우물을 파고 있다. 삼성전자 TV사업을 세계 1등으로 이끈 윤사장은 현재 생활가전(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사업 1등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다.

연극영화과 중심으로 유명 연기자 다수 나와

삼성이 윤사장을 투입한 것은 지난 1월. 그는 국내외 2만9천여 명에 이르는 생활가전사업부 직원들에게 “2015년까지 글로벌 톱을 만들겠다”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임대홍 회장으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화공과), 고 이종근 회장의 장남인 이장한 종근당 대표이사 회장(경영학과), 개성상인으로 유명한 고 우상기 회장의 장남인 우석형 신도리코 대표이사 회장(전기과)은 서울고 동문이다.

허승조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공업경영학과)은 고 허정구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 고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으로 이어지는 4형제 중 막내인데 그 역시 서울고를 나왔다.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토목과)은 고 김상수 성신양회 창업자의 장남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인 정희자씨는 아트선재센터 관장(건축과)을 맡고 있다.

이시구 계룡건설 대표이사 회장(토목과)은 이인구 명예회장(전 자민련 부총재)의 동생이다. 이회장은 2008년 1월부터 창업주인 이인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2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계룡건설은 현재 자타가 인정하는 대전의 대표 기업으로서 2010년에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최불암씨(연극영화과)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후원회장을 맡은 지 30년이 넘었다. 이 재단은 불우 아동을 돕는 후원 기관이다. 그는 저잣거리에 나갔다가 모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동냥을 하고 있는 ‘금동이’를 데려다 양자로 삼았다. 1981년 방영된 <전원일기> 속의 얘기이다. 전화가 폭주했다. 점점 마음의 부담이 되었다.

그런 고민을 할 때 누군가가 이 재단을 소개해주었다. 고아원에 있는 여섯 살 난 여자아이와 결연을 맺어 그 아이가 고아원을 떠나던 열여섯 살 때까지 도움을 주었다. ‘한국의 아버지’는 그의 타이틀이다. 1970년대 중반, 여비서와 사랑에 빠지는 불륜 드라마를 한 편 찍으려다가 박정희 대통령에게 야단을 맞은 적도 있다고 한다.

연극영화과를 중심으로 쟁쟁한 연기자, 연예인이 무수히 많이 나왔다. 연기자 중에는 강동원·권해효·김자옥·김지영·김효진·노주현·도지원·박광정·박순애·변소정·설경구·송윤아·유오성·이경영·이문식·이병헌·이영애·이정섭·이청아·이태란·이혜숙·임현식·장근석·정선경·정일우·조경환·조정현·태현실·홍석천 씨가 있다. 가수 중에는 남진·서수남·이상은 씨가 유명하다. 코미디언으로는 박미선·이상운·임하룡·조혜련 씨, 방송인으로 왕영은씨가 이름을 알렸다. 동문 영화감독으로는 김상진·변장호·장윤현·정윤철 씨가 있다.

정계 인사
이름 학번 학과 직책
김무성 71 경영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정훈 83 법학 국회의원(새누리당·부산 남구 갑) / 국회 정무위원장
김현 84 사학 국회의원(민주통합당·비례대표)
윤관석 79 신방 국회의원(민주통합당·인천 남동 을)
이춘석 83 법학 국회의원(민주통합당·익산 갑)
임종석 86 무기재료 전 민주통합당 사무총장 
정호준 89 사회학 국회의원(민주통합당·서울 중구 을)
추미애 77 법학 국회의원(민주통합당·서울 광진구 을)
홍익표 85 정외 국회의원(민주통합당·서울 성동구 을)


관계 인사
이름 학번 학과 직책
김대수 62 화공 삼척시장
김도열 76 법학 인천공항세관장
김성탁 73 토목 서울고속도로 대표이사
김창곤 70 전자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원장
김창준 77 건축 문화재청 차장
나경환 74 기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박상태 69 법학 KIS정보통신 사장 
박철곤 78 행정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서종대 78 경제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오두진 72 도시 인천도시공사 사장
오세창 70 정외 동두천시장
육동한 78 경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윤승준 76 기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이종정 73 경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이지송 59 토목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정경원 76 법학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
조기성 72 화공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원장

재계·금융계 인사
이름 학번 학과 직책
구자준 70 전자 LIG손해보험 대표이사 회장
김경규 78 산업공학 LIG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김관수 71 전기 한화이글스 대표이사
김동연 69 화공 일양약품 대표이사 사장
김봉영 77 재료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
김영준 63 토목 성신양회 회장
김외곤 65 건축 태영건설 대표이사 사장
김용주 59 공업경영 행남자기 회장
김정중 62 건축 현대산업개발 부회장
남삼현 75 경영 이트레이드증권 대표이사
류상정 75 섬유 IBK연금보험 대표이사 사장
민경윤 70 경영 한미약품 대표이사 부회장
박승하 69 금속 현대제철 대표이사 부회장
변봉덕 58 수학 코맥스 대표이사 회장
신영주 64 기계 한라공조 대표이사 회장
심재설 73 기계 LS엠트론 대표이사 사장
양성민 63 화학 조광페인트 대표이사 회장
오창관 71 자원 포스코파워 대표이사 사장
우석형 74 전기 신도리코 대표이사 회장
윤부근 74 전자 삼성전자 CE담당 사장
이시구 68 토목 계룡건설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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