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군 출신’ 김장수·남재준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3.08.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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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성시대…안보·정보 라인 장악

군사 정권이 막을 내린 이후 군은 한동안 권력에서 멀어졌다. 김영삼 정권 이후 MB 정부까지 군 출신이 정권의 실세 노릇을 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이번 설문조사 결과 특이한 점이 나타났다. 군 출신이 권력의 심부에 진입했음이 확인된 것이다. 정치 전문가 및 정치부 기자 집단 100인에게 박근혜정부 실세가 누구인지 물은 결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8위를 차지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김장수-남재준 등 일명 ‘스타 라인’이 실세로 자리 잡았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스타 라인의 한 축에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있다. 개성공단 등 북한 관련 이슈가 끊이지 않으면서 김장수 실장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그는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여름휴가에도 동행하지 않고 청와대에 남아 개성공단 문제 등 남북 간 현안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김장수라는 이름 석 자 뒤에는 ‘안보 실세’라는 별칭이 붙는다. 이번 <시사저널> 설문조사 대상이던 한 기자는 김장수를 실세로 꼽은 이유에 대해 “정부 출범 직후부터 대북 문제에서 원칙적 대응을 하고 있는데, 이는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김장수의 리더십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장수를 꼽은 또 다른 기자 역시 “북한과 관련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서 김장수 실장이 사실상의 권한을 행사한다고 봐야 한다. 실질적인 대미 접촉도 하고 있는데, 현 정권 내내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외교와 안보가 모두 김장수 실장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분석이다. “개성공단 협상 당시 대표가 바뀐 배후에 김장수가 있다”고 주장하는 설문 대상자도 있었다.

남재준(오른쪽) 국정원장과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현역 시절인 2005년 4월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참모총장 이·취임식에서 사열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군 권력의 ‘파워 게임’ 분석도 

남재준 국정원장도 김장수 실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8위를 기록하며 실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나 정홍원 총리보다 2배 이상 많은 표를 얻었다. 남재준 원장은 12년 만의 육군 장성 출신 국정원장이다. 취임 후 지금까지 남다른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취임하자마자 1급 실·국장급 인사 90%를 물갈이하는가 하면, NLL 논쟁이 한창일 때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남재준 원장의 돌출 행보를 놓고 민주당은 물론 안철수 의원까지 그의 해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남재준 원장을 그림자 실세로 꼽은 한 설문조사 응답자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과정에서 보다시피 남재준 원장이 강성 기조의 국정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전시작전 통제권 연기 문제 등도 남 원장의 의도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대표적 군 권력으로 꼽히는 김장수 실장과 남재준 원장이 ‘파워 게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본지 제1239호 ‘김장수 vs 남재준 가열되는 별들의 전쟁’ 참조). 누가 승자가 되느냐는 박근혜 대통령의 심중에 있다. 한편에서는 군 출신이 외교안보 라인을 장악하고 있다는 데 우려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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