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경제, 아시아가 호령한다
  • 김형민 인턴기자 ()
  • 승인 2012.11.0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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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의 세계 트렌드 / 아프리카도 신흥 시장으로 각광

2050년 세상은 지구온난화로 멸망하게 될까? 또는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나 핵전쟁이 벌어질까? 인구 폭발로 일어날 식량난과 물 부족이 인류를 위협하지는 않을까? 38년 뒤의 일이다. 내일 날씨도 예상하기 쉽지 않다. 하물며 38년 후를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인류에게 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필요하다. 아프리카는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아시아는 세계의 새 중심으로 떠오르기 위해, 유럽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약해지는 경제력을 회복하기 위해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 나이지리아 인구, 미국과 비슷해진다

미래를 예측하는 데 가장 확실한 지표는 인구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다. 인구 변화는 특정한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이 경향성만 파악한다면 2050년 전 세계 인구 수를 예측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유례없이 빠르게 증가하는 인구 수를 계산한다면 2050년의 인구 수는 90억명에 이를 것이다. 인구 증가의 중심에는 아프리카가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출판한 <메가체인지, 2050년 세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인구는 2050년에 3억8천만명으로 미국과 비슷해진다.

인구학자 정성호 박사가 발표한 보고서 <아프리카 인구 변천 유형과 특성>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증가분의 절반이 아프리카에 살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인구 수 증가는 해당 국가의 경쟁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신흥시장은 아프리카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현재 가장 활발한 신흥 시장인 중국은 2050년에 인구 수가 정점을 찍는다. 이후 점차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변화는 신흥국의 역할을 중국에서 제3 세계로 이동시킨다. 지금의 중국이 맡고 있는 저렴한 인력 시장을 아프리카와 인도가 대신한다. 그렇다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위상은 어떻게 바뀔까? 세계 경제의 중심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로 회귀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1000년부터 1800년대까지 아시아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유럽은 점차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며 1900년 전후에 아시아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바통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최대의 부국은 미국이다. 그러나 2050년 점차 그 위상은 아시아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도표 참조).

■인간은 더 이상 종교에 의지하지 않는다

미래에는 국가 간 빈부 격차가 상당한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다. 나라별 GDP의 차이가 작아지면서 한 나라의 구성원들끼리의 빈부 격차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즉, 개별 국가의 경제적 수준이 상승하면서 중산층이 두터워진다. 중산층이 두터워지면 최상위와 최하위의 소득 격차는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미래에는 나라별·계층별 소득 격차가 줄어 불평등 정도는 완화된다.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불평등 역시 여성의 역할이 예전보다 중요해지면서 그 격차는 줄어든다. 종교에 대한 관심도 미래에는 시들해질 것이다. 원래 종교가 유행하는 시기는 국가가 불경기일 때이다. 좋지 않은 경제 상황 속에 자신의 취약함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은 보통 종교를 찾는다. 미국 뉴욕 주재 언론인 엔서니 고트리브는 “개발도상국 국민이 더 많이 종교를 찾는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미래에는 국가 운영이 복지 쪽으로 흘러갈 것이며, 그에 따라 빈부 격차는 줄어든다. 그는 안전하다는 기분이 ‘탈종교화’를 부르고 개발도상국 역시도 종교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뇌과학에 열광하고 우주 비밀도 푼다

과학 분야 중 미래에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뇌과학이다. 뇌과학의 발달은 두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비밀을 풀어줄 것이다. 두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면 ‘자기 회의’나 ‘협동’ 같은 인간만이 가진 생물학적 특질의 기원을 밝힐 수 있다. 철학·신학·경제학의 기초마저 바뀔 수 있다.

과학의 발달은 우주의 비밀도 풀어줄 것이다. 미래 세계의 단골 메뉴인 외계 생명체의 존재도 2050년 안에 밝혀질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과학 담당 통신원 팀 크로스는 ‘기술 진보를 통해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통계학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망원경과 다른 행성의 화학물질을 분석함으로써 수십 년 안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우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산업이 성장할 것이고, 우주 생명체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왜 ‘유토피아’보다 ‘디스토피아’가 더 관심 끌까

영화나 소설 속에서만 등장하는 미래 세계는 대부분 디스토피아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1982년 연출한 영화 <블레이드러너>가 대표적이다. 이 영화는 2019년의 세상을 그려냈다. 더러운 도시와 대기오염, 인구의 폭발로 빈민가에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과학의 발전은 복제 인간을 만드는 등 세상을 더 어두운 곳으로 내몰았다.

당시만 해도 오지 않을 것 같았던 2019년이, 7년 뒤로 성큼 다가왔다. 영화가 만들어진 1982년보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영화 속 2019년 세상은 현실과 다를 가능성이 더 크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나오기는커녕 아직 수소자동차도 상용화되지 않았다. 복제 인간이 등장하기에는 줄기세포 복제마저도 윤리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2019년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소설이나 영화 속 미래는 디스토피아로 그려지는 것이 대부분일까?

<이코노미스트> 과학 기술 담당 기자 매트 리들리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항상 나쁜 소식들이 좋은 소식보다 더 많은 뉴스거리가 된다.’ 생활 수준의 향상과 같은 긍정적인 미래 변화는 단계적으로, 또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전쟁과 경기 침체, 자연재해 같은 부정적 미래 변화는 눈에 띈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밝은 예견은 항상 부정적 예측에 밀리게 된다.

결정적으로 미래에 대해 암울한 예측이 나오면 비관론자들은 그 위험을 인류가 손 놓고 가만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판단한다. 매트는 이를 ‘인류가 철로에 서서 달려들려는 열차를 피하지 않고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다’고 묘사했다. 빅토리아 시대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는 석탄을 대체할 화석연료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확히 6년 후 석유 시추를 위한 구멍이 뚫렸다.

이처럼 인류에게 다가올 위험 요소는 인류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피해갈 것이라는 게 매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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