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와 스포츠단체의 공생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3.04.0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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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총수와 스포츠단체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기업 총수가 수장을 맡으면 재정적으로 후원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성과도 좋아 단체장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재벌 총수 역시 스포츠 지원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개인적인 명예도 얻을 수 있어 ‘1석2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1982년부터 15년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을 지냈다. 체육계 인사들은 “당시가 한국 레슬링의 르네상스 시대였다”고 입을 모은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대를 이어 대한양궁협회 회장직을 맡았다. 특히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3선에 성공하면서 주목받았다. 런던올림픽 여자단체전이 끝나고 정의선 부회장과 선수들이 껴안던 모습은 국민에게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08년부터 각각 핸드볼협회 회장과 탁구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핸드볼계의 오랜 숙원이던 핸드볼 전용경기장을 기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때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을 이끌기도 했다.

부작용도 적지 않다. KPGA와 마찬가지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도 2011년 내분에 휩싸였다. 결국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사퇴하고,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이 후임 회장에 추대됐다. 2009년에는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내부 갈등으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겸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회장에서 사퇴하기도 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세습 논란’을 빚기도 했다. 회장 선거에 참여했던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은 ‘당랑거철(螳螂拒轍 : 사마귀가 수레를 막는다)’이라는 말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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