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과 전 부인 수십억대 콘도 “내 것 아니다”
  • 이승욱 기자 (gun@sisapress.com)
  • 승인 2013.07.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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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대 자산가인 노태우 아들 둘러싼 의혹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한 의혹에서 아들 재헌씨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보더라도 재헌씨는 수백억 원대 자산가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자금 출처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징금 완납 여부와는 상관없이 노 전 대통령의 숨은 재산을 찾는 언론의 시선이 재헌씨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 있다.

이런 가운데 재헌씨가 지분 50%를 갖고 있는 수십억 원대 별장형 콘도의 실소유주가 누군지를 두고 새롭게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본지 2013년 6월18일자 ‘노태우의 항변 “왜 날 갖고 그래”’ 참조). 재헌씨의 옛 장인으로 이 콘도의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는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 일가가 최근 “(노 전 대통령 일가에) 명의만 빌려준 수탁자일 뿐 우리는 콘도의 실소유주가 아니다”라며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내 고급 콘도. 원 안 사진은 노재헌씨. ⓒ 임찬경 제공
재헌씨는 2005년 7월1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내 포레스트콘도(용평 더 포레스트레지던스)의 지분 50%를 매입했다. 이 콘도의 지분 30%는 당시 부인이었던 신정화씨, 나머지 20%는 신씨의 어머니 송 아무개씨와 남동생이 각각 10%씩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류상으로만 보면 한때 사돈지간이었던 노 전 대통령 일가와 신 전 회장 일가가 절반씩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콘도는 연면적 345.95㎡(104.64평)로 복층 구조의 단독 빌라다. 이 콘도의 정확한 시세는 알려져 있지 않다. 포레스트콘도 중 가장 큰 콘도(230평형대)의 2005년 당시 분양가가 3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보유한 콘도의 현재 시가도 20억~3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 며느리, “콘도 명의 바로잡아 달라” 소송 제기 

하지만 <시사저널> 취재 결과 신 전 회장 일가는 지난 6월 콘도 소유권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명의를 바로잡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콘도 지분 50%는 명의신탁 재산일 뿐 자신들의 돈으로 매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재헌씨측은 전 부인과 벌이고 있는 재산 분할 소송 과정에서, 해당 콘도의 실소유주는 자신이 아니라며 재산 분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억 원대에 이르는 콘도 공유자인 신 전 회장 일가와 재헌씨 모두 콘도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촌극이 빚어진 것이다.

230억원의 추징금을 미납하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이 수십억 원대의 콘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당 콘도를 매입하는 데 사용된 자금의 출처가 ‘노 전 대통령의 숨겨진 재산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신 전 회장 일가가 소송을 통해 콘도의 명의신탁을 주장하는 바람에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헌씨의 신탁계좌 등 국외 재산이 재산 분할 소송 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재헌씨의 재산을 둘러싼 의혹은 추징금 완납 이후에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은 현재 병상에 누워 있어 전두환 전 대통령과는 달리 외부 활동을 거의 못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때문에 연희동으로 향한 시선은 아들 재헌씨에게로 쏠리고 있다. <시사저널>은 그동안 여러 차례 재헌씨측에 의혹에 대한 확인 등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재헌씨는 침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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