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전성시대 얼마 만이냐”
  • 이승욱 기자 (gun@sisapress.com)
  • 승인 2013.10.0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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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 독주하다 지금은 남재준 한발 앞서나가

박근혜정부 출범 후 이른바 ‘별들의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육군 참모총장 출신 쌍두마차 2인방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남재준 국정원장(육사 25기)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육사 27기)이 양분하던 권력 분점의 대칭성이 깨지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나중에 참여한 남재준 원장이 국정원을 배경으로 정국을 주도하는 반면, 집권 초반 최고의 실세라던 김장수 실장의 존재감은 희미해지는 모양새다.

남재준 원장은 <시사저널>이 이번에 정치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 정국을 주도하는 여권 인사’ 설문조사에서 3위에 올랐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1, 2위를 차지한 이번 조사에서 남 원장이 ‘왕실장’ ‘왕수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월1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6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남 원장은 국정원장 취임 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사본 공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구속,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 아들 의혹 논란 등 메가톤급 폭탄이 터질 때마다 언론에 등장했다. 남 원장의 위상 강화는 근본적으로 군 내부의 전폭적인 지지가 배후에 있다는 게 군 안팎의 분석이다. 남 원장은 지난 7월 한·미 전시작전권(전작권) 환수 기간 재연장 논란이 불거졌을 때, 재연장을 바라는 군 출신 원로급 인사들의 의견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출신의 한 인사는 “군 출신 원로들 사이에서는 전작권 환수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라며 “당연히 그동안 전작권 환수를 반대해온 남 원장에 대해 원로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전작권 환수를 주도했던 김 실장을 못 미더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검 승부처는 10월 말 군 인사”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김장수 실장은 남 원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권력 핵심부에서 비껴 앉은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남북 대결 국면이 일정 정도 해소된 측면도 김 실장의 영향력 감소의 한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정세 변화를 떠나 김 실장의 대북 안보 라인 장악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와 통일부 등 국방·안보 분야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지난 8월 초 남북 간 비밀 접촉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김 실장 측이 진위 여부를 파악한다며 뒤늦게 우왕좌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정부 쪽에서는 (남북 간 비밀 접촉설) 보도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경 대응한다고는 했지만 이후 별다른 말이 없었다. 김 실장이 사태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한 상황에서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라고 밝혔다.

김 실장과 남 원장의 ‘파워게임’에선 오는 10월 말로 예정된 군 장성급 인사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군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 위상이 한껏 올라갔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10월1일 국군의 날에는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시가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군 출신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의 경쟁이 군에서는 반갑게 여겨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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