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진흥 하랬더니 출장 때마다 ‘비행기 깡’
  • 엄민우 기자 (mw@sisabiz.com)
  • 승인 2015.09.10 10:30
  • 호수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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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산하기관 한국발명진흥회 출장비 횡령 백태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공공기관 임원들이 출장 시 비싼 등급의 좌석을 예매한 것처럼 속이고 실제론 일반 등급 좌석을 이용하며 차액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간사인 홍영표(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특허청 산하기관인 한국발명진흥회 전•현직 임원 3인의 2013~2015년 해외출장기록과 출장비 지급내역 등을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비즈니스등급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처럼 지출 결의서를 작성한 뒤 실제론 이코노미석에 탑승해 차액을 챙기는 ‘비행기 깡’으로 약 3600여 만 원의 출장비를 횡령했다는 것이다.

발명진흥회는 지난 6월 러시아 출장을 떠나는 임원 A씨에게 비즈니스석 항공권 비용으로 481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A씨는 148만 원짜리 이코노미석으로 예약을 변경해 333만원의 차액을 챙겼다. 지난해에는 또 다른 임원이 같은 방식으로 스위스를 다녀오면서 453만원을 남겼다.

이런 일들이 횡행함에도 관리감독 기관인 특허청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발명진흥회는 국고보조금과 각종 국가사업 용역으로 약 650억 원(지난해 기준)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상근부회장의 경우 공모형식으로 임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특허청 고위공무원 출신이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퇴직 고위관료가 산하기관장으로 재취업하는 관피아 관행이 특허청의 관리감독 부실 원인으로 지적돼 왔으나 이처럼 전관예우 차원의 비리 눈감아주기가 만연하고 있다.

‘탑승권 깡’ 행위는 특허청 산하의 또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였다. 지식재산연구원 13명은 KTX표를 예매해 출장경비를 지급받고 취소하는 방법으로 총 29건, 186만원을 부당 수령한 사실도 있었다.

홍영표 의원은 “이 사건은 출장비를 빙자한 공금횡령”이라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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