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키즈’들이 치밀한 도주극 기획했다
  • 배상훈│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4.07.2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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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사법·언론기관 포진해 정보 제공…검·경 수사 조직적인 방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이 다 되어가지만, 사건의 핵심 배후 인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여전히 어딘가에 숨어서 대한민국 공권력을 조롱하고 있다. 유씨가 공개 수배된 직후인 5월27일부터 7월3일까지 투입된 수사 인력이 연인원 130만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이렇다 할 성과는 물론이고, 오히려 해당 종교집단에 농락당하고 있는 현실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렵다. 필자는 사건 초기부터 여러 방송사의 탐사보도팀과 함께 유씨의 행방에 대해 추적하고 분석해왔다. 이를 정리해 이 사건의 수사가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공권력에까지 뻗친 ‘유병언 키즈’의 정보력

해답의 단초는, 참사 초기 해양경찰청 이용욱 정보수사국장으로부터 시작된다. 현재 그는 보직 해임된 채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세모에 근무했던 그의 이력은 누가 봐도 유병언씨와 특정 관계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경찰청 정보국장이라고 하면 각 경찰서 정보형사들로부터 올라오는 매우 세밀하고 다양한 정보를 총괄적으로 접할 수 있는 위치다. 경찰청 정보국장 라인은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거쳐 대통령에게 직보된다.

 

6월11일 검찰과 경찰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도들을 검거하기 위해 구원파 본산인 금수원을 압수수색했다. ⓒ 시사저널 임준선

참사 발생일인 4월16일부터 해양경찰의 정보와 수사 라인을 책임지고 있던 그는 사건 전개의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고, 이 여파가 유씨에게 직접 이를 것이라는 것쯤은 순식간에 간파했을 것이다. 이런 정보가 유씨에게 흘러들어가지 않았다고 보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그 과정에서 유씨는 자신이 오랫동안 키워온 정부·사법·언론기관 등의 ‘키즈’들과 접촉했을 것이다. 거기에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깊은 논의가 있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책임의 범위 및 사법 처리와 관련된 법적인 문제, 그리고 가장 핵심적으로 정권에서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정보 분석 등이 제기됐다고 보인다. 그래서 일단 최소한의 보위를 해야 한다는 결정을 했을 것이다. 그런 분석이 나오기까지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즉 빠르면 4월20일께 도주 준비에 들어갔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특히 그는 지난 1990년대 오대양 사건에 연루돼 뉴스의 초점이 되는 등 한 차례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 따라서 5월 중순까지 자진 출두를 기다리고 있던 검찰은 처음부터 오판한 것이다.

 

더욱 생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유씨가 이러한 전체 상황을 지난 3개월 내내 수사·사법기관 내의 키즈들로부터 자세히 보고받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이번 도주극이 막장으로 치닫는 핵심적인 이유다.

 

1991년 7월30일 유병언 세모 사장이 오대양 사건으로 조사받기 위해 대전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 뉴스뱅크

유병언 측근들의 조직적인 방해 공작

 

5월 이후부터 유씨 행적이 오리무중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밀항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실제로는 쓸데없는 논란이었다. 한마디로, 편하게 나갈 수 있었는데 왜 굳이 밀항을 했겠는가. 밀항이 논란이 된 이유는, 유씨가 5월17일까지 금수원에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검찰의 판단 때문이다. 즉 5월 중순 즈음이면 출입국 통제가 강화되었기 때문에 밀항이 아니고서는 국외로 탈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인 셈이다.

