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학언론상] 예비 언론인들, 사회 뒷모습 들춰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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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1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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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주최 제1회 대학언론상에 취재·사진 76편 경합…질 높은 탐사보도 보여줘

 

ⓒ 시사저널 이종현


“원고지 24장 이상은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자유 주제의 사진은 좀 막연하지 않을까?”

‘제1회 <시사저널> 대학언론상’은 ‘대학생들의 시선을 담아내자’라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적지 않았던 첫 시도였다. 하지만 이런 편집국의 걱정은 기우였다. 응모작들의 ‘질’은 그런 우려를 말끔히 덜어내주었다.

일반 대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사 공모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시사저널> 대학언론상은 예비 언론인에게 참여의 장을 제공하고 싶었다. 특히 취재보도 부문 대상에는 ‘한 학기 등록금’을 제공하며 상금 규모를 키웠다. 대학생들의 등록금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는 이때 실질적인 혜택도 함께 주자는 취지에서였다.

<시사저널> 대학언론상은 취재보도 부문과 사진보도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48편, 사진보도 부문에는 28편이 응모했다. <시사저널> 편집국 내부의 1차 심사를 거쳐 기사 12편, 사진 6편이 2차 심사에 올랐다. 2차 심사에는 김창룡 인제대 교수, 양종훈 상명대 교수,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조호연 경향신문 사회에디터,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장 등이 참가했다. 다음 호(제1193호)에는 이번 <시사저널> 대학언론상의 수상작이 실릴 예정이다.

대상에 한 한기 등록금 상금으로 지원

 

권대우 시사저널 사장이 사진보도 부문 우수상 수상자 이선영씨에게 시상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서강대에 다니는 최성민씨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수업을 들으려면 교수의 강의를 타이핑해주는 대필 도우미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씨는 같은 서강대생 이주현씨를 ‘기사 작성’이라는 수업에서 대필 도우미로 만났다. 어느 날 둘은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6월3일, 농아인의 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애인들의 복리 증진에 대한 기사와 보도는 증가했지만, 막상 청각장애인들의 모습은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청각장애인들에게 물었다. “사흘만 들을 수 있다면 무엇을 해보고 싶나요?”

“친구와 전화로 밤새워서 수다를 떨어보고 싶다.” “친구들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 노래를 듣고 따라 불러보고 싶다.” 비장애인들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그들은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다.

이주현·최성민 팀은 청각장애인들의 척박한 현실을 기록한 ‘사흘만 들을 수 있다면’을 제1회 <시사저널> 대학언론상에 보내왔다. 48편의 취재보도 부문 응모작 중 이 기사는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지난 8월14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는 제1회 <시사저널> 대학언론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취재보도 부문 대상을 받은 이주현·최성민 씨, 사진보도 부문 대상을 받은 이윤청씨 등 수상자들을 비롯해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심사위원을 맡은 김창룡 교수, 양종훈 교수, 권대우 <시사저널> 사장 등이 참석했다.

수상 소감에서 이주현·최성민 씨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작은 배려가 그들이 제도에서 더욱 노력할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 학기 등록금(2인 팀일 경우 각각 절반씩)을 상금으로 받았다.

사진보도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이윤청씨는 서울역 노숙인들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았다. 작품명은 ‘거리의 영혼들’이다. 이씨는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나 사람들에게 잊혀져버린 존재가 노숙자들이다. 그래서 슬펐지만, 동시에 그들이 희망 없는 이 세상에서도 마지막 끈을 놓지 않고 매일을 힘겹게 이겨내는 삶이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부상으로 캐논 EOS 5DMrakⅡ를 받았다.

대상과 우수상 수상작 사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2년 전, 허름한 빈집에서 벌어진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에서 착안해 서울 시내 구청들과 정보공개 청구를 놓고 씨름하며 ‘빈집 관리 실적 자료’를 받아낸 조수영·백승도 씨의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 2년, 빈틈 행정 얼마나 메워졌을까 들여다봤더니’는 탐사보도를 위한 집요함을 보여주었다. 이기쁨·이아영 씨의 ‘서울시 구별 근린공원 양극화 심하다’ 역시 서울시 정보공개 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한 탐사보도였다. 소외받고 있는 무속 신앙을 취재하기 위해 직접 무당을 만나기도 했던 이장현·박다해 씨의 ‘무당은 그곳에 없었다 - 브라운관에서 사라진 ‘진짜 무당’의 모습을 찾아서’는 소재의 참신함과 현장감이 묻어나는 기사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 수상작에는 상금 100만원씩이 주어졌다.

심사위원들은 대체로 출품작들에서 현장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발품을 좀 더 판 기사, 땀 냄새가 좀 더 나는 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2013년 제2회 <시사저널> 대학언론상에 응모할 예비 언론인들이 새겨들을 지적이다.

 

제1회 <시사저널> 대학언론상 수상자 명단 

취재보도 부문

대상
이주현(서강대) 최성민(서강대) 「사흘만 들을 수 있다면」

우수상
조수영(경희대) 백승도(경희대)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 2년, 빈틈 행정 얼마나 메워졌을까 들여다봤더니」
이장현(서강대) 박다해(서강대) 「무당은 그곳에 없었다 - 브라운관에서 사라진 ‘진짜 무당’의 모습을 찾아서」
이기쁨(서강대) 이아영(서강대) 「서울시 구별 근린공원 양극화 심하다」

장려상
진지헌(서울대) 「“내 아들은 ‘폭도’가 아니에요” - 1980년 5월 ‘폭도’가 된 자식을 위한, 어머니들의 눈물겨운 10년의 투쟁」
유승환(성균관대 경영) 「승객 불만·운송업체 한숨 싣고 달리는 ‘M버스’」
김명환(청주교대 영어교육) 「정말 공부만 잘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나요?」
윤명진(서강대 신문방송) 이동권(서강대 신문방송)「1조7500억원 국가장학금이 샌다?」


사진보도 부문

대상
이윤청(한동대)   「거리의 영혼들」

우수상
김평화(연세대)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거리감」
이선영(국민대)   「속공 레이업슛」

장려상
김성규(충남대)   「4대강 싸움」
홍석준(서울예술대)   「노인들의 휴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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