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짜리 국회의원? 난 혁명을 원한다”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5.05.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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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의원 인터뷰

‘권토중래’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이번 재보선에서 당선된 천정배 의원이다. 4선(15·16·17·18대)을 했던 천 의원이지만 다섯 번째 여의도 입성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호남을 기반으로 야권을 재편하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문재인의 회초리’를 자처하고 나온 그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시사저널은 5월1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의 향후 야권 재편 구상을 들어봤다.

© 시사저널 이종현

호남을 중심으로 한 정치 세력화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공천 받지 못한 인사들이나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동교동계나 새정치연합 내 인물들도 배제하진 않겠지만 젊고 새로운 인물 중심으로 갈 것이다.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이번 선거도 사실 내가 아니라 젊고 참신한 인물을 내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광주민주화운동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 인사들이 당선 가능성 등을 고려해 내가 직접 나갈 것을 주문해서 나간 것이다. 아직도 지도부는 시대적 흐름을 못 읽고 있다. 원래 기득권을 갖고 있으면 그렇다. 내가 2001년에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했을 때 당시 기득권을 가졌던 현역 의원들은 ‘천정배가 무덤 파는 짓을 한다’고 봤을 것이다.

특별히 ‘호남당’을 표명한 까닭은.

당을 만들려면 전국 정당을 만들어야지 호남당을 만들겠나. 다만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줄 가능성 등을 염려해 그럴 우려가 없는 호남을 우선으로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잘나서 광주 시민들이 밀어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지도부가 호남 민심을 못 읽다 보니, 광주에서 새정치연합을 지지한다고 하면 창피한 일이 돼버렸다. 나를 자민련이다, 뭐다고 폄하하는 것은 좋지만 그런 식으로 호남 민심을 계속 못 읽는다면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앞날이 더 암담할 것이다. 오히려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연합은 사고 변화의 기회를 준 나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왜 호남 민심과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멀어지게 됐다고 보는가.

자기패권주의다. 내가 이번에 출마할 때도 당에서는 전혀 붙들려는 노력을 안 했다. 한마디로 무시한 것이다. ‘경선 치르게 해서 내보내면 지가 갈 데가 어디 있겠어? 어차피 호남 민심은 우리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인식이 극히 자기중심적이다. 내가 보면 (친노 중에서) 깨끗하고 헌신적이고 정직한 분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편협한 시각에 갇혀 있는 사람이 많다.

뉴DJ를 찾는다고 했는데 어떤 인사들이 야권 재편에 함께하길 희망하나.

내가 말하는 뉴DJ는 말 그대로 새로운 인물들이다. 광주에 2~3년 있으며 느낀 것은 ‘인물의 보고(寶庫)’라는 것이다. 다만 그분들이 나와주느냐 하는 것이 문제인데 내가 이번에 승리를 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커졌을 것이다. 내년에 나와 함께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단계까진 왔다고 생각한다.

새정치연합 내에서 함께하고자 하는 인물이 있다면.

배제할 생각 없다. 당내에도 좋은 분이 많다. 함께해주겠다고 하면 고마운 이야기다. 그러나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닐 것이다. 단순히 갈 곳 없는 사람 모으겠다는 것이 아니다. 새정치연합으로는 좋아질 기미가 없다고 하면 논란을 무릅쓰고라도 나와야 하는 것이다. 벌써 그런 판단을 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단순히 일자리 구하려고 1년짜리 국회의원 하겠다고 이런 것이 아니다. 난 혁명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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