그러나 만약 유씨가 5월17일보다 훨씬 전에 행동을 개시했다면 이러한 판단은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그래서 최근 검찰은 4월16일 이후 외국 여권으로 출국한 사람들을 전수조사했다고 발표하면서 지문과 CCTV 확인을 통해 유씨가 그런 방법으로 출국한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이유로 유씨가 아직도 국내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표도 사실과는 다르다. 실제 외국인이 지문과 CCTV 없이 출국 가능한 곳이 우리나라에는 여럿 존재하고, 그 모든 사람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 중요한 것은 해남과 목포, 군산 등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 출처 문제다. 지난 몇 달 동안 검찰은 엉뚱한 정보로 인해 전남의 도시와 도서 지역 각지에서 귀중한 시간과 수사력을 낭비했다. 그 모든 정보가 모두 잘못된 정보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도대체 누가 그런 거짓 정보들을 흘렸는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유씨가 순천 송치재 별장에 숨어 있었다고 하는 제보 또한 마찬가지다. 검찰은 5월24일 송치재 흑염소집을 덮쳤고, 그 후 10시간이 지난 25일 새벽 별장에 머무르던 유씨가  검거를 피해 도주했다고 판단한다. 그렇지만 별장에서는 유씨의 지문 하나 발견되지 않았다. 관련자들의 확인되지 않은 증언만 있을 뿐이다.

더욱이 이 사건에는 절묘하게도 시기적절하게 보충되는 증언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6월 초 금수원을 압수수색할 때, 유병언 집무실에서 칫솔이 발견되었다. 이 칫솔에서 발견된 DNA가 별장에서 발견된 휴지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한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유씨의 DNA일 것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별장에 있던 누군가가 자신의 칫솔을 금수원에 갖다 놓을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유씨의 순천 부재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던 6월 말, 그때까지 별장 인근 주민들에 대한 수사관들의 그 많던 탐문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던 유병언 목격자가 떡하니 나타난다. 처음에는 별장에 20~30대의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고, 유씨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봤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별장 앞에는 그 많은 자동차가 들어갈 공간이 없고 별장의 공간적 구조상 목격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목격된 장소가 별장이 아니라 근처의 펜션이라고 말을 바꾸게 된다. 그리고 이 목격자의 목격담은 유씨가 순천에 다녀간 두 번째 증거가 된다.

물론 이러한 증언들이 부정확한 기억에 기초하거나, 현상금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추정에 불과한 제보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유씨가 굳이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타인 소유의 펜션에 들어갈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행위가 유씨와 무관한 사람들의 돌출 행동이라고만 하기에는 너무나도 절묘한 타이밍을 보인다는 점이다. 필요한 시기에 적절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때, ‘유병언 도주극’을 기획하는 측근들의 조직적인 방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적 방해 공작 세력에 현직 언론인도 포함되어 있을 경우, 실제 여론 조작까지도 감행할 수 있는 것이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2

 시사저널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의 유족과 합의를 통해 다음과 같이 두 번째 통합 정정 및 반론보도를 게재합니다. 

1. 오대양 사건 및 5공화국 유착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이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보도와 유 전 회장이 1980년대 전경환 씨와의 친분 및 전두환 대통령 시절 5공화국과의 유착관계를 통해서 유람선 사업 선정 등 세모그룹을 급성장시켰다는 보도는 1987년과 1989년 그리고 1991년 검경의 3차례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2014년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관련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2. 구원파의 교리 폄하 및 반사회적 집단 이미지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리는 ‘한번 구원 받으면 무슨 죄를 지어도 상관없고 회개도 필요 없으며, 유병언 전 회장의 사업이 하나님의 일이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구원이고 예배라는 교리를 가졌다’고 보도하였으나 해당 교단은 그런 교리를 가진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3.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에 대하여
 세월호 사고 당시 먼저 퇴선했던 세월호 선장 및 승무원들은 모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다만 승객을 먼저 대피시키다 사망하여 의사자로 지정된 故정현선 씨와, 승객을 구하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된 한 분 등,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 구원파의 내부 규율 및 각종 팀 관련 왜곡선정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의 “유병언은 금수원 비밀팀이 살해”, “투명팀이 이탈 감시했다” 등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을 살인집단이나 반사회적 집단으로 호도하는 보도는 전혀 확인된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5.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병언 전 회장이 1970년대 극동방송국 선교사(미국 TEAM선교회 소속)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교단 내에서 교주도 총수도 아니며 해당 교단은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가 없음을 밝혀왔습니다.

6. 금수원 관련보도에 대하여
 금수원에 땅굴을 비롯해 지하벙커가 있다는 보도는 검찰 조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금수원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나 외부인들도 자유롭게 출입 가능한 곳으로 폐쇄적인 장소가 아니며, 금수원 내에 불법 시설은 대부분 비닐하우스였고, 곧바로 시정 조치를 하였으며, 금수원 내에서 발견된 치과시설은 유 전 회장 개인 진료와 무관한 과거 교인들의 주말 봉사 진료를 위한 시설인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7. 유병언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설 및 경영개입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키즈’나 ‘유병언 장학생’은 존재한 사실이 없으며, 이용욱 전 해경국장은 현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높낮이회’는 유 전 회장 경영 개입과 무관한 관련 회사의 친목 모임으로 알려왔습니다. 또한 검찰 수사결과, 유병언 전 회장이 채규정 전 전북도지사를 통하여 로비를 하거나 50억 상당의 골프채 등을 통한 정관계 로비했다는 설은 사실 무근이며, 세모 그룹은 1997년 부도 이후 적법한 법정관리를 절차를 밟아 회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8. 유병언 전 회장 작명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세월호’의 이름이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라고 보도했으나  ‘세월(世越)’이 아닌 ‘흘러가는 시간’을 뜻하는 세월(歲月)이며, 유병언 전 회장의 작가명인 ‘아해’는 ‘야훼’가 아닌 어린아이를 뜻하며 기업명인 ‘세모’는 삼각형을 뜻하고, 안성 ‘금수원’의 ‘금수’는 짐승을 뜻하는 ‘금수(禽獸)’가 아닌 ‘금수강산’에서 인용하여 ‘비단 금(錦), 수놓을 수(繡)’를 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9.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유병언 전 회장 도피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의 밀항 및 망명 보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병언 전 회장의 사망 날짜가 확인됨에 따라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조직적인 도피 지원을 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엄마’라는 호칭은 특정 직책이 아닌 결혼한 여신도를 편하게 부르는 말이라고 알려왔습니다. 
 
10. 유병언 전 회장 사진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의 사진이 담긴 달력이 500만원에 판매되거나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에게 강매된 사실이 없으며, 인터넷에 4만원에 거래된 것은 사진 작품이 아닌 사진이 담긴 엽서 등과 같은 제품이며, 유 전 회장이 루브르 박물관 등에 기부한 것은 맞지만 그것을 대가로 전시회를 개최한 것이 아니라고 알려왔으며, 해당 박물관에서도 동일한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11. 유병언 전 회장 재산 및 대출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 일가 재산으로 보도된 2400억의 상당부분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인들로 구성된 영농조합 소유이며, 미국 팜스프링스 인근 부동산 역시 유 전 회장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또한 금수원 인근 아파트 240여 채는 유 전 회장의 차명 재산으로 볼 수 없다고 법원 판결이 났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특정 신협을 사금고로 이용하거나 일부 금융기관으로부터 4천억 가량의 비정상적인 대출을 받은 사실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2 김혜경 씨 관련 보도에 대하여
 김혜경 씨는 유병언 전 회장의 비서를 역임하거나 비자금 관리를 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은 “김혜경이 배신하면 우리는 다 망해”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으며 이것은 한 사람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임을 밝혀왔습니다.

13. 유병언 전 회장 신도 지시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이 미국 쇠고기 관련 촛불시위를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세월호 사고 직후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에게 SNS를 통해 정부의 공격에 대응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4. 기독교복음침례회 모금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의 사망 시점이 확인되어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모금한 60억은 유병언 전 회장의 도피와 무관함이 밝혀졌으며,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모금한 5억 중 일부를 빼돌린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5. 유병언 전 회장 개인 신상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의 가방에서 발견된 다섯 자루의 권총은 검찰수사 결과 모두 실제 사용이 불가능한 장식용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유 전 회장은 다수의 여인들과 부적절한 관계였거나 신도들의 헌금을 착취한 사실이 없으며 해당 보도는 일부 패널들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 제재 조치를 받은 바 있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의 좀 더 자세한 입장을 ‘구원파에 대한 오해와 진실 (http://klef.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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